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과 나의 이상형
잠겨 죽어도 좋으니
낮은 곳으로_이정하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찰랑찰랑 고여들 네 사랑을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한 방울도 헛되이
새어 나가지 않게 할 수 있다면.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
너를 위해 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
나의 존재마저 너에게
흠뻑 주고 싶다는 뜻이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헤어질 결심의 파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아니, 헤어나오기가 싫어. 너무 따뜻해, 이 파도.
문득 떠오른 결심,
헤어질 결심을 보고 별 감흥이 없었던 사람과
같이 살지는 않겠어-
그와 즐겁게 대화를 나눌 자신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