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을 넣으면 질문이 쉬워진다.

by 한성범

한국인과 유대인은 여러 가지 면에서 공통점이 많습니다. 두 민족 모두 외침에 의해 가혹한 시련을 겪었고, 교육열이 세계에서 가장 높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역대 노벨상 수상자 중 22%, 미국 명문 대학 교수의 40%, 세계 100대 재벌 중 24%를 유대인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발명왕 에디슨,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금융 황제 조지 소로스,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저커버그 등도 유대인입니다.

미국이 전 세계의 정치․경제․사회․문화를 지배하고 있고, 미국에서 유대인의 영향력이 막강하므로, 지금 세계는 유대인이 지배하고 있다고 보아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전 세계 인구의 0.2%, 1,374만 명인 유대인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에 대한 답을 사람들은 유대인의 전통적 교육방식에서 찾습니다. 그중 질문과 토론 중심의 하브루타가 대표적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교육열을 가진 두 민족이지만, 질문을 중시하는 유대인은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고, 우리는 트럼프 관세 압박에 시달려야 하는 약소국가입니다. 결국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교육 방법이 달라져야겠지요. 유대인처럼 학교와 가정에서 질문을 잘하는 부모님, 선생님이 많아져야 합니다. 다만 질문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외쳐보아도 공염불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익히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질문을 잘하기는 어렵습니다.


‘What’을 사용하면

질문이 쉬워지고, 귀에 잘 들리게 된다.

질문은 자전거와 비슷합니다. 자전거를 타기 위해서는 일정한 연습량이 필요하듯이 질문도 그렇습니다. 특별히 질문을 받지 않고 성장했던 우리 어른들은 더 많은 연습이 필요하지요. 질문을 잘하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연습해야 할까요? 저의 35년간 교직 경험으로는 질문에 ‘What’을 넣는 것입니다. ‘What’을 사용하게 되면 말하는 사람은 질문이 쉬워지고, 듣는 사람은 귀에 잘 들리게 됩니다. 아래 예시를 살펴보겠습니다.

<예시 1>

․ 친구랑 재미있게 놀면 좋겠네.

․ 동생에게 선물할 거지?

․ 학교에서 즐거웠니?

․ 선생님의 훌륭한 점을 말해볼래?

<예시 2>

․ 친구랑 무엇을 하며 놀 거니?

․ 동생 생일 선물은 무엇을 준비할 거니?

․ 학교에서 제일 즐거웠던 일은 무엇이니?

․ 선생님의 훌륭한 점은 무엇이니?


자녀에게 <예시 1>과 <예시 2>의 방법 중 어떻게 질문하시나요? 아마 대부분 <예시 1>의 방법을 사용할 것입니다. 하지만 질문을 잘하는 엄마들은 <예시 2>의 방법을 사용합니다. 위의 <예시 1>처럼 질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나의 언어 습관입니다. 내가 부모님에게 이렇게 질문을 받았고, 그것이 습관이 되어 아이에게 대물림됩니다. 우리 아이도 성장해서 아이를 낳으면 틀림없이 <예시 1>처럼 질문하겠지요.

물론 <예시 1>이 틀린 방법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예시 2>가 조금 더 나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래의 질문을 살펴보면서 그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1> 수학 시간이 어려웠니?

<질문 2> 수학 시간에 무엇이 어려웠을까?

<질문 1> ‘수학 시간이 어려웠니?’라는 질문을 살펴볼까요? 여러분이 아이라면 어떻게 대답하시겠어요? ‘네’라는 대답 외에는 할 말이 없습니다. 이런 질문을 흔히 폐쇄적 질문이라고 합니다. ‘예’ 또는 ‘아니요’의 대답이 나오는 질문이지요. 물론 ‘예’라는 대답이 나오면 ‘무엇이 어려웠을까’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겠지요. 그런데 ‘ 아니요’라고 아이가 답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더 이상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질문 2> ‘수학 시간에 무엇이 어려웠니’라는 질문을 살펴볼까요? 아이가 이렇게 질문을 받으면 어떻게 답할까요? 예를 들어 ‘선생님 설명이 어려웠어요.’라고 아이가 답한다면 바로 추가 질문을 할 수 있겠지요. ‘선생님이 무엇을 설명했을까?’ 그럼 자녀는 ‘그림으로 2+2를 설명했어요.’ 등이 되겠지요.

엄마는 ‘수학 시간에 무엇이 어려웠니?’라는 질문 한마디로 수학 시간에 무엇을 학습했는지를 알 수 있겠지요. 더불어 현재 자녀의 학습 성취도도 파악하기 쉽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녀에게 적절한 도움을 준다면 자녀의 학업성취도는 당연히 높아지겠지요.

‘What’을 넣은 질문은 핑퐁식 대화의 문도 열어줍니다. 위의 예에서 보았듯이 ‘What’을 사용한 질문은 핑퐁식 대화가 싫어도 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핑퐁식 대화는 거리감을 없애는데 특효약이지요. 학년이 올라갈수록 엄마와 자녀의 대화도 줄어듭니다. 이럴 때 ‘What’을 넣은 질문을 해보세요. 가정의 평화가 찾아옵니다.


질문을 잘하는 부모가 되기란 무척 어렵습니다. 자전거 타기처럼 일정한 연습량이 필요합니다. 다만 ‘What’을 사용하면 질문이 좀 더 쉬워집니다. 위에서 든 사례처럼 자녀와의 일상 대화에 ‘What’을 넣어보세요. 자녀의 학습에 도움을 줄 수 있고, 대화 문도 활짝 열리리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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