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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랑의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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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파랑 Nov 16. 2020

친구란?

두 명의 친구와 두 개의 문장

"나는 너가 말하는 걸 듣는 게 너무 즐거운데? “

오랜 친구가 내게 건넨 말이다. 굉장히 평범하고 별다를 것 없는 이 문장은 나에게만큼은 매우 특별하다. 내 마음속에 콕 박혀서 나의 상처를 치유해주었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몇 해 전, 결코 작지 않은 사건이 있었다. 절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넌 너무 말이 많아, 이기적이야." 라며 마치 수류탄을 던지듯 나에게 폭탄 같은 메시지를 던진 후 일방적으로 돌연 잠수를 탄 것이다. 당시에 나는 몇 날 며칠을 고민하고 앓다가 겨우 내 오랜 친구에게 그 일에 대해 털어놓게 되었다. 그 친구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나에게 말했다.

"너가 말이 많은 게 왜? 난 너가 말이 많아서 듣는 게 너무 즐거운데? “

나에게 상처를 주었던 친구는 듣는 것보다 말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었을 것이다. 말이 많은 성격인 나는 그 친구의 성격을 미처 헤아리지 못하고 으레 내 성격대로 말을 많이 했을 것이다. 친구의 일방적인 메시지와 잠수로 인해 서로의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깨닫게 되었다. 또 나의 오랜 친구는 말하기보다 듣기를 좋아하는 성격을 가졌다는 것도 새삼 알게 되었다.

우리는 모두 다르다. 우리 모두가 갖고 태어난 외모가 다르듯, 성격도 모두 다르다. 누군가는 말을 많이 하는 걸 좋아하고, 누군가는 말을 적게 하는 것을 좋아한다. 또 누군가는 듣는 것을 좋아하고, 다른 누군가는 듣는 것보다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나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그 친구와는 그 후로 좋은 친구 사이로 잘 지내고 있다. 나의 성격을 다시금 바로 보게 해 준 그 친구에게 고마운 마음이 때때로 들기도 한다. 또한 당시 나의 상처를 치유해준 또 다른 나의 오랜 친구에게도 고마운 마음이 든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존재하고, 그만큼 다양한 성격도 공존한다. 열 명의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면, 열 명의 성격이 모두 다를 것이다. 다름에서 오는 마찰을 줄이려면, 자신의 성격을 먼저 아는 것이 중요하다. 나의 성격을 안 다음에 상대방의 성격을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서로 성격을 알고자 노력하고 ‘다름’을 알면서 이해하고 배려한다면, ‘낯선 타인’에서 ‘오랜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파랑

‘500개의 자아’를 가지고 있습니다.

천천히 알아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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