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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씨알 Jul 31. 2022

태양광 발전, 까짓것 우주에서 하면 되지

우주 태양광에 관하여

태양광, 어디까지 사용해 봤니?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게 될 어느 미래에, 우리는 어떤 종류의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을까. 더 효율적이면서도 혁신적인 무언가가 등장하지 않는 한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전기를 계속 사용하고 있을 것 같다. 그 전기는 어디서 가져오게 될까. 원자력은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당장이야 간편하지만, 언제 어떻게 문제를 터뜨릴지 모른다. 그렇다면 신재생에너지는 어떨까. 과연 안전할까? 씨알의 용문신(용감하게 문제를 고발하다 about 신재생에너지)팀에서는 신재생에너지, 그중에서도 태양광 발전이 갖는 여러 오해와 진실, 한계점과 새로운 가능성을 다루었다.

 기술이라는 게 늘 그렇듯, 태양광 발전 역시도 세상에 미치는 영향은 맥락에 따라 달라진다. 비용을 절감하겠다고 저렴한 산에 발전시설을 지으면 생태계 파괴와 산사태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그렇다고 도심에 짓자니 부지를 찾기가 어렵고, 지역 주민들의 반발 역시 거세다. 겨우겨우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나면 에너지를 운반하고 저장하는 시스템이 걸리고, 패널이 고장 났을 때 폐기는 어떻게 해야 하며, 그 모든 비용은 누가 감당할 것인가. 참 생각할 거리가 많다. 태양광 발전은 매해 증가하고 있지만, 대책 없이 마냥 좋아하기만 할 수는 없는 이유이다. 그렇게 태양광이 에너지 문제의 해답이 될 것이라는 환상으로부터 점차 멀어져 갈 때쯤 조금 새로운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마주하게 되었다. 농업 시설과 접목한 영농형 태양광, 수면 위에서 발전을 하는 수상 태양광, 유리창에 부착할 수 있는 투명 태양광까지. 그중에서도 가장 SF에서나 나올 법한, 현실과 동떨어진 태양광 발전이 있었다. 바로 우주 태양광이다.

 

지구가 감당할 수 없다면, 우주로 날아가자


 우주 태양광은 말 그대로 우주에서 태양광 발전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오래전부터 우주정거장에서는 태양광 발전을 통해 내부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충당하여 왔다. 그러나 이는 본 글에서 소개하는 우주 태양광과는 조금 다르다. 여기서 다루고자 하는 우주 태양광은 지구에서 사용하는 목적으로, 대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우주에 짓는 것을 의미한다.

 우주 태양광은 미국의 소설가 아이작 아시모프가 1941년 그의 SF 단편소설 『리즌(Reason)』에서 제시한 아이디어이다. 그는 2019년이면 우주 태양광 발전이 가능할 것이라 예측했다. 물론 2019년에 이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우주 태양광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2013년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칼텍, Caltech)에서 SSPP(Space Solar Power Project)가 시작되었다. 현재는 칼텍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등 각국에서 우주 태양광을 준비 중이며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연구가 진행 중이다.

  핵심원리는 간단하다. 우주에 거대한 태양광 패널을 지닌 위성을 띄운다. 이 위성은 지구 주위를 돌며 태양빛을 흡수하고 전류를 발생시킨다. 발생한 전기에너지는 셀 내에서 마이크로파의 형태로 변환되어 지구에 전송되고, 지구에서 이를 다시 전기에너지로 변환하여 사용한다. 물론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 넓은 패널을 가진 위성을 어떻게 손상 없이 띄울 것이며, 강력한 직사광선에는 어떻게 버틸 것인가. 마이크로파로 변환이 가능하다고 해도, 이를 원하는 지점에 손실 없이 쏘아 보낼 수 있는가, 그 효율은 얼마나 되고, 다른 곳에 미치는 피해는 없을까.

 칼텍에서는 태양광 발전(Photovoltaics), 초경량 구조(Ultralight Structures), 무선 전력송신(Wireless Power Transfer)의 3가지로 나누어 SSPP에서 연구되는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우주 환경에서 잘 견디면서도 효율이 높은 태양전지, 우주로 쏘아 올릴 수 있는 초경량의 항공체 구조,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마이크로파로 변환하고 전력이 필요한 지역까지 안전하게 송신할 수 있는 장거리 무선 전력 송신. 이 3가지 분야의 기술이 모두 융합되었을 때 우주 태양광으로의 미래가 열리고, 머지않아 2023년에 SSPP 연구 10주년을 맞아 첫 테스트가 계획되어 있다.

