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차별의 언어에서 탄생한 새로운 남성성
3. 일상의 새로운 전선들
4. 상실된 남성성과 정체성의 공백
"여자라서 좋겠다"
서울 홍대의 한 호프집에서 들린 말이다. 스마트폰을 보며 취업 정보를 검색하던 26세 남성이 친구들에게 내뱉은 한마디였다. 화면에는 모 대기업의 채용공고가 떠 있었고, '다양성 증진을 위한 여성 인재 적극 채용'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남자만 군대 가는 게 공정한가?", "채용에서 여성 우대가 역차별 아닌가?" 이어지는 대화는 점점 격해졌다.
그날 밤, 이들은 홍대 인근 PC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컴퓨터 앞에 앉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뉴스 댓글을 뒤적이며 자신들의 불만을 쏟아냈다. "요즘은 여자들이 더 잘 나가는데, 왜 우리만 손해를 봐야 하냐"는 말이 반복되었다.
PC방의 어두운 조명 아래, 화면에는 '남성 역차별'을 주장하는 글들이 줄지어 올라왔다. 익명의 사용자들은 자신들의 경험담을 공유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나도 여자 때문에 취업에서 밀렸다", "군대 2년이 인생을 망쳤다"는 댓글이 수백 개 달렸다.
이 장면은 단순한 개인들의 불평이 아니다. 그것은 한국 사회에서 남성들이 느끼는 심리적 박탈감이 어떻게 디지털 공간에서 집단적 서사로 증폭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1장에서 살펴본 '서식지 이동'은 단순한 공간의 변화가 아니었다. 그것은 한국 남성들이 경험하고 있는 더 근본적인 변화의 외적 표현이었다. 물리적 공간에서 밀려난 남성들이 디지털 공간으로 이주한 것처럼, 이들의 내면에서도 비슷한 '심리적 이주'가 일어나고 있다. 과거 당연하게 여겨졌던 우위가 사라지자, 이들은 새로운 심리적 서식지를 찾아 헤매고 있다.
이 장에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바로 '상대적 박탈감의 생성 메커니즘'이다. 절대적 지위는 향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 지위가 하락할 때 발생하는 심리적 현상. 사회학자 사무엘 스토퍼(Samuel Stouffer)가 제2차 대전 중 미군을 연구하며 발견한 이 개념이, 2020년대 한국 남성들의 심리 상태를 설명하는 핵심 열쇠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박탈감은 단순히 개인적 차원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디지털 공간에서 증폭되고, 집단적 서사로 전환되며, 결국 새로운 형태의 남성 정체성을 만들어낸다. 피해자가 된 남성, 억울함을 호소하는 남성, 공정함을 요구하는 남성... 이런 새로운 남성성의 탄생 과정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 장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이 어떻게 생성되고, 어떤 방식으로 증폭되며, 최종적으로 어떤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내는지를 3단계 메커니즘으로 분석해볼 것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단순히 '남성 대 여성'의 대립이 아닌, 급변하는 사회에서 모든 개인이 겪는 적응의 어려움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PC방에서의 그 밤은 단지 시작에 불과했다. 이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남성들의 박탈감은 더욱 깊어지고, 다양한 형태로 표출되었다. 이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하며 새로운 정체성을 형성했고, 때로는 사회적 갈등의 불씨가 되기도 했다.
동시에, 이 현상은 단순한 사회적 문제를 넘어 한국 사회의 구조적 변화와 맞닿아 있다. 경제, 교육, 가족, 정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전통적 질서가 해체되고 재편되는 과정 속에서, 남성들의 심리적 반응은 중요한 사회적 신호로 작용한다.
2018년 의대 입시 성별 할당제 논란이 터졌을 때, 서울의 한 재수학원 남학생 기숙사는 밤새 술렁였다. "우리가 더 점수가 높은데 왜?"라는 질문이 복도를 가득 메웠다. 이 질문 속에는 단순한 불만을 넘어선, 공정성에 대한 근본적 인식의 균열이 담겨 있었다.
