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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reator Center Dec 17. 2021

육류에서 비건으로, 7년차 식당이 메뉴를 바꾼 이유

101℃ : 자신의 임계점을 넘어선 크리에이터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101℃_자신의 임계점을 넘어선 크리에이터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1. 자연식물식 식단 크리에이터 - 베지미림편


'7년을 운영한 식당의 메뉴를 바꿨다. 그것도 육류에서 100% 채식으로'
'낯설고 어려운 온라인 클래스에 도전했다. 생업인 식당은 휴업하고 오프라인 수업은 멈췄다'

과감한 선택과 도전을 멈추지 않는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 크리에이터 '베지미림'. 그녀를 움직이는 힘은 무엇일까요?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크리에이터 베지미림


Q.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베지미림입니다. 인터뷰이로 모셔주셔서 너무나 영광이예요.


저는 프로N잡러, 챌린지 부자예요. 용인 흥덕지구라는 작은 마을에서 남자친구와 8년 째 <레트로카페33>이라는 레스토랑을 함께 운영하고 있죠. 그리고 그 맞은편엔 제 수채화 작업실 <아뜰리에 33>이 있습니다. 거기선 수채화를 가르치고 있어요.

33은 저에게 여러모로 의미있는 숫자예요. '삼삼하다'라는 뜻도 있지만, 남자친구와 레스토랑을 오픈할 때 당시 둘의 나이가 서른 세 살이었거든요. 그리고 한국인이 좋아하는 숫자가 3이기도 하고, 연말 제야의 종도 33번 치고. 좋은 의미가 수도 없이 많은 행운의 숫자라고 생각해요.

레스토랑과 수채화 학원 외에도 가끔 블로그에 글도 쓰고, 그림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기도 해요. 최근에는 <클래스101> 강의를 런칭했고, 수강생분들과 소통하는 재미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클래스101> 크리에이터 베지미림 클래스



육식에서 채식으로,
우리에게 플래닛 B는 없으니까


Q. 7년을 영업하신 식당의 메뉴를 바꿨다고 들었어요

코로나19로 급격한 변화를 맞이했던 2020년, 매일 긴장을 놓을 수 없었죠.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 우리는 코로나와 이별할 수 없다는 것. 기존에 살던 방식대로 계속 살 수 없다는 것.


제 생활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했어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혼자 생각 한들 답이 나오지 않으니 책과 인터넷으로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이런저런 자료를 보니 지금처럼 살아간다면 10년 내에 암울한 지구에 살게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어요. 저라도 공부하고 실천해야 지금의 환경이 유지라도 될 것 같았죠.


그렇게 찾은 방법 중 하나가 '동물성 제품 소비'를 줄이는 것이었어요. 그 때까지도 저희 레스토랑 <레트로카페 33>은 육류 요리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었죠.

<레트로카페33>은 2014년 남자친구와 시작해 2020년까지 꾸준히 단골을 만들며 성장해 왔어요. 저희가 좋아했던 육류 메뉴 중심이었고, 당연히 메인 재료는 고기, 소시지, 베이컨, 우유 같은 동물성 재료였습니다. 자랑스럽게 홈메이드로 만들어 팔던 함박스테이크가 주력 메뉴였고요.

크리에이터 베지미림이 운영하는 레스토랑 <레트로카페 33> (출처: instagram @33mirim)


Q. 육식에서 채식으로 바꾸자 제안했을 때 남자친구의 반응은 어땠나요?


처음에는 반대했죠. 가게 메뉴를 채식 위주로 대거 탈바꿈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때 남자친구가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았어요.


설득하는 데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결과적으로 남자친구는 제 의견을 적극 지지해주었어요. 덕분에 수개월 동안 동물성 식재료가 완전히 배제된 메뉴를 연구할 수 있었고, 지금은 동물성 콜레스테롤 0% ALL 비건 레스토랑이 됐습니다.


출처: instagram @33mirim


Q. 단골을 잃을 수도 있을 텐데요. 결과가 무섭진 않으셨나요?


사실 오래 고민하진 않았어요. 당연히 바꿔야 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저 스스로가 더 이상 자신 있게 함박스테이크나 베이컨이 들어간 파스타를 팔 수 없었거든요. 

