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회장단 공약사항 완성’ 우리 학교 본관 계단에 포토존이 완성되었습니다. 포토존 만들기는 금 번 회장단 선거 공약이었습니다. 회장단을 비롯한 6학년 대의원들이 생각을 모아 포토존을 구상했다고 합니다. 포토존은 종이로 만든 꽃밭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종이를 일일이 접고 풀을 붙여 포토존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왜 꽃밭을 만들려고 했을까? 그 의문은 포토존 주제를 보면서 금방 해결이 되었습니다. 이곳 포토존에는 ‘오늘은 네가 꽃이다’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꽃처럼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싶어서입니다. 꽃보다 더 예쁘게 성장하고 싶은 바람도 담겨있습니다. 꽃이 피듯이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학교,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소망도 들어있겠지요.
포토존을 만든 아이들이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손으로 V자를 그리며 활짝 웃고 있습니다. 그들의 눈에서 빛이 납니다. ‘아! 해냈구나’라는 성취감이 반짝거리고 있습니다. 그 성취감이 세상과 곧 연결될 것입니다. 그들이 만든 포토존에 한 줄의 선생님 미소가 자랄 것입니다. 친구들의 칭찬 파도도 곧 밀물이 되어 몰려올 것입니다.
아이들이 만든 포토존 배경은 덩치가 큰 거울입니다. 계단에 밋밋한 거울이 꼭 필요할까? 라는 의문을 가졌지만, 비싼 거울 같아서 존치하고 있었습니다. 역시 아이들은 공간재구성의 귀재입니다. 거울을 포토존 배경으로 하다 보니 신기한 모습들이 연출됩니다. 포토존 앞에서도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멀리 떨어져 포토존 거울에 비친 모습도 담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만든 포토존을 보면서 ‘마음’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아이들이 만든 포토존이 인간의 마음과 비슷하게 생겼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이 이성, 감정, 감성의 조합이라면 이성은 포토존 꽃밭입니다. 감정은 포토존 배경의 거울이라고 해야 할까요? 감성은 포토존 앞에 놓인 의자라고 해야 할까요?
다시 아이들의 꽃밭 포토존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거울이 깨끗하게 닦여 있으면 포토존의 꽃들은 아름답게 더 빛이 났습니다.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겠지요. 감정이 깨끗하게 닦인 날 이성은 반짝반짝 좋은 생각을 만들어 냅니다. 내가 더 좋은 사람,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갑니다. 얼굴에 미소가 번지고, 투덜거리는 동료의 불평도 보듬을 수 있습니다. 나에게 넉넉한 의자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것이 감성입니다.
나의 마음 포토존 현 상태는 어떠할까요? 나의 포토존에는 어떤 이성의 꽃들이 피고 있을까? 감정이라는 거울은 얼마나 잘 닦여져 있을까요? 이성에게 물었더니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감정은 괜찮다고 힘내라고 토닥거립니다. 너의 마음에 많은 사람이 들어올 수 있도록 좀 더 예쁘고 큰 의자를 만들라고 감성이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꽃밭 포토존이 저를 평온이라는 섬으로 인도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