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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성범 Aug 12. 2018

아이들의 주춧돌

한옥을 지을 때 맨 먼저 하는 일은 무엇일까요? 바로 주추를 놓는 일입니다. 그 위에 기둥을 세우고 집을 완성해 갑니다. 이 돌을 주춧돌이라 합니다. 옛날에 이 주춧돌을 놓기 위해서 장정 여러 사람이 커다란 기둥을 가지고 땅을 다지거나 무거운 돌을 묶어 올려서 내리 박아 땅을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 위에 강이나 들에서 큰 돌을 가져다가 예쁘게 다듬어서 주추를 놓습니다. 그 주춧돌 위에 기둥을 올리면 집의 기초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이 주춧돌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누구나 알겠지만 옛날 한옥의 기둥은 나무로 만들었기 때문에, 비가 오거나 눈이 오게 되면 기둥의 아랫부분이 썩게 됩니다. 이를 막기 위하여 주춧돌을 놓았던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불어오는 비바람도 맞게 되고, 캄캄한 도시 골목에서 길을 잃어버리고 서성일 수 도 있습니다. 이때 우리 아이들을 지켜줄 수 있는 주춧돌은 무엇일까요? 물론 부모님, 선생님이 지켜줄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근본적으로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갈 수 있는 내면의 힘이 필요합니다. 이 내면의 힘을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심리학자 앤절라 더크워스는 ‘그릿’으로 설명을 합니다. 그녀는 인생의 성공 요소에 재능이나 성적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10년 이상을 종단연구에 매진합니다. 그 결과로 얻어진 것이 ‘그릿’입니다. 그릿은 투지, 끈기의 의미가 있는 단어로, ‘열정에서 비롯된 끈기’로 정의합니다. 대부분의 성공한 사람들은 재능보다는 자신이 하는 일에 열정을 가지고 끈기 있게 매달렸던 사람들이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꼭 길러주어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일까요? 저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창의성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가훈도 ‘날로 새로워라’로 정하고 생활에서나 공부에서나 창의성을 강조하였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하니 창의성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앤절라 더크워스가 말하는 ‘그릿’이었습니다. 사회에서 훌륭한 업적을 이룬 사람들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아도 교직생활 동안 내가 만난 수많은 아이들과 내 주변의 사람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의 성공 요소의 결정적 요인은 열정과 끈기입니다.    


우리 아이들도 바르게 성장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요소가 열정과 끈기입니다. 만약 한옥의 주추가 돌이 아니라 나뭇잎이나 흙으로 만든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기둥이 썩고 집은 무너질 것입니다. 아이들이나 어른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직, 배려, 용기 등 살면서 갖추어야 할 자질들이 많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를 무엇으로 생각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집니다. 학자들의 주장이나 우리 주변 사람들의 성공사례에서 보듯이 열정과 끈기는 한옥의 주춧돌처럼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초등학생의 끈기를 어떻게 키울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하여 고민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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