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 인터뷰
짠! 오늘은 게릴라 인터뷰를 가지고 왔습니다!
공연이 3주 남은 시점에서 공동연출 두 분을 모시고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피카소 돈년 두보>가 어떤 작품인지, 그리고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지 조금은 더 가까이 다가가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짝짝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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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이번에 이렇게 인터뷰를 진행하여 많은 분들께 인사드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보았습니다!
여림(이하 여), 황연비(이하 황) 연출 : 안녕하세요. 이번에 <피카소 돈년 두보>의 공동 연출을 맡은 여림, 황연비 연출이라고 합니다.
Q. 우선 <피카소 돈년 두보>의 작품 소개를 간단하게 부탁드릴게요.
황 : <피카소 돈년 두보>라는 작품은 선욱현 작가님의 희곡으로, 22년이나 흐른 작품입니다. 굉장히 척박하고 외진 한 공간에서 세 인물이 만나 사랑하고 위로하는 이야기죠. 여기서 세 인물은 제목 그대로 피카소, 돈년, 두보인데요, 각각 그림과 시와 몸짓으로 이야기를 하는 인물들입니다. 돈년은 어느 한 시절 크나큰 상처를 입은 후 10년이라는 방랑 세월을 보냈고, 그 길을 술주정뱅이 두보가 함께 걸어 왔습니다. 그렇게 둘이 흘러오다가 피카소라는 거렁뱅이 화가가 있는 공간에 정착하게 되었고, 그렇게 세 사람이 만나 만들어진 이야기입니다.
여 : 제 식대로 표현하자면, 척박하고도 가난한 풍경에 힘겹게 피어오른 봄꽃 같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Q. 와, 몹시 시적인 표현이네요. 이 작품을 선택하신 계기가 있으신가요?
여 : 작품에서 ‘이곳에도 사람이 있다’고 강렬하게 외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국가권력에 짓밟힌 한 여인, 그리고 그 폭력을 방관했던 사내, 세상을 등진 한 미술가. 이렇게 세상에서 버려지거나 세상을 저버린 사람들 간의 따뜻한 관계가 눈물겨웠고, 이런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고 싶어서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 혹시 작품이 가진 요즘 다른 작품들과의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황 : 이 작품은 날 것이 강한 작품입니다. 캐릭터도 그렇고 어디에 있을 법한, 그러니까 판타지 속에서 살아내는 작품이 아닌, 우리 주변에 그대로 있을 듯한 작품이죠. 또, 이 연극 안에 시와 그림과 무용을 담아 그 예술들이 하나로 어우러진다는 점에서도 다른 작품과 차이가 있습니다. 춤과 시와 그림이 작품의 도구나 배경이 아니라, 각 인물들의 삶을 통해서 작품에 살을 채운다는 점이 흔치 않은 작품입니다.
Q. 그렇군요. 작품이 어떻게 나올지 정말 궁금해집니다. 연출로서의 스타일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여 : 스타일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조금 협소하지만, 본능에 귀 기울이는 것? 사회화된 인간이 아닌 원초적인 인간의 모습에 조금 더 귀를 기울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텍스트도 그것을 요구하고 있어서 정말 텍스트에 충실히 작업하고 있습니다. 날 것이 주는 아름다움이 얼마나 가치로운지를 작품을 통해 드러나게 하고 싶습니다.
Q. 날 것 그대로라, 가슴 뛰는 말이네요. 팀을 꾸리게 된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황 : 처음에는 이미지에 맞는 배우를 찾으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각각의 캐릭터와 맞는 주변 배우들을 우선적으로 찾았죠. 후보가 되었던 배우들에게 텍스트를 가져갔는데, 어떻게 하다보니 이 텍스트를 읽고 비슷한 울림을 받은 사람들이 현재의 팀으로 모였습니다. 궁극적으로는 텍스트에서 받은 감명이 팀을 모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Q. 텍스트가 사람을 모았다... 멋지네요! 다들 열정이 넘치는 게 연습 과정에서 많이 드러납니다. 연습은 어떻게 진행하시나요? 연습하시면서 특별히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여 : 본능에 충실한 연습 위주로 하고 있습니다. 주로 ‘뷰 포인트’라는 연습 방식으로 하고 있는데,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감각을 다른 무언가가 덮지 못하도록 끊임 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 연습법이 이 작품과 가까워지는 것이라 생각하고 연습을 진행하고 있죠. 익숙함에서 도망치는 것!
황 : 네, 익숙하지 않은 불편함 속에서 우리가 배우와 인물이 만난다는 것이 가장 큰 일이라고 생각해서 그것에 최대한 집중하며 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Q. 들으면 들을수록 기대가 됩니다. 벌써 공연이 3주 앞으로 다가왔는데요, 어떤 관객분들이 보러 오시면 좋을까요?
황 : 열심히 살아가시는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딱히 남녀노소 관객층에 대해서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지만, 예술에 종사하고 계신 분들이 많이 봐주셨으면 하는 생각은 듭니다. 미술이든 시든 무용이든 음악이든 연기든 자신이 가고 있는 길을 한 번 돌아보면 좋겠다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여 : 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각과 본능을 닫은 채 살아가는 현대인 모두에게 큰 울림을 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모두가 와서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많이 오세요! (웃음)
Q. 정말 많은 관객분들이 오셔서 보셨으면 좋겠네요. 마지막으로 작품을 보게 될 관객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황 : 긴 설명보다는 작품을 한 문장으로 말씀드리는 게 좋을 듯해요. 여기에도, 사람이, 있습니다!
여 : 그들(등장인물)이 밖에서 보기에는 혹 부랑자 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처럼 보이지만, 그들에게도 상처가 있고 그 상처를 이기려는 따뜻한 연대가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함께 보시면서 우리 서로를 따뜻하게 응원할 수 있는, 그런 작품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이런 얘기만 해서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로 아실 것 같은데, 동네에 있는 공원(공연의 배경)에 놀러오는 마음 편하게 오시면 좋을 듯합니다. 아, 그리고 만재(피카소 배우)가 연기를 더 열심히 해줬으면 좋겠네요. 만재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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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 때는 굉장히 재밌고 활기가 넘치는 두 분이셨는데 카메라를 들이대고 인터뷰를 시작하니 다소 진지해지셨습니다. 그만큼 작품에 대해 진중하고 솔직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느껴졌는데요! 앞으로 남은 3주 정말 최선을 다해 준비해서, 보러 와주시는 많은 분들이 작품과 작품에 쏟은 열정을 많이 느끼고 돌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피카소 돈년 두보> 끝까지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