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의 유사성 판단은 어떻게 하는가?
상표법에서 상표의 유사성을 어떻게 판단하는가?
두 상표의 유사성 판단에 대해 특허법원 제3부의 판결, 사건번호 2017허 5481 ‘스타벅스 코퍼레이션’ 이 ‘모리나가 뉴교 가부시키가이샤 (森永乳業 株式會社)’의 ‘Mt.RAINIER’의 상표에 대해 등록 무효를 청구 한 내용을 토대로 이해해 보려 한다.
기초자료: (특허법원 제3부 판결, 사건번호: 2017허 5481 등록무효(상)
원고: 스타벅스 코포레이션(미합중국)
피고: 모리나가 뉴교 가부시키가이샤(森永乳業 株式會社)(일본)
변론종결: 2017.11.8. 판결 선고: 2017.11.24.
피고: 상표등록 제1088618호
원고 1: 상표등록 제4520070001645호.
원고 2: 상표등록 제4520070001646호.
우선, 두 상표는 언뜻 보면 비슷해 보이긴 하다. 그렇다면 법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두 상표 모두 상품류 구분 ‘제29류(우유, 유제품 등)’와 ‘제30류(커피, 과자 등)’로 등록되어 동일 지정상품/서비스업에 속한다. 그렇기에 두 상표가 동일·유사 판결이 나면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7호에 의해 Mt.RAINIER 커피의 상표사용은 취소될 수 있다.
‘스타벅스’라는 이름은 리어왕과 폭풍의 언덕과 영문학의 3대 비극이라고 알려진 허먼 멜빌의 소설 《백경(Moby Dick)》에 나오는 주인공 항해사 스타벅(Starbuck)에서 따온 말인데, 세 명의 동업자 Gorden Bowker, Jerry Baldwin, Zev Siegel를 나타내는 'S'를 더해 이름을 ‘Starbucks'로 짓고, 1971년 미국 시애틀에서 원두와 커피 장비들을 판매하면서 시작되었다 한다.
인어의 의미는 동양과 서양에서 바라보는 성격이 다르다. 중국 신화에서의 인어는 인간의 조상 중 하나로 여겨 '해인어'라는 아름다운 인어가 있어 사람들이 데려가 연못이나 늪에서 길렀다고도 전해지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아름다운 의미의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그중, '낭간 설화'에서는 한 어부가 아름다운 인어에게 반해 용궁에 따라갔다가 받은 선물을 딸 '낭간'에게 먹여 불로 장생했다는 설화가 있으며, '어우야담(1621년 광해군 13년)'이라는 이야기는 그 이야기를 기초로 한 sbs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2016~2017)'에 의해 잘 알려져 있다.
반면,
서양에서는 아름답고 달콤한 소리로 유혹해 수많은 배를 침몰시키고 사람들을 죽이는 존재로 표현되고 있었는데, 단어에서 느낄 수 있듯이 현재 '사이렌(Siren)'은 신호와 경보 따위를 나타내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스타벅스는 이러한 이미지에서 유혹의 이미지를 차용 해 달콤한 유혹처럼 많은 이들을 스타벅스로 이끌게 하겠다.
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다.
스타벅스라는 문화 아이콘
국내에서는 1999년에 상륙하여 큰 인기를 끌면서 2000년 대 초·중반부터 디자인과 브랜드에 관한 기고나 연구 등에 가장 큰 이슈를 준 브랜드 중 하나이기도 했다.
그러한 계기가 된 것은 사업가인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가 합류하면서 확장, 인수하여 1992년 주식회사로 거듭났으며 본격적인 사업화가 진행된 결과라 할 수 있겠다.
일반적인 서비스업종에서의 브랜드는 5P라는 마케팅 믹스 전략을 사용하여 전략을 잡는다.
5P란 Product, Place, Promotion, Price, People를 뜻하며 이러한 요소를 적절히 활용한 대표적인 성공사례였던 스타벅스는 커피만을 판다는 의미 만이 아닌 그 이상의 브랜드 가치를 생산하는 전략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고 라이프 스타일에도 큰 변화를 준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The Devil Wears Prada, 2006)’란 영화를 통해서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었는데, 영화에서 성공을 바라던 사회초년생 ‘앤디 삭스’가 직속 상사인 ‘미란다’가 특정 브랜드 - 스타벅스라 예측 - 커피 만을 마신다는 말에 바쁜 출근길에도 사무실과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는 매장에서 그 브랜드 커피를 직접 배달해 오던 장면에서 사무실 내 커피 머신을 통해 동일 브랜드 커피 만을 내려 마시던 기존의 사무실 커피 문화와 다른 취향에 따른 'Take Out Coffee(테이크 아웃 커피)'라는 문화에 대한 강한 인상을 남겨주기도 하였다.