전통적으로 한국 사회에서 '공정'이란 '기회의 평등'을 의미했다. 같은 시험, 같은 기준, 같은 절차. 이 단순명료한 원칙 하에서 남성들은 자신들의 우위를 당연시해왔다. 대학 입시에서 남학생들이 더 높은 점수를 받는 것, 공무원 시험에서 남성 합격자가 더 많은 것, 기업 채용에서 남성이 선호받는 것. 이 모든 결과는 '공정한 경쟁'의 산물로 여겨졌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부터 이 기준점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실질적 평등'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등장했고, 단순히 동일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역사적 불평등을 보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여성할당제, 블라인드 채용, 성별 균형 채용 등이 도입되면서, 기존의 '공정' 개념은 '역차별'이라는 새로운 프레임으로 재해석되었다.
특히 20대 남성들에게 이러한 변화는 갑작스럽고 당혹스러운 것이었다. 그들은 태어날 때부터 성평등 교육을 받았고, 여성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배웠다. 실제로 많은 20대 남성들은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여기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사회에 나와보니 자신들이 '기득권'으로 취급받고, '양보'를 요구받는 상황에 직면했다.
2019년 한 대학의 취업 박람회에서 만난 D대 경영학과 4학년 김서진(25세) 씨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여자친구랑 같이 공부했는데, 제가 토익 점수도 더 높고 학점도 더 높아요. 그런데 회사에서는 여성 채용 확대 때문에 여자친구가 더 유리하다고 하더라고요. 이게 공정한 건가요?"
이러한 혼란은 개인적 차원을 넘어 세대적 현상으로 확산되었다. 20대 남성들은 자신들이 직접 여성을 차별한 적도 없고, 오히려 평등한 교육을 받으며 자랐는데도 '원죄'를 짊어지고 있다고 느꼈다. 그들에게 '구조적 차별'이나 '역사적 부채'라는 개념은 추상적이고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대신 눈앞의 구체적 불이익만이 생생하게 다가왔다.
더욱 복잡한 것은 이러한 변화가 법적, 제도적 차원에서는 명확하지만, 사회적 차원에서는 여전히 모호하다는 점이었다. 채용에서는 여성 우대가 이루어지지만, 회식 자리에서는 여전히 남성이 술을 따라야 하고, 데이트에서는 남성이 돈을 내야 한다는 암묵적 기대가 남아있었다. 이러한 이중적 상황은 20대 남성들의 혼란을 더욱 가중시켰다.
결국 많은 20대 남성들은 '공정'이라는 개념 자체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과거의 공정도 가짜였고, 지금의 공정도 가짜라면, 도대체 진짜 공정은 무엇인가? 이러한 회의론은 기성세대에 대한 불신, 제도에 대한 냉소,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사회 전체에 대한 배신감으로 이어졌다.
남자의 군대 이야기를 한번 더 해야 하겠다. "왜 우리만 군대에 가야 하는데, 취업에서는 여자가 더 유리해요?" 2020년 코로나19로 취업난이 심화되던 시기,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이 글은 3만 개가 넘는 댓글을 달며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이 질문 속에는 한국 남성들이 느끼는 가장 원초적이고 감정적인 불공정감이 압축되어 있다.
병역의무는 한국 남성에게 단순한 의무를 넘어선 존재론적 경험이다. 18개월에서 21개월이라는 시간은 단순히 '잃어버린 시간'이 아니라, 인생의 궤도를 바꾸는 분기점이 되곤 한다. 특히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이 시간의 의미는 더욱 크다. 동기들이 인턴십을 하고 토익 점수를 올리는 동안, 남성들은 부대에서 정해진 일과를 반복한다. 전역 후 취업 시장에 뛰어들면, 이미 여성 동기들은 한두 발짝 앞서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심리적 차원이다. 군대는 여전히 권위주의적이고 위계적인 조직이다. 21세기에 태어나 개인주의적 가치관으로 자란 젊은이들에게, 군대의 집체주의와 복종 문화는 강렬한 충격이다. "왜 내가 이런 걸 견뎌야 하지?"라는 질문은 군생활 내내 그들을 따라다닌다.