 우주 태양광은 기존의 신재생에너지가 갖고 있던 한계점을 획기적으로 보완할 수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1m2 태양전지 기준 발전량은 지상에서는 0.4kW이지만, 지구 3만 6000km 상공의 정지궤도에서는 1.36kW에 달한다고 한다. 지상 발전에 비해 효율도 배로 상승할 뿐 아니라 기후의 영향을 받지 않고 24시간 발전이 가능하니 안정적인 에너지 보급이 가능하다. 별도의 부지도 필요로 하지 않으며, 새똥, 먼지 등으로 패널이 더러워질 우려도 하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무선 송전을 이용하면 전기가 필요한 지역에 필요한 양을 빠르게 분배할 수 있다. 물론 현재로서는 막대한 비용 투자와 연구가 필요하니, 당장 상용화될 수 있는 기술은 아니다. 그러나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이미 많은 선진국에서 차세대 발전방식으로 우주 태양광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에너지 벤처기업 솔라렌이 우주에서 전력을 생산하면 이를 PG&E에서 공급받기로 두 회사가 계약을 맺었다. 중국 충칭에는 우주 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한 시뮬레이션 기지가 건설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2029년까지 2대의 소형 태양광발전 위성을 발사해 발전 기능과 전력 전송기술을 점검하는 것이 목표이다.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는 우주에서 생산된 전기로 스마트폰을 충전하고, 냉장고를 돌릴지도 모른다. 정말 머지않은 미래이다.

 한계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영국은 2039년 원자력발전소 2기 수준의 발전 용량(2GW)을 지닌 우주 태양광 발전소를 띄울 것으로 발표하였는데, 그 크기가 중량 2000t, 지름 1600m에 달할 것이라 한다. 이렇듯 거대한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가 각국의 전기 사용량을 충당할 만큼 띄워진다면 충돌이나 자리 경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지상에 있는 태양광 발전소에 비해 고장 위험이 적다고는 하지만, 고장이 나면 이를 수리하기도 어렵고 자칫 거대 우주 쓰레기를 양산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고의적으로 발전소를 파괴하든 실수로 고장이 나든, 전력 공급이 중단되는 순간 이는 국가에 실질적인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 무선 송전 역시도 현재까지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대량으로 전기를 운송한 바는 없기에, 생태계와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움직임이 일으킬 미래


 지구를 넘어 우주에까지 손을 뻗어가며 자원을 사용하는 것. 필자는 한때 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어서, 우주 산업에 그렇게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우주 태양광이 태양광 에너지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그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면 이는 현재의 기후위기,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혁신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태양광이라는 발전 방식이 최적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제 자리를 찾게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다만 기술의 발전만을 기다리기에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린피스가 2020년 8월에 보도한 시나리오에 따르면 2030년이면 한반도 국토 5% 이상이 물에 잠기고, 332만 명이 직접적인 침수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한다. 극단적 피해로 이어지는 지구 기온 1.5℃ 상승을 막기에 현재 2030 온실가스 감축 목표안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에너지 사용량 자체를 줄이는 것이겠지만, 현재의 움직임으로는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우주 태양광, 기후위기에 어디까지 해답이 될 수 있을까? 에너지 소비량은 끝을 모르고 늘어나는데, 우주 태양광이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까? 미래를 겪어보지 못한 이상 누구도 확신할 수는 없다. 다만 우주에서 생산되는 전기가 언젠가 기후위기를 해결할 거라 믿고 마냥 손 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이 글은 2022년 1학기 씨알 스터디팀인 용문신팀이 활동을 마무리하며 작성한 글입니다)




참고문헌

- 윤용식·최남미·이호형·최정수, “우주태양광발전 기술 동향”, 항공우주산업기술동향, Vol 7(2), 2009.

- “친환경 에너지 무한 시대가 오다? 우주 태양광 발전의 현 주소”, Q.STORY, 2021.12.

https://new-q-cells.com/sub.php?idx=1040&division=1&page=0 (2022.06.28. 방문).

- “Space Solar Power Project”, Caltech.

https://www.spacesolar.caltech.edu/photovoltaics (2022.06.28. 방문).

- 이정호, “영국, 2039년 우주 태양광발전도 띄운다”, 경향신문, 2021.08.22.

https://www.khan.co.kr/science/aerospace/article/202108222129005 (2022.06.28. 방문).

- 김형자, “너도나도 우주태양광발전소 한국도 나선다”, 주간조선, 2019.02.22.

http://weekly.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14048 (2022.06.28. 방문).

- “기후위기로 2030년 300만 명 주거지 물에 잠긴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2020.08.12.

https://www.greenpeace.org/korea/press/14766/presslease-sea-level-rise/ (2022.06.28.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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