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_04. 저작권이 가지는 재산권의 이해
저작권은 단순히 창작물을 보호하는 장치를 넘어, 저작자의 창작 의욕을 고취시켜 국가 전체의 문화 발전과 과학·산업의 진흥을 동시에 꾀하기 위해 도입된 권리 체계이다. 그중 저작재산권은 복제권, 공연권, 공중송신권, 전시권, 배포권, 대여권, 2차적 저작물작성권이 있다.
---
➜ ‘원저작물’을 새로운 유형물에 복사하거나 그 내용을 변형·재생산하는 행위를 다룬다.
+ 복제권 (제16조)
인쇄·채록·녹음·촬영·복제장치 이용 등으로 저작물을 복제할 수 있는 권리
--> *사례:
화가의 회화 작품을 미술관 브로슈어나 전시 도록에 수록하기 위해 사진 촬영·인쇄하는 경우,
작가의 조각 작품을 화보집에 3D 스캔·재생산하여 수록하는 경우
+ 2차적 저작물작성권 (제22조)
번역·편곡·각색 등 원저작물을 바탕으로 새로운 2차적 저작물을 작성할 수 있는 권리
--> *사례:
회화 작품을 모티프로 삼아 일러스트·포스터·굿즈 디자인을 제작하는 경우
유명 미술작품을 현대적으로 리디자인하여 AR(증강현실) 콘텐츠로 재탄생시키는 경우
➜ 복제된 저작물을 어디서·어떻게·누구에게 제공·공개·방송(송신)·상연(공연)·전시(전시)·대여(대여)할지에 관한 권리와 규율이다.
+ 배포권 (제20조)
복제된 저작물을 판매·양도·대여 등의 방법으로 공중에 제공할 수 있는 권리
--> *사례:
작가가 직접 제작한 에디션 프린트를 갤러리나 온라인 숍을 통해 판매하는 경우,
미술관이 전시 도록이나 머천다이즈 상품(엽서, 아트카드 등)을 판매하는 경우
+ 대여권 (제21조)
복제된 저작물을 대여 형식으로 공중에 제공할 수 있는 권리
--> *사례:
지방 소규모 전시를 위해 원본 그림의 복제판(프린트)을 일정 기간 빌려주는 아트 렌털 서비스
기업 로비나 호텔·카페 등에서 순환 전시용으로 미술작품 복제물을 대여하는 경우
+ 전시권 (제19조)
회화·조각·사진 등 순수 미술 저작물을 원본 그대로 전시할 수 있는 독립적 재산권
--> *사례:
갤러리나 미술관에서 원작을 직접 걸어 두고 관람객에게 공개 전시하는 경우
아트 페어에 출품된 캔버스 회화 작품을 작가 동의 하에 전시하는 경우
+ 기타:
공연권(제17조), 공중송신권(제18조) 등 모든 저작물에 공통으로 부여되는 권리도 있으나, 미술 분야에서는 위 다섯 권리가 핵심적으로 활용된다.
이들 재산권은 일부 또는 전부를 양도·등록할 수 있어 제삼자에 대해 권리 효력을 주장할 수 있다(제54조). 또한 이용 허락(license)을 통해 소유(ownership)와 이용(use)을 분리함으로써, 저작자는 권리를 유연하게 관리·운용할 수 있다(제46조).
본장(2장) 4절에서는 특히 복제계열 권리에 초점을 맞추어, 미술저작물의 ‘원본 복제’와 ‘파생 창작’ 과정을 법리가 어떻게 보호하는지 살펴본다.
복제권은 대륙법계(유럽·한국)와 영미법계(미국) 모두에서 저작재산권의 핵심으로 꼽히는 만큼, 먼저 그 중요성과 구체적 적용 방식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타, 배포·전시·공중송신 등 공중이용·전파계열 권리는, 작품이 시장에서 ‘어떻게 유통·공개’되는지를 다루는 내용으로, "4장「미술품 거래 시장에서 질문들」"에서 보다 실무적인 관점에 들어가 다뤄 본다.