이러한 모습은 성공한 사회인, 특히 성공한 뉴요커는 커피 하나에도 브랜드를 가리는 모습으로 비치면서 자연스럽게 스타벅스의 브랜드를 연결시켰으며 브랜드를 소비한다는 것이 곧, 자신의 가치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보여 주게 되었으며 이른바 문화마케팅의 개념이 생활 속 사소한 부분에 까지 적용될 수 있다는 인식으로 확대되기 시작하였다.
물론, 전에도 문화 마케팅, 경험 마케팅, 감성 마케팅 등과 같이 브랜드 관리에 대한 기업의 노력은 있어 왔지만 스타벅스는 단순하게 생각하던 커피에 이러한 전략을 담아내어 성공하게 됨으로써 그 관심의 변화에 크나큰 영향을 준 계기가 되었다. 그렇기에 스타벅스란 브랜드 - 커피 자체의 품질뿐 아니라 감성,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성공이라 말하는 것에 어느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 부분이 되었다.
문화 마케팅, 경험 마케팅, 감성 마케팅 등 브랜드의 종합적인 관리에 대한 기업 및 사회의 관심이 높아진 것은 아마 이러한 스타벅스 성공의 힘이 컸다고 생각한다.
로고는 '상표나 브랜드를 표기할 때 그 이름을 시각 디자인한 것'이라 정의하고 있습니다.
상표법 제2조 (정의)
1. "상표"란 자기의 상품(지리적 표시가 사용되는 상품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서비스 또는 서비스의 제공에 관련된 물건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과 타인의 상품을 식별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표장(標章)을 말한다.
2. "표장"이란 기호, 문자, 도형, 소리, 냄새, 입체적 형상, 홀로그램ㆍ동작 또는 색채 등으로서 그 구성이나 표현방식에 상관없이 상품의 출처(出處)를 나타내기 위하여 사용하는 모든 표시를 말한다.
( 본 내용에서 지리적. 단체표장. 업무표장 등에 대한 설명은 뒤로 미루기로 한다.)
다시 법적인 정의와 함께 정리하자면
법에서의 로고는 '타인의 상품과 식별하고 출처를 알 수 있는 시각 이미지'이라 다시 정의 내릴 수 있겠다.
원고(스타벅스)의 주장:
1. 두 상표 모두 ① 녹색 테두리의 동심원을 포함하는 점, ② 녹색, 흰색, 검은색으로 구성되어 있는 점, ③ 녹색 테두리의 동심원의 가장 바깥 부분에 흰색 띠를 두르도록 구성한 점에서 동일하므로, 두 상표를 전체적, 이격적으로 관찰할 때 수요자의 주의를 끄는 그 디자인의 모티브 및 구성 방식이 선등록상표들과 매우 유사하다.
따라서 이 사건 등록상표는 선등록상표들과 유사하고, 동일 또는 유사한 상품에 함께 사용될 경우에는 일반 수요자들로 하여금 그 상품의 출처에 대한 오인, 혼동을 초래할 위험이 매우 크다.
2. 스타벅스의 선사용상표는 국내에서만 20년 가까이 사용되어 왔고, 이로 인해 Mt.RAINIER상표의 출원일인 2013. 10. 10. 이전부터 국내 일반 수요자들에게 “커피음료, 베이커리 제품, 식사대용의 음식”을 제공하는 “카페 업, 레스토랑업” 등의 식음료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스타벅스의 상표가 출처 표시로서 주지성 및 저명성을 획득하였다.
3. Mt.RAINIER 제품이 유명한 지리적 명칭인 ‘시애틀의 레이니어 산’ 또는 ‘시애틀과 관련’되어 있다는 관념을 준다고 할 것인데, 등록상표의 권리자, 판매하는 제품의 생산 장소 또는 원재료의 출처 등이 시애틀의 지역적 조건과 관련이 없음에도 이 사건 등록상표가 커피, 커피음료에 사용될 경우 일반 수요자들은 그 제품의 출처 또는 품질이 커피의 도시로 잘 알려져 있는 시애틀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품질을 오인할 것이 분명하다.
* 현저한 지리적 명칭에 관한 상표법의 이해 ( 글 작성 후 링크)
법원의 최종 판결을 정리하면 이러합니다.
이 사건 등록상표와 선등록상표들은 외관, 칭호 및 관념이 모두 달라 서로 유사하지 않은 상표/서비스표에 해당한다.