물론 단골손님들이 없어질 지도 모르죠. 하지만 앞으로 내가 살아갈 행성이 온전하게 지금의 환경을 유지하려면 저라도 당장 육류 소비를 줄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출처: instagram @33mirim)


메뉴를 반 이상을 바꾸려니 할 일이 정말 많았어요. 기존의 메뉴 몇 개를 남기고 돼지고기, 소고기, 우유, 달걀, 흰 설탕, 크림 등을 식재료에서 제외했습니다. 손님들의 반응을 관찰하며 그렇게 조금씩 메뉴들을 바꿔갔죠.

레시피를 개발하며 저도 직접 먹어본 결과, 오히려 신념이 짙어졌어요. 채식이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꿔준다면, 사람들이 보다 기꺼이 찾게 될 거라는 신념이요. 그리고 제가 진심으로 가게에 오시는 손님들의 건강과 이익을 생각한다면 그 또한 손님분들이 알아주실 거라는 믿음도 강해졌습니다.

그리고 정말 감사하게도 실제로 기존 단골손님들께서도 발길을 끊지 않고 계속 방문을 해주셨어요. 오히려 지인들께 소개도 하시고 오히려 기존 고객에 신규 비건 고객님들이 늘어서 결과적으로는 매출이 올랐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새로운 시그니처 메뉴 '비건 함박스테이크' (출처: instagram @33mirim)


Q. 개발하신 채식 레시피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듣고 싶어요


채식을 결심하고 수개월을 각종 서적과 연구 내용, 레시피 등을 찾아가며 '채식만으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공부했습니다. 그러던 중 인간은 채식, 특히 가공되지 않고 정제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통곡물, 야채, 과일, 해조류, 씨앗, 견과류를 먹고살아야만 건강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것이 바로 <클래스101> 강의로도 만들었던 '자연식물식'입니다.


단순히 학술지만 찾아본 것이 아니라 제 몸으로도 직접 실험해봤어요. 33일 간 자연 식물식을 실천하면서 몸무게 앞자리도 바뀌고, 생활의 활력이 생기고, 더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게 됐습니다.


7일 간의 자연 식물식으로 무려 3kg을 감량했다 (출처: 크리에이터 베지미림 Naver blog)


'레스토랑, 공방 ALL STOP'
클래스 제작에 쓰인 3개월,
내 인생의 아주 짧은 투자일 뿐


Q. 온라인 클래스는 어떻게 도전하시게 된 건가요?


몇 년 전 지인이 저에게 <클래스101>에서 수채화 온라인 강의를 해보라는 제안을 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는 유튜브를 도전하고 있기도 했고 '굳이 플랫폼과 수익을 나누며 진행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강해 흘려 들었었죠.

하지만 유튜브 영상 제작이 쉽지도 않았고, 본업인 레스토랑과 공방 운영이 너무 바빠 몇 년이 지나도 채널이 생각만큼 커지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코로나'라는 변수로 가게 운영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해서 만사를 제치고 요리 연구와 마케팅에 전념할 수밖에 없게 됐어요.
 
앞에서 말씀드렸던 '자연 식물식' 실천 후, 미래에 대한 희망과 의욕이 생겨 '내가 뭔가 더 할 수 있는 일'이 없나 기웃거리게 됐습니다.


내가 도전할 수 있는 온라인 비즈니스가 뭐가 있을까?'

이미 SNS에는 부수입이 월급을 초월해서 후기를 올리는 사람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았어요. 당장 뭔가 해야겠다는 의지가 불타올랐습니다. 마구 정보를 수집했죠. 

'전자책은 PDF 파일로 만들어서 올리는 거라는데, 진짜 쉽다는데, 뭘 써야 할지 모르겠으니 패스'
'온라인 판매는 너무 많은 재화가 생산되고 판매되는 것 자체가 환경오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패스'
'유튜브는 몇 년째 구독자도 1,000명 이상 돼야 수익이 나기 때문에 패스'

그러다가 <클래스101>에 가입을 하고 어떻게 클래스를 런칭하는지 둘러봤습니다. 정말 한 번 둘러만 보려고 홈페이지에 들어갔는데 어쩌다보니 수요조사 페이지까지 오픈하게 됐죠. 


