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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랑 Sep 21. 2022

#62 골프 레슨 수난 시대

단점은 잊고, 장점에 집중하기

    

    절친한 친구들로부터 너도 어서 골프를 시작하라는 무언의 압박을 꾸준히 느껴왔지만, 복병은 따로 있었다.


    엄마가 골프에 푸욱 빠지신 것이다.


사진에서 느껴지는 압박


    20년 넘게 골프를 치신 아빠의 성화에도 엄마는 한결같이 '돈 많이 드는 운동은 안 한다.' 주의셨는데, 그런 엄마가 골프를 시작하신 거다. 그런데 이게 웬걸. 골프공이 열 번 잘못 맞아도 한 번 잘 맞으면 그 쾌감이 짜릿하다며, 연습장에 매일 출근 도장을 찍으셨다. 그렇게 엄마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너도 얼른 , 같이 라운딩 나가게!"


    나는 그제야 느리적 느리적 골프를 시작했다. 일단 걸어서   있는 거리의 동네 연습장을 모두 돌아보았다. 대부분 지하에 위치해서 그런지 쿰쿰한 곰팡이 냄새가 나는 듯하고, 어쩐지 옛날 복덕방 같은 분위기가 났다. 그중 그나마 규모가 있는 연습장에 등록을 하고, 레슨도 함께 시작했다.



    레슨 첫날, 연세가 지긋하신 할아버지 프로님께서 레슨을 해주셨다. 난 오른손잡이인데 자꾸 왼손의 힘으로만 쳐야 된다고 하시고, 체형 특성상 팔을 쭉 피는 게 힘든데 자꾸만 피라고 하시고... 못 하는 것만 자꾸 해야 한다고 하니 너무 재미가 없었다.

    "단점을 고치세요! 고쳐야만 해요!"

    그렇게  달을 나가는  마는  하며 결국 레슨 횟수를  채우지 못하고 관두게 되었다.


    친한 친구가 골프 레슨을 하는데, 일전에 이 친구에게 내가 영어를 가르쳐주다 관둔 적이 있었으므로 나도 이 친구에게 골프를 배우기는 글렀다고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결국 동아줄을 잡는 심정으로 그 친구에게 레슨을 받게 되었다. 친구는 나에게 말했다.


    "왼손을 못 쓰면, 오른손을 쓰면 돼."

    "상체가 크면 팔 못 피지. 구부려도 돼."

    "잘하는 걸 더 잘하게 하면 돼."


    이럴 수가. 레슨의 신세계였다. 내 데이터 베이스는 한 분밖에 없긴 하지만, '잘하는 걸 더 잘하게 하면 돼.'라는 말이 어찌나 큰 위로가 되던지...! 자신감을 북돋아주는 친구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첫 레슨 1시간 만에 비거리도 확 늘고, 처음으로 골프에 재미를 느꼈다.

    골프뿐 아니라 다른 모든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는 말인 것 같다.


    잘하는 걸 더 잘하게 하자!





- 파랑 -

좋아하는 운동은 조깅과 수영인데 이제 골프를 추가해야겠습니다. 공을 때리는 맛!

현재 매일 한 개의 에세이를 써서 매일 브런치에 업로드하는 '100일 챌린지'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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