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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맹(言盲)이’ 4년, ‘언청(言聽)이’ 4년!

by 이내화

성경책을 처음 접했을 때 하얀 것은 종이요. 검은 것은 글자였습니다. 우선 말씀이 우리가 쓰는 용어나 방식이 아니고 문자가 작기도 하고 암튼 안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말씀이 전하는 속 내용은 맘에 자리를 잡을 일이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신앙생황을 하면서 이것이 늘 아킬레스건처럼 나를 잡고 있었습니다. 제자 훈련과 사역 훈련을 받으면서 이해 폭이 조금은 확장된 듯했습니다.

저는 평소 지난 일을 잘 기억하고 잘 저장해 놓는 편입니다. 가령 한 3년 전에 누구와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한 내용 등이 처음 만난 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했나 등등 제법 생생하게 기억하는 편입니다, 이런 저를 주변에선 칭찬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원래 머리 나쁜 놈(?)은 기억력이 좋아요. 헤헤...”

학창 시절 아마도 무엇을 이해하려고 들지 않고 일단 외우려고 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성경 일기에도 이런 방식을 적용했습니다. 그러나 이해를 못 하니 외워지지 않고 설령 외워진다고 해도 오래가질 않았습니다. 참 답답했습니다.

늘 이런 식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연맹이 4년 그리고 언청이 4년 정도를 보낸 것입니다. 말인 즉 못 읽고 못 듣기를 8년 한 셈입니다. 그러다 오늘 새벽기도에서 이것이 좀 풀렸습니다. 성경 말씀이 눈에 들어오고 말씀이 귀에 걸리는 듯했습니다. 그래서 마치 백내장 수술을 받는 눈이 쾌청하게 사물이 보이는 것처럼 말입니다. 십자가를 보고 엉엉 울었습니다. 전 그 순간 한글을 뗀 어린아이와 같았습니다. 그리고 지난밤에 외운 성경말씀 11개를 줄줄 외웠습니다. 그때 심정을 바로 메모한 것입니다. 이름 하여 말씀예찬입니다. 창피해도 좋습니다.

<말씀예찬>

아버지 하나님! 고백합니다.

말씀으로 하루를 엽니다.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말씀을 꼭 붙잡습니다.

말씀으로 호흡하고 싶습니다.

말씀을 땀처럼 온몸에 흘리고 싶습니다.

말씀으로 근육을 만들고 싶습니다.

말씀으로 제 몸 뚱아리로 감싸고 싶습니다.

말씀으로 제 머리를 채우고 싶습니다.

말씀이 제 입에서 나오게 하고 싶습니다.

말씀으로 위로받고 치유받고 싶습니다.

말씀으로 제 피를 만들고 싶습니다.

말씀을 사랑하고 암송합니다.

말씀으로 하루를 마감하고 싶습니다.

이젠 ‘언청이’, ‘언맹이’ 벗어났으니 부지런히 성경 일독에 도전해야겠습니다. 이것 역시 하나님이 인도하실 것입니다. 언젠가는 저도 성경 통독 전문가가 되질 않을까요? 앞으로 ‘언독(言讀)이’ 4년에 도전합니다. 다음은 제가 좋아하는 성경 말씀 <베스트 10>입니다. 이 열 가지는 늘 암송합니다. 말씀이 경우에 따라 달짝지근하기도 하고 어떨 땐 사이다 같기도 하고 쓰디쓴 약 같기도 합니다.

1. 로마서 8장 1-39절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성령의 생명의 법이 죄와 사망에서 너를 해방하였음이라 (지면 관계상 내용은 담지 않겠습니다.)

2. 빌립보서 4장 6-7절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서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의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3. 여호수와 1장 8절

이 율법 책을 네 입에서 떠나지 말게 하며 주야로 그것을 묵상하여 그 안에 기록된 대로

다 지켜 행하라 그리하면 네 길이 평탄하게 될 것이며 네가 형통하리라

4. 마태복음 6장 33절

그런즉 너희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이 모든 것을 더하시리라

5. 여호수와 1장 9절

내가 네게 명령한 것이 아니냐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 하지 말고 놀라지 말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함께 하느니라 하시리라

6. 요한복음 14장 6절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는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고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7. 시편 1장 1-2절

복 있는 사람은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도다.

8. 마태복음 28장 19-20절

그러므로 너희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

9. 마태복음 7장 7-8절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구하는 이마다 받을 것이요 찾는 이는 찾아낼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니라

10. 시편 119장 105편

주의 말씀은 내 발의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

저는 말씀은 단어가 아니라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장은 단어와는 달리 주어와 동사가 있기 마련입니다. 여기서 주어는 하나님이고 동사는 제가 해야 할 일 즉 사명입니다. 그래서 말씀을 단어로 접하지 말고 문장으로 접하면 다 하나님이 저에게 주신 사역이 됩니다. 그러자면 말씀은 듣고, 말씀을 담고, 말씀을 들고, 말씀을 돌리고, 말씀을 타고 다녀야 합니다.

누구에게나 처음엔 말씀이 어려워서 <힘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말씀은 <힘이 될 수> 있습니다. 말씀을 사랑하고 나아가 ‘말씀 마니아’로 살아가렵니다.

성경말씀 ☞

그러나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한 것이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다(고린도전서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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