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이 하 수상하니 경영혁신이니 자기 개혁의 바람이 그 어느 때보다 거세게 분다. 상황이 이런데도 직장인이 자기 개혁을 할라치면 한계에 부딪혀서 좌초되기가 십상이다. 대개 사람들은 좋았던 시절이나 그때 함께했던 사람, 조직이나 문화 등에 익숙하다. 그렇기에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몸소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이제는 세상이 그런 사람들을 호락호락 봐주지 않는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철저한 자기변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언제 어디서고 버림받는다.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으로 기준으로 직장인을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이 4가지 형태로 구분이 된다. 업(Up) 그레이드 형, 앞(前) 그레이드 형, 옆(側) 그레이드 형, 후(後) 그레이드 형이다.
첫째, 업(Up)그레이드 형이다.
자신의 능력보단 이상이나 꿈이 큰 이들이다. 자신이 이루고 싶은 꿈과 현실과의 큰 괴리 땜에 고민이 많은 사람들이다. 성공을 하긴 해야겠는데 고민이 앞서고 그러다보니 일은 안 풀리고 걱정도 많다. 열정은 좋은 실천이 따르지 않아 늘 불만이다. 이런 이들은 조직에선 人才(인재)라고 부른다.
이들의 관심사는 才테크이다. 어떻게 하면 자신의 몸값을 올려서 큰 곳으로부터 부름을 받을 수 있는가에 있다. 어떻게 보면 능력은 탁월하지만 조직과는 코드가 맞지 않은 이들이다. 이런 이들을 두고 있는 상사들은 맘고생이 심하다.
둘째, 앞(前) 그레이드 형이다.
흔히 말해 마당발들이다. 남들보다 더 열심히 일하는 일꾼이다. 이렇다보니 조직 내 적들도 많다. 이들에게 일은 생존의 DNA다, 일이 삶의 최우선에 있다. 이들은 어떻게 하면 조직에서 성공하느냐이다. 늘 회사가 우선이고, 일이 우선이다. 회사는 이런 사람들을 좋아한다.
이들은 財테크보다는 職테크에 열을 올린다. 이들은 어떻게 자신의 월급을 올릴까? 하는 월급운용을 윟래 부단히 학업을 하는 일종의 조직 내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 이다. 바로 人財(인재)다. 회사에 돈을 많이 벌어다 주는 이들이다.
셋째, 옆(側)그레이드 형이다.
현실에 불만이 많은 이들이다. 자신이 하는 일에 만족하는 법이 없어 “내가 이 회사만 나가면 큰 일 할꺼야! ” 하면서 이곳저곳 곁눈질을 하는 이들이다. 이렇다보니 일보다는 주식, 부동산, 펀드 등 財테크에 관심이 많다, 더러는 이런 자세로 돈을 좀 만지는 이들도 있다. 이들에게 일터는 일하는 곳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을 만드는 곳일 뿐이다. 한방에 목숨을 거는 이들이다. 전문가들은 이들을 갤러리 족이라고도 한다.
넷째, 후(後)그레이드 형이다.
도대체 이들이 직장인인지 아니면 놀러 온 사람인지 구분이 안 되는 이들이다. 세상 돌아가는 것도 조직 내에 무슨 일이 생기는 지도 모르고 나아가 관심조차 없다. 흔히들 이들을 또 라이(?) 라고 부른다. 이들이 없을수록 조직은 살기 마련이다. 이런 사람들을 인재(人在)라고 부른다.
이들이 하루 종일하는 생각이란 재테크도 직테크도 아닐 在테크이다. 어떻게 하면 자신의 자리를 보전할 수 있는가이다. 이러다 보니 하루 종일 뒷북을 치는 일이 허다하다. 이런 인재를 많이 둔 기업은 기업치매증에 걸려 주어진 삶을 마감하기 십상이다.
나의 후배 중 유독 나를 따르고 내가 간 길을 가려는 K후배가 있다. 그는 모 보험회사 홍보팀장으로 일을 하고 있다. 오랜만에 그 친구한테 전화가 왔다. 늘 그렇지만 이런 저런 세상사와 자신의 고민거리를 잔뜩 털어 놓는다. 더러는 자신의 처지를 이해해달라는 것도 있다. 어려운 것을 함께 공유하면서 그 부담을 공유하자는 의도(?) 있어 보인다.
이런 전화가 올 때마다 나는 “너 어디니?” 하고 물어 본다. 이런 질문을 하는 건 다 이유가 있어서다 . “회사입니다” 라는 답이 나오면 굳이 많은 조언을 던지지 않고 이내 전화를 줄인다. 그런데 이른 시간인데도 “집인데요?” 라는 답이 나오면 강사라는 직업병을 버리지 못하고 일단 말로 그 친구를 샤워시킨다. 마치 사감이나 훈육 선생님처럼 일당 설을 펼친다.
그렇다면 왜 이런 작업을 하는 것일까? 우선 직장인이 회사에 늦게까지 있다는 것은 일이 많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보면 된다. 그러니까 조직 내에서 아직 쓸 거리가 있다는 것이고 생존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굳이 각설을 할 필요가 없다. 쉽게 말해 잘 굴러가고 있고 사는 데 큰 문제가 없다고 해석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저 집인데요” 라는 답이다. 이는 일이 없어서 집에 일찍 귀가를 한 것이기 때문이다. 직장인이 일이 없다고 하는 것은 조직 내에서 이미 쓰임새가 없어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렇게 쓰임새를 찾지 못하면 대개 직장인들은 딴 생각(?)을 하기 십상이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옆(側)그레이드 형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우리나라 모든 직장인들의 희망사항인 바로 독립만세를 부르는 일이다. 독립만세는 3.1절에 부른 것인데 이것을 못 불러서 다들 안달이 나 있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짱구(?)를 이리저리 굴리면서 자기 사업 즉 자영업의 길을 가고 싶어 한다. 이런 직장인들을 철(?)없는 직장인라고 부른다.
세상은 재미있다. 조직내 있는 이들은 일종의 사기 현상을 보이는데 ‘현상’과 ‘본질’ 을 엄연히 다르다는 것을 잘 구별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현상이 화려하다고 해서 본질까지 그렇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가령 호텔업에 종사하는 이들은 가끔 후회를 하곤 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호텔만 놓고 보면 무척 화려하다. 이들이 근무하는 여건이 비래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근무환경이라든가 보수 등이 현상하고 다르기 때문이다. 매사가 다 이런 것은 아니지만 세상은 <현상=본질> 이라는 등식이 성립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학교에서 안 가르쳤다는 것이다.
이날 철없는 후배는 집에 전화를 했다. 나는 “ 너 일이 없는 모양이구나.” 라고 하면서 자영업자와 직장인의 장점을 간단하게 설명해주었다. 직장인은 좀 쪽팔리지만(?) 망하는 경우는 없다. (폼사 무망) 그러나 자영업자는 폼은 나지만 망한다는 것이다.(폼생 유망) 아울러 당신 연봉이 8천만원이라면 실제 회사를 관두면 1억 6천만원 짜리 일자리가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보이지 않은 값어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체크사항 5가지>를 말해주면서 조직 내 생존지수를 한번 곰곰이 체크해보라고 조언을 했다
(조언 내용은 다음에 소개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