(아래 링크는 크리에이터 베지미림이 작성한 클래스101 제작기)


Q. 클래스 제작을 위해 카페 영업은 물론 오프라인 수업도 멈추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네 맞아요. 제 인생에서 2~3개월은 정말 짧은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그 정도는 내가 사고가 나 병원에 입원했다고 치자’라고 생각하고, 그것보다는 생산적인 일을 하는 시간이니 걱정 없이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클래스를 제작했어요. 2~3개월만 노력하면 앞으로 내가 자고 있을 때도 현금흐름이 생기는 일인데 당연히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클래스 제작에 집중하기 위해 생업인 레스토랑 운영을 잠시 멈췄었다 (출처: instagram @33mirim)



'마인드 셋(Mindset)'
내 도전의 가치와 위험을 안다면
두려움은 금방 사라지기 마련


Q. 새로 도전을 크게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아요. 원동력이 무엇인가요?


저는 스스로 ‘챌린지 부자’라고 부를 정도로 사소한 도전을 많이 해요. 미라클 모닝이나 100일 필사 챌린지, 러닝, 33일 챌린지, 플랭크 챌린지 등 안 하던 것들을 자꾸 하려고 하죠.

지금 이 시대는 성장 없이 살아가기엔 불안한 시대예요. 코로나처럼 예상치 못한 급격한 환경 변화에 적응해 살아가야 하니까요. 어떤 상황에서든 나를 원하는 곳이 있어야 살아감에 있어 불안함이 덜어지리라 생각합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디펜던트 워커'를 꿈꿨던 것 같아요. 나를 다양한 상황에 노출시키고 어떤 것에도 두려움보다는 도전정신을 키우기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은 웬만하면 하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이런 마인드가 그냥 생기진 않습니다. 제 도전의 원동력은 ‘꾸준한 독서’입니다


Q. 크리에이터 베지미림의 다음 도전은?


최근엔 기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부를 위한 33번의 원데이 클래스’를 진행하고 수강료 전액을 기부했어요.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 몇 회 진행되다가 잠시 중단했지만, 수강료 100만 원 전액을 소중한 생명을 살리고 환경을 살리는 단체에 기부했어요.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다시 진행할 예정입니다.

또 새롭게 구상한 프로젝트는 '드로잉 클래스'입니다. 2년 정도에 걸쳐 개인 유튜브 채널에 100개의 드로잉 클래스 영상을 올릴 계획이에요. 누구나 100일 동안 따라 하면 3차원에 있는 사물이나 생물을 2차원의 종이에 옮길 수 있는 스킬을 가질 수 있는 수업을 만들 거랍니다.



Q. 도전을 망설이고 있는 이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려요!


안 해본 것에 대한 두려움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클래스 제작 역시 그랬습니다. 하지만 모든 두려움은 내가 직접 해보면 사라져요.

저는 최근에 '냉수 목욕'에 도전했어요. 그게 뭐 별거라고 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저로서는 정말 엄청난 도전이었어요. 겨울에 뜨끈한 물로 샤워하는 상황을 상상해보세요. 생각만 해도 정말 행복하죠. 그러다가 샤워기에서 얼음같이 차가운 물이 나온다고 생각해 보세요. 정말 끔찍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찬물을 끼얹기 전 찰나의 두려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내가 마음의 준비를 하고 찬물을 틀면, 그리고 찬물 샤워가 ‘왜 좋은가?’를 알고 도전하면 그다지 큰 스트레스는 아닙니다. 오히려 그렇게 샤워를 한 후엔 정말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어요. 두려움이 성취감으로 바뀌는 느낌을 말이죠. 물론 몸도 더 건강해지고 전보다 추위를 덜 타게 됐다는 이점도 있고요.

무엇이든 해보세요. 내가 선택한 일의 위험과 이점을 명확히 인지하고 도전한다면, 두려움은 사라지고 건강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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