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국민일보 김상길 논설위원이 쓴 칼럼이다. 변화에 대한 소중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지난 20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발생한 강진의 여파는 한반도까지 흔들었다. 당국의 늑장 대처가 비난받고 있는 가운데 며칠 전부터 예민하게 반응했던 동물들이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광주시 우치공원 관리사무소 사육사들에 따르면 악어나 뱀 등 일부 동물들이 마치 지진을 예감한 것처럼 기이한 행동을 보였다고. 평소 먹이를 먹거나 몸을 말리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물속에서 코만 내밀고 있던 악어 6마리는 3일 전인 18일부터 육상으로 올라와 뭉쳐 있었고 아나콘다 등 뱀도 통나무에 올라가 또아리를 튼 채 꼼짝하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해 말 서남아시아의 쓰나미 때도 태국에서 코끼리들이 미리 산 위로 올라가는 기행을 보여 관심을 끈 바 있었다. 실제로 현재 북한에서는 앵무새, 말 등을 ‘지진 예견동물’로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진을 가장 먼저 감지하는 동물로 강물의 메기를 꼽는다. 인간은 왜 둔감할까. 탐욕에 너무 찌들어 재난 불감증에 걸린 게 아닐까.<국민일보 발췌>
이 세상 사람들을 ‘변화’ 키워드로 분석하면 대개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선지선각 (先知先覺)’ 형이다. 그들은 트렌드를 미리 읽고 미리 뛴다. 앞서 가려면 위험이 따르게 마련이지만, 그들은 도전의식을 추진력 삼아 어딘가로 열심히 달려간다. 그들은 단 한순간도 가만있는 법이 없다. 미래를 읽고 준비하느라 늘 바쁘고 열정적이다. 그들의 성공 자산은 도전과 새로움이다.
둘째, ‘후지후각(後知後覺)’ 형이다. 남들이 뛰는 것을 보고 나름대로 계산을 한 끝에 남이 앞서간 길을 따라가는 사람들, 쉽게 말해 안전지향주의자들이다. 그들은 큰 성공을 낚을 수는 없지만 얼마나 열심히 뛰느냐에 따라 나름대로 과실을 거둔다.
셋째, ‘부지부각(不知不覺)’ 형이다. 세상의 변화와는 담을 쌓고 사는 이들로 자신에게 주어진 대로 인생을 산다. 남들이 보기에는 답답할지 모르지만 그들 자신은 행복하다, 어느 날 갑자기 비극이 찾아오지만 않는다면.
필자도 한때는 ‘부지부각’ 형으로 산 적이 있었다. 모 그룹 홍보실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다. 나름대로 별 탈 없이 직장생활을 한 탓에 변화의 파고가 얼마나 큰지 전혀 몰랐다. 그러던 어느 날 최고경영자가 바뀌었고, 내가 책임자로 있던 홍보부서를 통폐합하라는 오더가 내려왔다. 하루 사이에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직장생활을 엉망으로 한 것도 아니었다. 19년간 근무하면서 3번 특진도 했고, 사장상과 장관상을 받을 만큼 인정도 받았다.
당시 우리나라는 IMF 파고가 점점 거세지면서 ‘명퇴 바람’이 극심하게 불고 있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당시 최고의 베스트셀러는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였다. 남의 얘기인 줄만 알았던 치즈 증발 사건이 내게도 일어났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의 나는 정말 안이하게 직장생활을 했던 것 같다. 공채로 입사했으니 큰 탈이 없는 한 중역은 되겠거니 생각하며 자신을 추스르는 데 너무 게을렀다.
아침에 일어나 컵 하나 달랑 들고 출근해서 딱 그만큼 회사에서 물을 떠오는 그런 일상을 보냈다. 회사라는 아주 큰 우물이 항상 마르지 않고 그 자리에 있을 거라 생각했다. 실제로 그 우물에는 항상 물이 가득했다. 가뭄이 들어도 우물은 여전히 마르지 않았다.
