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큰 꿈.
작은 의자에 몸을 웅크리고, 밤새 책만 읽어대던 시절이 있었다.
온 가족이 모인 집에서 혼자 그렇게 외딴섬이 되었다.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가슴속에 얹히고 또 얹혀버린 아프고 시린 기억들, 상처들, 이야기들... 이제는 그것들이 정말 사실인지도 모르겠다. 나의 어린 시절은 거칠었고, 따가웠다.
소설은 나에게
동굴이었고,
도피처였고,
여행이었고,
환상 속 세계였다.
모두가 열광했던 '해리포터', '나니아 연대기'.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밤을 새우며 읽었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위대한 개츠비' 같은 명작들. 한 때는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에 푹 빠져서 '남쪽으로 튀어!'를 단숨에 읽고는 '무정부주의자'가 세상에서 제일 멋있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이때 당시에 부모님께도 꽤 자주 반항했던 기억이 난다. 정부를 등지고 오키나와에서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가던 소설 속 주인공이 되고 싶었나 보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글과 그림을 사랑하여 예술가가 되고 싶었다. 녹록지 않은 현실 앞에 매번 좌절되기 일쑤였다. 원하는 것을 할 수 없었던 환경도 한몫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새 서른이 되었고, 묵은 그 꿈을 다시 꺼내려한다.
계속 읽는 사람은 언젠가는 쓰게 된다.
쓰고 싶은 사람은, 써야 한다.
운 좋게 브런치 작가가 되었고, 다음 포털 메인 사이트에도 내 글과 사진이 두 번이나 올라갔다. 11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행복감도 맛보았다. 하지만 부족했다.
에세이는 나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서 써야 하는데, 언제까지, 어디까지 꺼내야 할지 점점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글은 계속 쓰고 싶었고, 아이러니하게도 욕심이 조금씩 나기 시작했다. 어쩌면, 어쩌면 평생 꿈꿨던 그 예술가의 꿈을 글로써 이룰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어린 시절 이후로는 읽지 않았던 소설을 매일 읽고 있다. 일기도 손으로 매일 쓰고 있고, 전과는 다른 불씨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와중에 소설과 에세이의 성격은 또 결이 무척 다른 것이어서, 브런치 업로드가 전만큼은 잘 안 된다.
2022년만큼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