이러한 경험은 남성들에게 일종의 '희생 서사'를 각인시킨다. 자신들은 국가를 위해 청춘을 바쳤다는 자부심과, 동시에 그 희생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원망이 혼재한다. 특히 여성들이 그 시간 동안 자신들보다 앞서 나가는 것을 목격할 때, 이러한 감정은 더욱 복잡해진다.
2019년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공공기관 신규 채용에서 여성 비율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같은 해 5급 공무원 시험 합격자 중 여성 비율은 60%를 기록했다. 이러한 통계는 객관적 사실이지만, 병역을 마친 남성들에게는 다르게 해석되었다. "우리가 군대 가는 사이에 다 가져갔다"는 식의 제로섬 인식이 확산된 것이다.
더욱 문제적인 것은 이러한 인식이 합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로 여성의 사회 진출 확대와 남성의 병역의무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없다. 오히려 전체적인 사회 변화의 한 측면일 뿐이다. 하지만 개인의 경험 차원에서는 이 두 현상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보인다.
특히 IMF 세대의 부모를 둔 20대 남성들에게, 취업의 어려움은 단순한 개인적 문제를 넘어선 생존의 문제로 인식된다. 부모 세대가 겪은 경제적 불안정을 목격하며 자란 그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는 절대적 가치다. 그런데 그 일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불리하다'고 느끼게 되면, 그 원인을 병역의무에서 찾게 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러한 상황은 남성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정체성을 재정의하게 만든다. 과거에는 '국방의 의무를 다한 시민'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다면, 이제는 '불합리한 의무를 강요받는 피해자'라는 인식이 더 강해졌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병역제도에 대한 불만을 넘어, 국가와 사회에 대한 근본적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회심리학에서 '상대적 박탈감(relative deprivation)'은 절대적 조건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다른 집단과의 비교에서 오는 상대적 지위 하락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정적 감정을 설명하는 개념이다. 현재 한국의 20대 남성들이 겪고 있는 심리적 혼란을 이해하는 데 이보다 적절한 이론적 도구는 없다.
객관적 지표만 놓고 보면, 현재의 20대 남성들은 이전 어느 세대보다 나은 조건에서 살고 있다. 평균 수명은 늘어났고, 교육 기회는 확대되었으며, 개인의 선택권도 크게 증가했다.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도 많이 사라져서, 과거에 비해 훨씬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절대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많은 20대 남성들은 강한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이 현상의 핵심은 '준거집단(reference group)'의 변화에 있다. 과거 남성들의 주된 비교 대상은 다른 남성들이었다. 같은 남성 내에서의 경쟁이 주를 이뤘고, 여성은 비교의 대상이라기보다는 보호나 부양의 대상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성평등이 확산되면서, 여성이 주요한 비교 집단으로 부상했다. 같은 대학, 같은 학과, 같은 회사를 놓고 직접 경쟁하는 상황이 일상화된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비교가 동등한 조건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병역의무부터 시작해서, 남성과 여성이 경험하는 사회적 조건들은 여전히 다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같은 기준으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구조적 모순이 상대적 박탈감을 증폭시킨다.
특히 교육 성취도에서 이러한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2020년 기준으로 대학 진학률은 여성이 74.0%, 남성이 65.9%로 여성이 높다. 대학원 진학률도 여성이 남성을 앞서고 있다. 학업 성취도 면에서 여성이 남성을 앞서는 현상은 전 세계적 추세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국의 20대 남성들에게 이러한 통계는 단순한 사회 변화가 아니라, 자신들의 지위 하락을 의미하는 위협적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많은 남성들이 선택하는 심리적 방어기제는 '체계 정당화(system justification)'다. 기존 체계가 공정했다고 믿고, 현재의 변화를 '역차별'로 프레이밍하는 것이다. "원래는 우리가 더 잘했는데, 지금은 여자들이 우대받아서 앞서는 것"이라는 식의 해석이 그것이다. 이러한 해석은 자존감을 보호하는 기능을 하지만, 동시에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방해한다.
더욱 문제적인 것은 이러한 상대적 박탈감이 개인적 차원을 넘어 집단적 차원으로 확산된다는 점이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비슷한 경험을 가진 남성들이 모이면서, 개인적 불만이 집단적 분노로 증폭된다.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라는 인식은 위안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문제의 구조화를 가속화한다.
