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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림 Feb 24. 2016

그는 절룩거렸다.

셔츠에 핀 소금꽃 처럼


그는 절룩거렸다.

한아름 누군가 쓸모없어 하는

박스 나부랭이를 가득 싣고서

절룩거리며 거리를 걸었다.


그가 도착할 곳엔 누가 있을까

역시나 가족일까

그건 모른다.

그건 조금도 중요치 않다.


다만 그는 누군가의 쓸모없음을 통해

삶을 영위한다


그러니 쓸모없음은 의미없는 언사일뿐이다.

당신은 쓸모없지 않으며

심지어 없어서는 안된다는걸


오래된 노신사가 땀에 절어 말한다.

다만,

절룩거릴뿐.


절룩거리지않고 하는 언사는 모두 다 허영이다.

당신에게 어떤 언사가 쏟아진다면

절룩거리는지 봐야만 한다.


절룩거리지 않는 언사는 모두 다 허영이다.


난 절룩거리며 너에게 갈 결심으로 이 글을 쓴다.

사랑은 절룩거림이다.

땀이자 얼룩이다.


그의 셔츠에 핀 소금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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