“복제”란 사전적으로 ‘본디의 것과 똑같이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저작권법은 이를 좀 더 구체화하여, "인쇄·사진 촬영·복사·녹음·녹화 그 밖의 방법으로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유형물에 고정하거나 유형물로 다시 제작하는 행위(제22호)"로 정의하고 있다.
복제권의 보호 대상은 형태가 있는 매체가 아니라, 그 매체에 구현된 ‘무형의 저작물’ 그 자체이다.
유형매체는 저작물을 전달·열람하기 위한 수단일 뿐, 보호의 초점은 저작물의 아이디어·표현에 있다.
따라서 무형의 저작물을 다른 매체로 옮기는(복제하는) 모든 행위가 복제권의 적용 대상이 된다.
저작자(작가) 원칙적으로 회화·조각·사진 등 모든 미술저작물의 복제권은 저작자에게만 부여된다.
권리 양수인 또는 라이선시 저작자는 복제권의 전부 또는 일부를 양도하거나(저작권 양도 계약) 이용허락(license)을 통해 특정 기간·범위에 한해 타인에게 복제권을 부여할 수 있다. (이 경우, 양수인·라이선시 역시 해당 복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저작인접권은 음악 등 일부 분야에만 음악에서는 공연자·음반제작자·방송사업자 등이 저작인접권을 갖지만, 순수 미술 분야에는 별도의 ‘인접권’ 규정이 없으므로, 미술가 이외의 주체가 복제권을 가지려면 반드시 계약(양도·이용허락)을 통해야 한다.
+ 물건 소유권:
내가 ‘구매’하여 소장한 원작(캔버스·조각·사진 인화물 등)에 대해 전시하거나 양도·매매·대여(제20·21조) 할 수 있는 권리다. 그러나 이 소유권이 “원작을 복제할 권리”까지 포함하지는 않는다.
+ 저작재산권(복제권 등):
물건을 소유했다고 해서 저작자의 복제권이 자동으로 이전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당신이 화가 A의 원작을 샀다고 해도 그 그림을 ‘사진으로 찍어 엽서·머천다이즈용으로 인쇄·판매’하려면 저작자로부터 별도 복제권 이용허락을 받아야 한다.
다만, 저작권법상 사적 복제(비영리·가정 내 이용)는 일정 범위에서 예외로 인정되므로 집에서 개인 소장용으로 사진을 찍어 디지털로 보관하는 등의 경우는 가능하다.
단, 사적 복제로 인정되는 범위를 넘어 인터넷에 게시하거나 유료로 배포·판매하는 순간 이는 복제권 침해가 성립된다.
* 디지털 환경에서의 복제(대법원 2018. 11. 15. 선고 2016다 20916 판결)
이른바 “동시접속 라이선스” 사건에서, 피고 소프트웨어가 사용자 RAM에 일시적으로 복제되는 행위가 ① 저작권법 제2조 제22호가 규정한 ‘일시적 또는 영구적 고정’에 해당하고, ② 저작권법 제35조의 2의 면책(“일시적 복제 허용”) 요건인 ‘원활·효율적 정보처리를 위한 불가피한 과정’으로 보기 어려워 복제권 침해를 인정했다
컴퓨터 시스템에서는 ‘일시적 고정(스트리밍 캐시)’조차 곧바로 “직접적인 감상”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인터넷 스트리밍 중 발생하는 일시적 복제일지라도, 원칙적으로 무단 복제로 간주될 수 있다.
갤러리 전시 공간에서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라고 안내하는 경우에도, 이는 전시 허가 계약에 따라 전시 홍보 목적의 촬영만을 허락한 것이지, 복제권 전부를 양도한 것은 아니다.