이 과정에서 여성은 더 이상 협력의 파트너가 아니라 경쟁의 상대, 나아가 적대의 대상으로 인식되기 시작한다. 제로섬 게임의 프레임 안에서, 여성의 성공은 곧 남성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이 바로 다음 소문단에서 다룰 '제로섬 게임으로의 인식 전환'의 심리적 토대가 된다.
"여자가 하나 올라가면 남자가 하나 떨어진다." 2021년 한 대학교 취업 준비 카페에 올라온 이 댓글은 현재 20대 남성들의 세계관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사회적 자원이 한정되어 있고, 한 집단의 이익은 반드시 다른 집단의 손실을 의미한다는 제로섬(zero-sum) 사고가 깊숙이 자리 잡은 것이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은 갑작스럽게 일어난 것이 아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 사회에서 남녀 관계는 상호 보완적인 것으로 여겨졌다. 남성은 경제활동을, 여성은 가사와 육아를 담당하는 성별 분업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고, 이 구조 안에서는 남성과 여성이 직접적으로 경쟁할 일이 많지 않았다. 오히려 서로의 성공이 가족 전체의 번영으로 이어지는 협력적 관계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이러한 구조가 급격히 변화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확대되면서, 과거에는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영역에서도 남녀가 직접 경쟁하게 되었다. 대학 입시, 취업, 승진, 창업 등 거의 모든 사회적 기회에서 성별을 가리지 않는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특히 2010년대 중반 이후 나타난 '여성 우대 정책'들은 이러한 제로섬 인식을 더욱 강화했다. 여성 과학기술인 지원 사업, 여성 창업 지원 프로그램, 육아휴직 확대 등 다양한 정책들이 도입되었다. 이러한 정책들의 취지는 역사적으로 누적된 성별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었지만, 20대 남성들에게는 '자신들의 기회가 빼앗기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이러한 인식은 구체적인 경험을 통해 더욱 강화되었다. 2019년 한 IT 회사의 신입사원 채용에서, 같은 조건의 남녀 지원자가 있을 때 여성을 우선 선발한다는 내부 지침이 알려지면서 큰 논란이 일었다. 비슷한 사례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이제는 남자라는 것 자체가 불리하다"는 인식이 확산되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러한 제로섬 인식이 단순히 경제적 영역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화적, 상징적 영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미디어에서 여성 캐릭터가 강하고 독립적으로 그려지면, 남성 캐릭터는 상대적으로 약하거나 의존적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변화를 두고 일부 남성들은 "남성성이 공격받고 있다"고 해석한다.
온라인 게임 문화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난다. 과거에는 남성 중심적이었던 게임 커뮤니티에 여성 유저들이 늘어나면서, 게임 내 문화와 규칙들이 변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성희롱적 표현이나 여성 혐오적 농담들이 제재를 받게 되었고, 여성 캐릭터의 성적 대상화도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두고 일부 남성 유저들은 "게임마저 빼앗기고 있다"고 느낀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제로섬 인식이 개인적 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연애와 결혼에서도 비슷한 논리가 적용되어, "여자들이 너무 까다로워져서 남자들이 연애하기 어려워졌다"는 식의 해석이 나타난다. 여성의 경제적 독립과 사회적 지위 향상이 남성에게는 연애 시장에서의 경쟁력 하락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이러한 제로섬 인식의 확산은 사회 통합에 심각한 위험을 제기한다. 성별을 기준으로 한 갈등이 구조화되면서, 협력보다는 대립이 일상화되고 있다. 더 나아가 이러한 갈등이 정치적으로 동원되면서, 사회 전체의 갈등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결국 이러한 제로섬 인식은 20대 남성들로 하여금 사회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게 만든다. 자신들이 피해자라고 느끼는 한편, 동시에 가해자로 취급받는다고 인식하면서, 사회 참여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것이 바로 1장에서 다룬 '스크린 속으로의 도피' 현상을 심리적 차원에서 설명하는 핵심 메커니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