문제는 어느 날 누군가가 와서 우물을 콘크리트로 메워버렸다는 것이다. 우물이 마를 것만 생각했지, 누군가가 그것을 원천적으로 메울 거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 당신이 지금 가지고 있는 치즈도 마찬가지다. 더욱이 그 치즈가 값이 나가는 ‘좋은 치즈’ 라면 그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1997년 미국의 시사 주간지 ‘US 유스 앤드 월드 리포트’가 기획 특집으로 국민들에게 누가 천국에 갈 것 같은지 물어보았다. 현직 대통령이던 빌 클린턴이 진주로 꾸민 천국의 문에 들어갈 것이라고 한 사람이 전체 응답자의 52%, 영국의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60%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누가 1위를 차지했을까? 바로 자기 자신이었다. 자기 자신이 1위라고 한 사람이 87%나 달했다. 이처럼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겐 관대하고 자기 자신이 실제보다 더 훌륭하게 생각한다. 어떤 변화가 오면 자신은 그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도 바로 이런 심리 때문이다. 이런 사람일수록 부지부각형이 되기 십상이다.
‘動 善 時(동선시)’ 라는 말이 있다. 노자의 말로 “모든 것에는 때가 있으니 있을 때 최선을 다하라” 는 것이다. 성공 인생 무대는 열려있는 게 아니라 무대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조직 내 자리가 있을 때 즉 직장을 갖고 있을 때 가장 잘 할 수 있도록 정진하라. 그리고 당신만이 잘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트렌드를 읽고 선택과 집중을 해보아라. 이는 물들어 왔을 때 노를 저을 줄 아는 그런 행동을 해야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있을 때 잘하는 것이 최고의 효율을 내는 것이다. 과연 당신은 물이 들어오면 노를 저을 수 있겠는가?
이쯤해서 비행기를 한번 생각해보자. 비행기가 속도를 내는 데 있어 프로펠러에 가장 큰 저항은 바로 공기다. 그런데 공기가 없으며 비행기는 날지 못한다. 배도 마찬가지다. 배가 나아가는데 필요한 스크류에 있어 가장 큰 저항은 물이지만 물이 없으면 배는 뜨지 못하기 마련이다. 바로 힘이 들더라도 물이 되고, 공기가 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주어진 환경이나 여건은 당신 맘먹기에 달려있다. 그래서 환경은 주어지는 게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가는 거라고 한다.
성공하는 이들과 실패하는 이들은 우물가에 갈 때도 자세가 다르다고 한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자신의 성공 크기에 맞는 작은 컵을 들고 간다. 더 많이 떠가도 되는데 우물이 어디 가겠는가 하는 생각으로 더 이상 욕심을 내지 않는다.
자영업자나 전문직으로 성공한 이들은 인생이라는 우물가에 가능한 큰 수통을 들고 가서 자신의 능력이 닿는 만큼 한껏 떠간다. 그들은 큰 부자는 못 될지언정 욕심을 내어 많이 퍼 가려고 애쓴다. 마지막으로 하늘이 내린다는 큰 부자들은 수통 따위는 아예 가져가지도 않는다. 그들은 우물에서부터 자신의 집까지 송수관을 묻어서 있는 물을 송두리째 다 가져간다.
그렇다면 나를 비롯한 보통사람들은 왜 컵만 들고 우물가에 가는 것일까? 그것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세상의 판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안이한 생각으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바로 부지부각자형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들은 삶이 영원하고 우물이 항상 그곳에 있을 거라고 바보 같은 생각을 한다.
나는 이것을 ‘보통사람들의 비애’라 부르고 싶다. 만약 당신이 ‘비애 증후군’에 빠져 있다면 지금 당장 적색경보를 발령하라.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남들보다 부지런을 떨어야 살아남는다. 무엇이든지 좋다. 이제 <번지 점프>가 아니라 <인생 점프> 를 한번 해보는 것이다. 왜 당신은 안할까? 무서워서 안하는 것이다. 심형래 감독이 한 말이 있다. “못해서 안하는 것이 아니라 안 해서 못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를 어디일까요? 머리에서 가슴까지라고 한다. 이 거리가 40cm밖에 안 된다. 성공을 하려면 이 다리를 건너야 한다.
당신에게 질문을 하나 하겠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개발이 안 된 곳은 어디일까?” 아마 당신은 아프리카나 아니면 시베리아.... 라고 말할 것이다.
아니다. 당신의 모자 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