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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림 Jun 21. 2019

내게 100억이 생긴다면

(일주일 안에 다 써야함)

제게 100억이 생긴다면, 전 학교를 짓겠습니다.

하지만 학교를 일주일 안에 지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학교를 지을 일종의 기획서 성격의 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기획서가 발표되는 순간 100억은 저의 것이 아닌 함께할 분들과의 공동 예산이 되게 됩니다. 이 일에 함께 할 분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제가 지을 학교의 이름은 '더불어 숲' 학교입니다. 줄여서 '더 숲'이라 불려도 좋겠습니다. 

제가 지을 '더 숲' 학교의 운영 방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완전한 무상교육 실현

2) 교육의 재기회 제공

3) 예술의 일상성 회복


학생들이 교육을 받는 데 있어 일체의 돈을 지불하지 않습니다. 학업 의지만 있다면 교육받을 수 있습니다. 추후 함께 할 분들과 논의하겠지만 지원 동기의 내용 정도만 받을 생각입니다. 교육의 재기회 제공은 이 학교에 응시할 자격에 관한 것입니다. 공교육의 수혜를 받지 못한 자만이 이 학교를 다닐 수 있습니다. 초·중·고 중 하나라도 다니지 못했거나 도중에 중퇴를 했을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예술의 일상성 회복은 예술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는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교육의 가치 중 하나입니다. '더 숲'을 거쳐간 학생들이 적어도 악기 하나 정도는 다룰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다음은 교육의 목표입니다.

'더 숲'을 거쳐간 학생들이 이런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1) 스스로 사유하고 판단하여 실천할 수 있는 사람

2) 타인을 아끼고 존중할 줄 아는 사람

3) 자연을 아끼고 존중할 줄 아는 사람

4) 문화예술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유지할 수 있는 사람


더불어 살 줄 아는 사람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살기 위해 자립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랑받기 보다 사랑 주기를 사랑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현재까지 고민한 교과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물론 더 많은 고민과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필수과목

철학/ 근현대사/ 농사/ 성(sex)/ 문학/ 음악/ 미술/ 요가/ 수영


>선택과목

생활국어/ 산수/ 영어/ 과학/ 세계사/ 목공예/ 컴퓨터/ 사진/ 연극/ 구기운동/ 풍물 등


이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세계를 인식하고 주체적으로 고민하는 힘을 기르면 좋겠고, 올바른 성인지를 갖기를 바랍니다. 흙을 밟으며 노동하는 가치를 배우고 자연의 소중함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유연한 몸과 물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능력을 갖췄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악기나 붓, 물감 등을 친구로 삼고서 졸업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학교는 아마도 비인가 학교일 것입니다. 개념으로만 보면 학원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학교를 표방했으면 합니다. 저희 학교는 공교육의 회기를 목표로 하지 않습니다. 즉, 수능이나 대학 진학이 목표에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공교육의 수혜를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들이 배움에 대한 갈증을 가지고 저희 학교를 찾아올 때 정말 배워야 할 것은 이것들이라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여기까지가 현재까지 제가 그려본 '더 숲' 학교의 모습입니다.


혹 제가 무엇을 담당할지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이야기 드리자면, 아마도 저는 철학 수업과 도서관장을 담당할 것 같습니다. 수업이 없는 시간은 도서관에서 책을 보거나 책을 보다 잠이 들었거나 잠이 들었다가 슥 일어나 다른 수업에 소리 없이 참가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또 가장 떠드는 학생으로 내쫓겨질지도 모르겠습니다.


100억을 일주일 안에 써야 하는 관계로 저는 앞으로 일주일 간 저와 함께 '더 숲'을 건설할 '더불어 숲 학교 건설위원회'를 꾸리려고 합니다. 부지를 어디로 할지, 규모는 어느 정도로 할지, 교육철학을 어떻게 실현해나갈지 등은 앞으로 함께할 건설위원분들과 논의해나갈 것입니다. 


제게 돈 100억과 이러한 교육철학의 학교 건설 계획이 있습니다.

함께 해주시겠습니까?

함께 해주실 분은 저의 이메일로 지원서를 보내주십시오. 지원서는 별첨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여림 올림



*덧) 우주는 이 일을 나이가 들어서라도 반드시 함께하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그때 가서 딴말하지 않도록 이 글을 보신 분들이 보증을 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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