이 사건 등록상표는 선사용상표와 그 표장이 유사하지 않으므로 상품의 품질을 오인하게 하는 상표에 해당하지 않는다.
"선사용상표가 국내에서 저명상표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등록상표와 선사용상표는 출처에 대한 오인․혼동의 우려가 있다고 볼 수 없다.”라는 이유로 원고의 위 심판청구를 기각하는 이 사건 심결을 하였다.
* 지리적 명칭의 사용에도 유효(사용 가능) 한 결과가 나왔지만 이 부분은 지리적 명칭에 대한 사용의 이해를 통해 함께 설명하기로 한다.
이해가 안 된다면 아래의 두 질문에 대해 고민해 보겠습니다.
Q.1. 아래 제품들 중 다른 상표의 제품을 3초 안에 골라 보세요.
Q.2. 스타벅스 제품을 사려했는데 왼쪽 ( Mt.RAINIER ) 커피를 선택할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위 두 질문에 정확히 원하는 상표를 구별할 수 있다면 본 판결에 대해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도 두 상표가 헷갈린다면 법원 판결에 항소심을 신청하시는 게...^^
실제로 판결을 위해 통계자료도 이용합니다.
이 사건 등록상표와 선사용상표의 출처를 혼동할 염려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여론 조사를 실시한 사실, 여론조사는 이 사건 등록상표와 선사용 상표를 함께 보여주고 두 개의 상표 이미지가 비슷하게 보이는지에 대해 질문하는 방법으로 시행되었는데, 조사 결과 총응답자의 23.6%가 유사하게 보인다는 응답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등록상표로부터 선사용상표가 용이하게 연상되거나 지정상품의 출처에 대한 오인·혼동의 우려가 있다는 원고 주장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오히려 위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등록상표와 선사용상표가 유사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이 62.3%, 양 상표가 혼동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72.9%에 이르는 사실이 인정된다),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판결의 결과를 이해했다면
이젠 디자이너 입장에서 상표를 제작할 때 무엇을 표현하고자 집중하는 지를 역으로 이해해 보면 법원의 판결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의외로 법원의 판단은 형식적인 구성의 결과물이 아닌 상표 제작의 의도와 그를 통해 발현되는 소비자의 판단력을 중요하게 여겨 판단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타벅스의 상표를 분석해 보면, 녹색으로 채워진 동심원 두 개 및 동심원 바깥에 그려진 녹색의 테두리로 이루어져 있고, 바깥쪽 원형의 상단 부분에는 영문자 "STARBUCKS"가, 중앙 부분의 양쪽에는 각각 별표 모양의 도형이, 하단 부분에는"COFFEE"가 각 기재되어 있으며, 안쪽 원형의 중앙에는 ‘왕관을 쓴 긴 머리의 여인’ 형상이 그려져 있는 결합상표입니다.
여기서 상표를 제작할 때 핵심을 둔 요부는 "STARBUCKS"라는 문자 부분과 "양쪽에는 각각 별표 모양의 도형", 그리고 "왕관을 쓴 긴 머리의 여인 형상"인 도형의 이미지 일 것입니다.
법원의 판결도 그러했고요...
상표의 정의를 다시 언급하자면, 타인의 상품을 식별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표장(標章)으로 표장에는 기호, 문자, 도형, 소리, 냄새, 입체적 형상, 홀로그램ㆍ동작 또는 색채 등으로서 그 구성이나 표현방식에 상관없이 상품의 출처(出處)를 나타내기 위하여 사용하는 모든 표시를 말합니다.
상표에서 요부는 다른 구성 부분과 상관없이 그 부분만으로 일반 수요자에게 두드러지게 인식되는 독자적인 식별력 때문에 다른 상표와 유사여부를 판단할 때 대비의 대상이 되는 것이므로, 상표에서 요부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그 부분이 분리 관찰이 되는지를 따질 필요 없이 요부만으로 대비함으로써 상표의 유사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은 Mt.RAINIER의 상표에서도 같이 적용됩니다.
이제 두 상표가 다른 상표인지 확실히 이해가 되시죠?
물론 상표의 요부 뒤 동심원과 색에 의한 유사성을 지닌 듯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COFFEE라는 문구와 원형으로 둘러싼 문구의 구성 등은 기타 많은 상표에서도 활용하고 있는 일반적인 상표의 구성 방식으로 누구의 독점 배타권을 지니지 못하는 통상적인 구성이 됩니다.
따라서 녹색 동심원의 경우 상표의 표장이 될 수 있지만 타인의 상품과 식별하기 위한 표장은 아닐 수 있다는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