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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랑 Oct 06. 2022

#77 [우터뷰] 딸기꽃을 닮은 그녀

우터뷰 No.1 - 청년 작가 이지수 님

    

    그녀를 처음 알게 된 건 작년 12월, 우도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였다.

    차분한 목소리로 게스트 하우스 이용 수칙에 대해서 안내를 해주며 수줍음이 많고 조용조용해 보였던, "스텝은 언제까지 하실 거예요?"라는 물음에 "아직 모르겠어요."라고 답하며 싱긋 웃어 보였던 그녀.

    세 달이 지난 후 우도 한달살이를 위해 다시 우도에 들어왔을 때, 다시 그곳에 묵게 되었다. 픽업 요청 전화를 드리자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혹시...?'

    게스트하우스에 들어서니 낯익은 얼굴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지금은 제주의 조용한 시골마을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는 청년 작가, 이지수 님.

    우터뷰의 첫 번째 손님으로 초대해보았다.


제주의 핑크뮬리와 지수님



지수 : 안녕하세요~

파랑 : 안녕하세요!

지수 : 제가 어떤 도움이 될지..

파랑 : 지수님만큼 우도를 사랑하는 분이 없잖아요, 그 점만으로도 충분하세요.

지수 : (웃음)


우도의 노을


파랑 : 우도엔 언제 오신 거예요?

지수 : 21년 11월 29일에 우도에 도착했고.. 일은 바로 시작했어요. 게스트하우스 스탭 공고를 보고 내려왔던 거라.. 곧 귀덕이란 곳으로 가게 되었으니 22년 4월 15일이 우도에서의 마지막 날이 되겠네요.


해변가에서 봉그깅 중인 지수님


파랑 : 우도살이의 장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지수 : 음.. 마음만 먹으면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것 같아요. 사방이 자연인 것도 참 좋고.. '봉그깅'도 자주 할 수 있고요.

파랑 : '봉그깅'이 뭔가요?

지수 : '봉그깅'은 '줍다'의 제주도 방언인 '봉그다'와 조깅의 합성어인데요, 바닷가에서 쓰레기들을 줍는 활동을 제주에서는 '봉그깅'이라고 한답니다.

파랑 : 오, 그렇군요! 자주 하시는 것 같던데, 환경 보호에 특별한 뜻이 있으신 건가요?

지수 : 그렇다기보다는, 바다가 정말 아름다워요. 살면서 매일 보아도 너무 아름다운데, 처음 봉그깅 했을 때 깜짝 놀랐어요.  쓰레기가 정말 많더라고요. 아름다운 바다를 계속 보려면 봉그깅을 자주 해야겠다 싶었어요. 커다란 포대자루 채우는데 30분도 안 걸려요. 그 정도로 많아요.

파랑 : 그렇군요.. 저도 봉그깅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40리터 마대가 금방 꽉 찼다고 한다.


파랑 : 우도살이의 단점은 뭐가 있을까요?

지수 : 뭐가 좀 없긴 해요.. 도시에 비하면 없는 건 많죠. 하지만 불편하지 않아요. 삶에 필요한 건 다 있어요.

파랑 : 인프라적인 게 조금 부족하다, 하지만 불편하진 않다. 맞는 말이네요. 또 다른 건요?

지수 : 바람이 사방에서 불어요. (웃음) 가려주는 건물이나 그런 게 아예 없으니까.

파랑 : 맞아요. 저도 여기 와서 뺨을 정말 많이 맞았어요. (웃음)


지수님의 종합 원픽인 밤수지맨드라미(독립서점)


파랑 : 지수님은 게스트하우스에서 스탭 일을 오래 하셨으니까,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셨을 것 같아요. 스탭 일 하면서 느낀 점이 있을까요?

지수 : 사람을 보는 기준이 생긴 것 같아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에 대해 알게 되었고.. 그 기준이 더 또렷해졌달까요?

파랑 : 오.. 좋은 게 생겼네요. 기준은 중요하죠. 내 안에, 차곡차곡 쌓인 데이터베이스 같은 거죠.

지수 : 맞아요, 삶의 경험, 지혜, 그런 게 생긴 것 같아요.


밤수지맨드라미의 풍경


파랑 : 혹시 더 하고 싶은 말 있을까요?

지수 : 어딜 가나 나쁜 사람은 있고, 좋은 사람도 많아요. 제주살이라고 해서 항상 좋은 일만 있을 순 없겠지만, 행복한 요소는 항상 있는 것 같아요. 또, 스탭 일을 하며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감정의 주도권을 내가 갖고 있는 게 참 중요하구나, 라는 것도 느꼈습니다. 제 인터뷰를 읽으시는 모든 분들, 제주에서든 육지에서든 항상 행복하고 평안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딸기꽃


    인터뷰 내내 반달 눈웃음과 함께 차분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 지수님. 의미 있는 '봉그깅' 이야기부터, 스탭 경험, 마지막 남기고 싶은 말까지. 우터뷰의 첫 번째 인터뷰이로 너무나 훌륭한 분을 잘 모셨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전에 딸기꽃을 땄는데 너무 예뻤다며 사진을 보여주었는데 하얗고 고운 딸기꽃의 모습이 그녀와 꼭 닮았다. 인터뷰 마무리로는 지수님이 직접 꼽은 우도 스폿과 맛집을 소개해드린다.


[ 지수님의 우도 원픽 ]

 - 종합 1등 : 밤수지맨드라미

 - 자연경관 : 서빈백사였으나 맑은 날의 하고수동으로 바뀜

 - 맛집 : 우도로 93

 - 커피 : 밤수지맨드라미

 - 디저트 : 커피 살레

 - 꿀팁 : 작업할 때는 카페 결, 햇볕 좋을 때는 카페 베늘


[ 지수님 인스타그램 ]

@_leejs_jjd

https://www.instagram.com/_leejs_jjd




- 파랑 -

인터뷰를 옮기며 오랜만에 지수님께 연락을 드렸습니다. 싱그러운 웃음을 간직한 지수님! 지수님의 제주도 이야기가 더 궁금하신 분들은 인스타그램으로 꼭 놀러 가 보시길 바랄게요.

현재 매일 한 개의 글을 써서 브런치에 업로드하는 '100일 챌린지'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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