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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여, 기도를 가르쳐 주소서’를 읽고

by 이내화

개인적으로 기도를 잘하지 못하는 편입니다. 아니 못한다는 것보다는 제대로 하지 못하는 셈입니다. 이 죄책감(?) 늘 맘속에 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새벽기도를 다니면서 조금씩 근력이 붙어 나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과연 ▪ 기도는 무엇이고 ▪기도는 어떻게 해야 잘하는 것이고 ▪ 얼마나 해야 하나 등등 의문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 책을 접하게 된 것은 큰 행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기도와 관련해 암송하고 있는 몇 가지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빌립보서 4:6-7)

“너는 기도할 때 네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 (마태복음 6:6)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네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대로 구하라 그리하면 이루리라”(요한복음 15:7)

“너희가 악한 자라도 좋은 것으로 자식에게 줄 줄 알거든 하물며 하늘에 계신 네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좋은 것으로 주시지 않겠느냐”(마태복음 7:11)

사실 이 말씀을 접할 때 명쾌한 의미를 알지 못했지만 나름 위안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암송해 버렸습니다. 지금도 종종 읊조리듯이 암송하지만 이 말씀이 주는 명쾌한 뜻을 구하지 못해서 늘 갈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 이런 궁금증이 풀어질 거라는 생각을 하고 읽게 되었습니다. 실상 이 부분에 대한 갈증은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책을 읽거나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서 사물의 다른 면을 볼 수 있는 <지경>을 넓히는 일은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책이 그렇습니다. 저자는 <주기도문>에 대한 색다른 시각으로 독자들에게 <패러다임 시프트>를 하게 합니다. 이런 작업을 통해 기도의 본질을 제대로 해석해 주고 읽은 이에게 작은 깨우침을 줍니다. 이 책을 통해 느끼고 깨우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기도에 대한 현상이 아닌 본질적인 면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우리가 하는 기도로 기도하기를 배우고, 그 기도가 인도하는 길을 따라 기도하면 그 방향으로 우리 삶이 바꾸는 법을 배우게 되고 또 나아가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 방도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말하자면 우리는 기도로 사는 셈입니다. 저자의 이런 메시지를 통해서 하나님은 우리를 부르셨고, 우리를 징집하셨고, 택하셨고, 세상을 향한 제사장으로 임명했다면서 우리가 하나님의 소유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참된 그리스도의 기도는 예수님께서 겟세마네에서 하신 기도처럼 끝난다는 것입니다. “내 뜻대로 되게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되게 하여 주십시오.” 즉 기도의 축의 전이인 것입니다. 말하자면 나를 위한 간구 기도가 아니라 하나님 뜻을 이루기 위한 기도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아울러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한다는 것은 무엇보다 하나님의 뜻을 더욱더 중요하게 여기고 대신 우리의 뜻은 덜 중요하게 여기라는 겁니다.

가장 위안이 되고 힘이 저를 꼭 붙잡는 메시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따라서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 기도할 때는 우리는 기도와 찬양으로 떠들썩하고 경건한 합창에 우리 목소리를 보태는 것이다. 우리는 이를 “성도의 교제”라 부른다. 성만찬 때 우리의 향연 식탁에는 우리 회중뿐 아니라 예수의 부활로 인해 생겨난 그 거대한 회중까지 다 참여하는 것이다.

당신은 말 주변이 없을 수 있다. 걱정하지 말라. 조지 허버트, 성 프란체스코, 아빌라의 테레사가 당신과 더불어 기도한다. 당신이 기독교 교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그래도 망설이지 말고 확신을 갖고 기도하라. 토마스 아퀴나스, 마르틴 루터, 조지 하크니스 가 당신과 더불어 기도한다. 당신이 시간을 잘 내지 못할 수 있다. 그래도 할 수 있을 만큼 자주 기도하라. 당신의 기도는 디트리히 본회퍼와 도로시 데이가 이미 시작한 기도에 합류하고 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가진 희망은, 지금 여기 이 땅에서 하나님의 통치에 참여하는 이들이 장차 영원한 하나님의 최종적 승리에 온전히 참여하게 되리라는 것이다. 우리는 주님의 집에 영원토록 거하게 될 것이며(시 23), 그 집은 우리가 여기 이 땅에서 드리는 기도 가운데 준비된다>

이 진솔한 기도에 대한 <가이드와 격려>의 글을 항상 마음에 두고 당당하게 거침없이 그리고 온전하게 기도의 자리에서 하나님과 소통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습니다. 또한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제대로 알고 그 뜻에 내 주파수를 맞추고 순종해 가고 하나님 뜻대로 쓰임 받고 싶은 생각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앎>이 <함>으로 전이되지 않는다면 이것 또한 부질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제 기도(祈禱)가 하나님이 의도하는 그 기(企)를 전하는 도(圖) 즉 기도(企圖)가 되고, 나아가 하나님 성령의 기(氣)가 넘쳐 나는 도(道) 즉 기도(氣道)가 되고, 아울러 나를 위함이 아니라 하나님을 위한 ‘기도 용사’가 되었으면 합니다.

성경말씀 ☞

지금까지는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무것도 구하지 아니하였으나 구라 하여 그리하면 받으리니 너희 기쁨이 충만하리라(요한복음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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