온라인 경매(옥션)나 판매 플랫폼에 작품 이미지를 올릴 때도, 저작권자는 해당 용도·매체·기간에 한정된 복제 및 공중송신 허락만을 부여할 뿐, 복제권 전체를 이양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각 용도별로 “어떤 복제 행위”에 대해 “어떤 범위까지” 허락된 것인지를 계약서나 이용약관에 명확히 기술해야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
미술저작물에 관한 복제권은, 통상적인 문학·음악 저작물과 마찬가지로 저작권자의 명시적 이용허락 없이는 행사할 수 없다. 다만 미술에서는 원본의 소유권과 이미지·인쇄물 등의 복제권이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소유자라 할지라도 복제권을 갖기 위해서는 별도의 라이선스 계약이 반드시 필요하다.
전통 회화가 인쇄물이나 디지털 이미지로 대체될 때 원본의 ‘현장성·진품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반면, 복제는 대중 확산 및 팬덤 형성에 기여할 수도 있어 복제권의 엄격한 행사와 전략적 라이선싱 간 균형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미술가와 컬렉터·갤러리 모두 소유권과 복제권을 명확히 구분함으로써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특허권과 상표권은 특허청 심사·등록을 마쳐야 비로소 효력이 발생합니다.
반면 저작권은 창작 행위가 이루어지는 그 순간 자동으로 발생하는 ‘무방식 주의’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특허권과 상표권은 등록 절차를 거친 후 특허공보(공식 관보)를 통해 누구나 조회할 수 있도록 공개됩니다.
저작권은 별도의 공고나 등록 절차가 없으며, 창작 즉시 권리가 생기지만 등록 제도가 분쟁 방지를 위해 권장됩니다.
특허권·상표권은 등록이 권리 획득의 전제조건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필수입니다.
저작권은 보호 요건이 등록이 아니라 ‘창작’ 그 자체이며, 다만 분쟁 시 창작 시점을 명확히 하기 위해 등록을 선택적으로 활용합니다.
특허권은 ‘실시(implementation)’라는 용어로 기술을 실제로 활용하는 행위를 권리의 핵심으로 삼습니다.
상표권은 ‘사용(use)’을 통해 상품이나 서비스에 상표를 적용했을 때 권리가 행사됩니다.
저작권법은 ‘이용(use)’이라는 포괄적 개념을 쓰며, 복제·공중송신·전시·배포·2차적 저작물 작성 등 다양한 형태의 이용 행위를 모두 포함합니다.
특허나 상표 분쟁에서는 ‘등록된 공고문’이 객관적 증거 자료가 되며, 고의·과실이나 유사성(특허의 균등론, 상표의 유사 판단)을 중심으로 판단합니다.
저작권 분쟁에서는 ‘언제·어떻게 창작되었는지’가 핵심 증명 과제이고, 침해 여부는 실질적 유사성이나 구체적 이용 형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특허·상표권은 등록을 거치지 않으면 아예 권리를 행사할 수 없지만, 저작권은 등록 여부와 상관없이 창작과 동시에 권리가 주어진다.
특허는 기술을 ‘실제로 사용’한 시점, 상표는 상품·서비스에 ‘실제 적용·거래’된 시점이 핵심이지만, 저작권은 복제·전시·전송 등 모든 이용 행위가 곧 권리 행사가 될 수 있다.
등록 공고가 있는 특허·상표권은 침해 여부를 비교적 명확히 따질 수 있으나, 저작권은 창작 시점 입증과 실질적 유사성 판단이 필요해 다각적 분석이 요구된다.
저작권 등록 활성화 권리자를 찾기 어려운 ‘고아저작물’ 문제와 분쟁 시 ‘등록된 저작물’이 증거로 활용되는 점을 고려하여, 보호기간·권리변동 공시(제40·54조) 및 손해배상 청구(제125조의 2) 제도를 강화하며, 저작권자가 스스로 등록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저작권 등록에 관심 있는 분은 한국저작권위원회 홈페이지의 ‘저작권 등록’ 안내 페이지에서 온라인·방문 접수 절차, 등록 유형(문서·영상·음악 등), 제출 서류, 수수료 등 구체적인 정보를 확인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