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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림 Jun 27. 2017

대화록

#

난 네가 사람을 죽이고 와도 숨겨줄 수 있어

우린 친구니까


어이쿠 친구야

난 사람을 죽이고서 네게 가지 않아

내가 사람을 죽였다면 적어도 내게는, 그가 죽어 마땅했던거야 그러니 숨을 이유가 없지

혹 내가 실수로 사람을 죽였다면 그 역시도 숨을 이유가 없지 죗값을 받으면 될 테니까


우정을 척도하는 기준을 세우지마

사랑도 우정도 실은 껍데기일 뿐이니까-


#

말은 모조리 껍데기잖아

팔다리가 성치 않은 사람에게 장애인이라는 껍데기를 씌우는, 머 그런거잖아

이름처럼, 그냥 갖다붙이는 거


이름이 숫자여도 상관없잖아

이름 대세요.

8652329187번입니다.

어이쿠 저도 8로 시작하는데 성이 같네요 깔깔깔


동물원 호랑이는 모조리 그냥 호랑이고

호랑이의 눈엔 우린 그냥 먹잇감이고


#

그러니 우리도 포효하다 먹다 잠들다

그러면 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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