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터뷰 No.2 - 김동신 님 & 김신이 님
'우도에 살고 있는 분들이 궁금하다, 인터뷰하고 싶다...!' 란 생각이 들면서 우도에 살고 계신 분들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인스타그램으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는데, 그중 시선을 사로잡는 두 분을 발견하게 되었다. 바로 김동신 님과 김신이 님이다. 운이 좋게도 연락이 닿아 두 분을 동시에 인터뷰할 수 있게 되었다.
파랑 : 안녕하세요!
동신님, 신이님 : 안녕하세요~
파랑 : 두 분은 우도에 언제 처음 오신 거예요?
동신님 : 저는 2018년 7월 1일이요. 벌써 4년이 돼가네요.
신이님 : 저는 2020년 4월 30일.. 전국 일주를 하던 중에 우도에 처음 방문했어요. 3일만 있어야지 했는데 정신 차려보니 3개월째 있더라고요. '아, 여기에서 살아야겠다.' 싶었습니다.
파랑 : 와.. 두 분 다 2년 이상 우도에 계신 거네요. 혹시 우도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여쭈어도 될까요?
동신님 : 저는 아내와 함께 숙소를 운영하고 있어요. 초등학생 아들도 있고요.
신이님 : 저는 농사를 짓고 있고, 스냅 촬영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파랑 : 저는 두 분 인스타그램을 보고 전문 사진작가 신줄 알았어요! 사진이 너무너무 멋졌거든요. 두 분이 생각하시는 우도의 장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동신님 : 한 마디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름다운 바다'.
신이님 : (끄덕끄덕)
동신님 : 불멍이란 말이 있잖아요, 불이 계속 바뀌니까 보고 있을 수 있는 건데.. 물도 그런 것 같아요. 안 질려요. 아직도요.
파랑 : 와, 저는 겨우 한달살이긴 하지만 뭔지 알 것 같아요. 바다가 매일 다르더라고요. 색도 다르고, 파도도 다르고요.
동신님 : 그렇죠, 바다가 엄청 장점이에요. 여기서 살면 저런 바다를 생활 속에 갖고 있다는 게 엄청 장점인 것 같아요. 우도의 장점은 거의 환경적인 요소죠, 99%. 태풍마저 아름답다니까요.
파랑 : 태풍마저도...! 얼마 전에 강풍주의보 뜬 날 산책을 나갔는데 파도가 너무 거센데, 그게 정말 웅장하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감정이 느껴지더라고요.. 한참 보고 있었어요.
동신님 : 그렇죠, 태풍 땐 더 해요.
파랑 : 그럼 신이님이 생각하시는 장점은요?
신이님 : 음... 젊은 사람이 오기에는 기회의 땅이에요. 그리고 외국 같아요.
파랑 : 외국이요?
신이님 : 우도 토박 이분들이 제주도 말을 많이 쓰셔서 못 알아듣겠어서요, 사람들이 외국 같다..
(일동 웃음)
신이님 : 그것도 하나의 흥미로운 포인트 같아요, 사람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어요. 우도에 살면 내가 느끼는 시간은 빠른데, 그 외의 것들은 진행되는 시간이 느려요. 택배도 느리고, 공사도 오래 걸리고...
파랑 : 그건 장점이 아니고 단점 아닌가요?
신이님 : 아뇨, 전 장점 같아요. 진행이 느리니까 저도 덩달아 느리게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생각도 느긋하게 하고, '그러려니~'하게 되고요.
파랑 : 오.. 느린 진행에 어느새 나도 느긋해진다, 장점이 맞네요.
신이님 : 우도 장점 또 하나. 귀여운 강아지들이 많아요.
동신님 : 너무 많아! (웃음)
(두 분 다 대형견을 키우신다.)
신이님 : 우도의 가장 큰 장점은, 제주의 축소판이라는 거죠. 서빈백사, 하고수동 느낌 완전 다르고.. 검멀레, 톨칸이도요. 절벽도. 그런 걸 제주에서 보려면 동쪽에서 서쪽으로, 또 남쪽으로 몇 시간이 걸리는데 우도는 그게 몇 분 거리에 다 있잖아요. 그게 참 좋아요.
파랑 : 맞아요! 저도 뚜벅이로 우도에 있지만, 불편한 점이 없어요. 걸어서 한 시간 안에 모든 경관을 둘러볼 수 있는 게 너무 좋아요.
신이님 : 아, 장점 또. (웃음) 술이 세져요.
파랑 : 술이요? 왜요?
동신님 : 술 먹고 다음날 아침이 달라요. (웃음) 공기가 좋아서.
(일동 웃음)
파랑 : 그럼 이제 우도의 안 좋은 점.. 단점은 뭐가 있을까요?
동신님 : 아무래도 섬 속의 섬이라 교통이 아쉽죠. 우도에서 제주로, 제주에서 우도로 왕래할 수 있는 건 배 밖에 없고, 그것도 오후 5시면 끊기니까.
신이님 :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요. 근데 이건 농사할 때 장점이기도 해서.. 아, 땅값이 너무 비싸요. 농사인 입장으로서. 농업인 교육을 받을 때 제주로 나가야 해서 왔다 갔다 하는데에 하루를 다 쓰기도 하고.. 제주에서 농사를 짓는다면 농업기술센터에서 무언갈 빌릴 때 하루면 되겠지만, 우도는 최소 이틀 이상 연속으로 빌려야 해요. 그런 거 말곤 단점은 없는 거 같아요.
파랑 : 두 분 남기고 싶으신 말 있으실까요?
동신님 : 전 섬에 사는 게 우도가 처음이 아니에요. 첫 번째는 석모도, 두 번째는 제주도, 세 번째는 우도. 인생은 내가 예상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이런 인생 교훈을 남기고 싶네요. 하하.
신이님 : (비장한 눈빛으로) 우도는 최소! 최소 3박 4일 있으셔야 합니다.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네요. 당일 치기 하는 관광객 분들에게. 꼭이요!
우리나라의 남쪽 섬 제주도에서 또 배를 타고 들어오는 섬 속의 섬, 우도. 이곳에서 만난 두 분이 형제의 우애를 다지며 살아가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고, 두 분이 동시에 웃으실 때는 그 밝은 웃음마저 어느새 닮은 형제의 얼굴을 하고 있는 듯했다. 두 분의 원픽을 각각 소개해드리며, 인스타그램 속 우도의 아름다운 풍광 사진을 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를 테니 꼭 한 번 구경해보시길 바란다.
[ 신이님의 우도 원픽 ]
- 자연경관 : 우도봉 둘레길
- 맛집 : 봉추 반점, 청정 식당
- 카페 : 톨칸이
[ 신이님 인스타그램 ]
@shin___ee
https://www.instagram.com/shin___ee/
[ 동신님의 우도 원픽 ]
- 자연경관 : 검멀레
- 맛집 : 파도소리 해녀촌, 봉추 반점
- 카페 : 톨칸이
[ 동신님 인스타그램 ]
@kim.dong.shin
https://www.instagram.com/kim.dong.shin/
추신 : 김신이 님이 진행하시는 '우도 스냅'은 강력추천드립니다. 우도의 풍경과 신이님의 사진 실력이 더해져서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거든요. 인스타그램 @udosnap 꼭 방문해보세요!
- 파랑 -
이 인터뷰를 했던 날씨와 장소가 생각나네요. 태풍이 막 시작돼서 비바람이 마구마구 몰아치고, 우도에 새로 문을 열었던 굽네치킨 가게 안에서였습니다.
현재 매일 한 개의 글을 써서 매일 브런치에 업로드하는 '100일 챌린지'를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