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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랑 Aug 14. 2022

#24 놀랍도록 아무 말도 떠오르지 않는다

언젠간 이 제목을 쓸 줄 알았지

    놀랍도록 아무 말도 떠오르지 않는다.

    

    이 말은 지금 하고 싶은 말이다. 글을 쓰려면 생각이 많아야 하고, 하고 싶은 말이 많아야 글로 풀어서 쓸 수 있는데 오늘은 놀랍도록 아무 말도 떠오르지 않는다. 언젠가 친구와 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줘 봐, 나 글 좀 쓰게."라고 했더니 이과 성향이 매우 다분하고 숫자의 세계 속에서 사는 그 친구가 했던 말이다. "놀랍도록 아무 말도 떠오르지 않아..." 그 말을 듣곤 "오? 되게 괜찮은데? 내가 글이 너무 안 써질 때 그 말을 제목으로 써볼게."라고 답했었다.

   매일 한 개의 에세이를 써서 매일 브런치에 올리는 '50일 챌린지'를 하루도 빼먹지 않고 진행시키고 있다. 어느 배우의 드라마 속 유행어인 "진행시켜!"처럼. 마음속 회장님 자아와 비서 자아가 싸워도 늘 진행시켜왔다.

"회장님, 오늘은 너무 피곤합니다."

"그래도 진행시켜!"

"회장님, 오늘은 하루 종일 밖이신데 어떻게 할까요?"

"핸드폰으로 쓰면 되잖아! 진행시켜!"

오늘은 과감하게 이렇게 써보려 한다.

"회장님, 글감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럼, 안 써진다고 진행시켜!"

    한 유명 소설가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본 적이 있다. "매일 한 문장이라도 쓰려고 노력해요. 글이 안 써지는 날이면 '아, 오늘은 글이 참 안 써진다.'라고 씁니다."


    어딘가에서 자기소개를 하거나 프로필 글을 써야 한다고 할 때면, 자주 쓰는 문장 중 하나가 '좋아하는 게 많은 사람'이었다. 말 그대로 관심사가 매우 다양하여 '취미 부자'라는 별명도 갖고 있을 정도이다. 그렇다 보니 특정 취향 또는 한 분야만 옹골차게 파거나 매일매일 꾸준히 무언갈 해내는 사람들이 굉장히 대단하게 느껴졌었다. 그리고 생각했었다, 난 그럴 수 없을 거라고. 매일 똑같은 걸 하는 사람들은 나와는 무척이나 다른 사람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매일 글을 쓴지도 오늘로 꽉 채운 24일째다. 그동안 수고했다고 스스로에게 칭찬해주고 싶다. 내일이면 25일째, 50일의 딱 절반이 되니 오늘은 동기부여의 문장으로 글을 마무리해보려 한다. 아래는 현재 핸드폰 잠금화면으로 해놓고 매일매일 읽으며 손에 꼭 쥐고 놓지 않는 문장이다.


늦게 시작한 외국어 공부가 가져다준 가장 큰 기쁨은 매일 성실히 시간을 보내면 시작할 때 상상하기 어려웠던 순간이 조용히 찾아온다는 확신이다.



- 파랑 -

아, 내일이면 드디어 25일째가 됩니다. '순항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셀프로 머리를 쓰다듬어줘야겠어요.

매일 눈알을 또록또록 굴리며 오늘은 무얼 쓰지 생각합니다. 현재 매일 한 개의 에세이를 써서 매일 브런치에 업로드하는 '50일 챌린지'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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