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 비유를 통한 질문은 성취감을 들썩거리게 만들 수 있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엄마가 저녁노을을 닮을 때는 언제니?”라는 질문을 받으면 자녀의 반응은 어떨까요? 일단 저녁노을에 대해서 생각해 보겠지요. 저녁노을을 생각하니 ‘평화’라는 단어가 떠오르고, 평화로운 얼굴을 보일 때의 엄마 모습을 생각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나를 바라볼 때 엄마 모습입니다.”라고 답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성취감을 들썩이게 하는 질문, 두 번째 시간으로 ‘비빌 상자처럼 질문을 해보자’라는 내용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이해할 수 없는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비밀 상자를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실험해 보세요. 사탕을 손안에 넣고 자녀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합니다. “엄마 손안에 무엇이 있을까?”라고 물어보면 자녀 눈이 반짝거리는 걸 금방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저는 수업 시간에 비밀 상자처럼 질문을 많이 해보았습니다. 예를 들면 교탁 위에 상자를 하나 올려놓습니다. “이 상자 안에 무엇이 들어있을까요? 맞춘 친구는 점심 1등으로 먹을 수 있는 쿠폰을 지급합니다.” 아이들 눈빛이 몽골사막의 별이 되었습니다. “선생님 힌트 하나만 주세요.” “우리 교실에 있는 물건입니다.” “모르겠어요. 힌트 하나만 더 주세요.” “그래 사회 공부와 관련 있어요.” 알았다는 듯이 아이들이 손을 들기 시작합니다. “세계지도 아닌가요?” “그래 맞았어요.”
아이들이 비밀 상자를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논문 등을 찾아보았지만, 검증된 자료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상상력을 조금 발휘해 보면 ‘동굴’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 먼 조상들은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하여 산속을 샅샅이 뒤져야 했습니다. 특별히 동굴 등 비밀 상자처럼 생긴 장소에서 토끼, 버섯 등 맛있는 음식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조상들은 그들의 유전자를 후손에게 물려주었고, 우리 아이들이 비밀 상자를 좋아하는 이유도 될 수 있겠지요. 저는 비밀 상자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질문법 하나를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비밀 상자처럼 괄호를 주면 아이들이 좀 더 재미있게 생각하지 않을까? 비유 능력이 좀 더 향상되지 않을까?라는 취지에서 시작했는데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재미있는 내용이 쏟아져 나옵니다. 흔히 창의성은 생각의 연결이라 말합니다. 초등교육에서 생각 연결은 단어와 단어의 연결을 통해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위의 예시에 대해서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만들었을까요?
․ 엄마는 (리모컨)이다. 왜냐하면 (리모컨처럼 나를 조정하기 때문이다.)
․ 엄마는 (해바라기)이다. 왜냐하면 (해바라기처럼 나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 엄마는 (욕심쟁이)이다. 왜냐하면 (맨날 책을 더 읽으라고 욕심부리기 때문이다.)
․ 엄마는 (했어, 안 했어)이다. 왜냐하면 (매일 했어, 안 했어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
․ 엄마는 (도깨비)이다. 왜냐하면 (화가 나면 도깨비처럼 집을 나가라고 하기 때문이다. )
위 내용은 제가 2학년 담임을 했을 때, 학부모 수업 참관에서 실제 일어난 이야기입니다. 수업 참관을 오신 학부모님에게 특별한 감동을 주고 싶었습니다. ‘엄마는 ( )이다. 왜냐하면 ( )때문이다.’라는 비유를 통해서 ‘창의성 계발은 이렇게 하는 것이다’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위 내용을 읽어 보셔서 아시겠지만, 제가 얼굴을 들지 못했습니다. 얼굴이 붉어진 엄마들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엄마를 ‘해바라기, 천사’처럼 긍정적으로 비유하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도깨비, 욕심쟁이, 집 나가’ 등 부정적으로 비유하는 친구들도 많았습니다. 우리 엄마들의 민낯이 제대로 드러나는 수업 참관이 되었습니다. 아이 발표를 듣고 눈물을 흘리는 엄마도 있었습니다. ‘선생님 죄송해요. 오늘 많이 반성했어요.’라는 문자를 받기도 했습니다.
‘엄마는 리모컨이다. 왜냐하면 리모컨처럼 나를 조정하기 때문이다.’와 같은 생각 연결법을 저는 ‘두 줄 생각’이라고 명명했습니다. 한국과학창의재단에 ‘사고기법’으로 정식 등록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전국에 많은 선생님들이 ‘두 줄 생각’을 접하게 되었고, 다른 어떤 사고기법보다 창의성 계발에 있어 효과적이라는 말씀들을 하셨습니다. 물론 지금도 ‘두 줄 생각’으로 수업을 하시는 선생님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엄마들이 ‘두 줄 생각’이라는 질문법을 장착하면 어떨까요? 자녀 창의성은 물론 대화 문까지 활짝 열어주리라 생각합니다. 산책하면서, 놀이하면서 아래의 예시처럼 질문을 던져보세요.
‘두 줄 생각’ 배우기 1단계 : 시범 보이기
엄마 : 우리 딸은 수선화이다. 미소 짓는 모습이 수선화를 닮았기 때문이다.
지혜 : 내가 수선화를 닮았나요?
엄마 : 수선화가 수줍게 고개를 숙이고 있잖아. 네가 웃는 모습도 그래
엄마 : 엄마는 어떤 꽃을 닮았니?
지혜 : 음 코스모스요.
엄마 : 코스모스라고? 이유를 말해줄 수 있겠니?
지혜 :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음
지혜 : 알았다. 엄마는 코스모스를 좋아하잖아요. 코스모스만 있으면 차도 멈추고.
엄마 : 그랬구나. 고마워.
엄마 : 우리 생각을 아빠에게 보내볼까?
지혜 : 네
지혜는 (수선화)이다. 왜냐하면 수선화처럼 수줍게 웃기 때문이다.
엄마는 (코스모스)이다. 왜냐하면 코스모스를 보면 차에서 내리기 때문이다.
‘두 줄 생각’ 배우기 2단계 : 적용하기
(상황 : 산책 중 이웃집 강아지를 만났다.)
엄마 : 지혜야. 강아지로 두 줄 생각을 만들어 볼까?
지혜 : 네
엄마 : 누가 먼저 만들어 볼까요?
지혜 : 엄마요.
엄마 : 좋아. 강아지는 사랑이다. 강아지만 보면 가슴이 따뜻해지기 때문이다.
지혜 : 우와! 우리 엄마 최고
엄마 : 지혜도 만들어 볼래?
지혜 : 강아지는 미소이다. 강아지만 보면 내 얼굴에 미소가 반짝거린다.
엄마 : 우와!. 멋진 생각이네.
배움 성공을 결정하는 ‘성취감’은 질문을 통하여 만들 수 있습니다. 특별히 ‘엄마는 (리모컨)이다.’라는 예시처럼 괄호를 넣어서 질문하면 아이들의 배움 도파민이 들썩거립니다. 괄호를 찾기 위하여 생각 연결이 반짝이기 시작합니다. 성취감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창의성 계발에 매우 효과적인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