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_01. 예술품의 재산적 가치와 물품성
헌법 제23조의 재산권적 관점을 토대로, 미술품을 하나의 유형자산(tangible asset)으로서 물품(物件)에 해당한다고 보는 법리적 해석과, 헌법적 재산권 적용, 담보·임대차 설정 가능성, 경매·감정·세무·상속 시 평가 기준 등 실물로서 가지는 미술품의 다층적 성격을 법리적으로 검토하고, 특히 저작권법·민사법리 ·문화적·상징적 가치 관점에서 미술품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를 살펴본다.
먼저 “학문·예술 활동으로 발생한 결과물”이 인격적 권리(헌법 제22조 제2항)와 재산적 권리(헌법 제23조) 두 축으로 보호된다는 점을 분명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 예) 제22조 제2항은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제23조는 “모든 국민의 재산권”을 규정
따라서 이에 관한 보호 학설도 아래와 같이 나뉜다.
*견해 A: 제22조 제2항(학문·예술의 자유)를 기초로 해석, “헌법 제22조가 보장하는 학문·예술의 자유만으로 창작물에 대한 권리가 충분히 보호되므로, 별도의 ‘지식재산권’ 기본권을 추가 인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복제·배포 등 표현의 자유가 실질적으로 보장되려면 물리적·디지털 매체를 통해 유통 수단을 보호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 지식재산권 제도가 성립된다.”
*견해 B: 제23조(모든 국민의 재산권 보장), “헌법 제23조가 보장하는 ‘모든 국민의 재산권’ 조항에도 지식재산권 보호 근거가 있으므로, 창작물에 대한 배타적 지배권(지식재산권)은 단순히 표현의 자유의 파생적 수단이 아니라 헌법이 직접 보장하는 재산권의 한 형태로 추가 인정되어야 한다. 제22조는 인격적·자유권적 측면을, 제23조는 재산권적 측면을 각각 보장하는 상보적 근간이 된다.”
*절충적 견해: “제22조는 인격권, 제23조는 재산권적 측면”으로 각 조문의 기능을 분리하여 해석
- 국제 비교를 통해서도 학문·예술 활동을 재산적 가치로 보호할 타당성을 확인할 수 있다.
* 독일·브라질·이탈리아: 헌법에 ‘지식재산권’ 조문을 두어 재산권적 기본권으로 명시적 보호
* 미국·프랑스·일본: 표현의 자유 조항 아래 저작권·특허권이 기본권으로 해석되나, 실제로는 재산권적 보호 기능까지 아우르고 있음
--> 결론:
실질적 법치주의 국가 대다수가 “창작행위는 기본권”이라는 관점에서 제22·23조를 병렬 적용
--> 정리:
창작 결과물은 “인격권(자유권)”과 “재산권(소유권)” 양 측면으로 보호되어야 함
이 두 권리는 ‘지식재산권’이라는 단일 용어 아래 통합적으로 이해될 수 있으나, 헌법적 해석 차원에서는 제22조 vs. 제23조로 그 근거와 기능을 구분할 수 있음
1) 동산(動産)으로서의 미술품
민법은 “물건”을 유체물·전기적·자기적 에너지의 송·배전 설비 등으로 정의(제98조)하고, 미술품은 명백히 유체물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소유권·점유권·물권적 효용 전반(사용·수익·처분권)이 미술품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2) 소유권의 3대 권능과 미술품
사용권(전시·관람), 수익권(대여·임대·저작권 수익), 처분권(매매·증여·담보 설정)으로 구체화 됨
3) 의의
“단지 예술작품”이 아니라 “동산(物件)”으로서 거래·담보·상속·임대차 대상으로서 법적 안정성 확보
Tip:
한 저작물이 복수의 물품으로 구현될 때, 각각의 ‘물건성’과 ‘저작권성’은 어떻게 구분될까요?
동일한 디지털 일러스트가 액자에 넣혀 여러 크기·형태의 실물로 제작될 때, 원본 저작물(디지털 파일)과 각 실물 프린트(캔버스·종이 등)는 서로 다른 법적 지위를 갖는다.
* 저작권: 원본 파일과 복제물 모두 복제권·공중송신권의 보호 대상
* 물권: 각 액자 속 실물 프린트는 별도 ‘동산’으로서 소유권·담보권·임대차권 설정 가능
이처럼 “하나의 저작물”이 다양한 “여러 물품”으로 구현되면, 복제의 형식(디지털 ↔ 인쇄), 소유의 주체(저작자 ↔ 소장가), 권리의 내용(저작권 vs 물권)이 각각 독립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미술품 소유가 자산으로서의 의미가 있느냐에 대해서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모든 거래 대상은 ‘재정자산(財政資産)’으로서 가치를 지니며 그 거래를 통한 이익 혹은 주식이나 부동산과 같이 대체투자를 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해 놓고 이어갈 필요가 있다.
따라서 사적재화로서 미술품은 시세차익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 대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이런 전통적 자산평가 모형은 시장이 균형 상태이고 투자자가 합리적이며 위험을 비교 가능하다는 가정 하에 성립한다.
하지만 예술품의 경우는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예술품에 대한 감식 능력의 차이나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하여 시장 가격이 비효율적으로 결정될 수 있다는 점이 쟁점이다.
이처럼 미술품 시장에서는 전통적 금융자산과 달리 정보 비대칭과 낮은 유동성, 높은 거래 비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가격이 단순한 수요·공급 법칙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구매자는 제한된 과거 낙찰가 자료나 간헐적으로 제공되는 경매 보고서를 바탕으로 **내정가(reserve price)**를 설정하고, 여기에 약간의 ‘여유분’을 더해 실제 입찰가를 결정하는 사례가 흔하다.
또한, 작품 하나하나가 **유일·비대체성(non-fungibility)**을 지니기 때문에, 동일 작가의 유사 작품 간에도 품질·주제·보존 상태의 차이가 크고, 그에 따른 감정·평가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감정 수수료와 보험료, 운송·보관 비용 등 부대비용 역시 최종 가격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결국 미술품은 전통적 재정자산과 마찬가지로 ‘자산성’을 가지지만, 그 가치 측정과 시장 작동 방식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닌다.
정보의 불완전성(제한적 거래 기록·감정 보고서)
높은 거래 비용(운송·보험·감정·보관)
낮은 유동성(재매각까지 긴 대기 시간)
비대체성과 독특성(모든 작품의 개별 평가)
이러한 이유로, 미술품은 ‘투자의 수단’으로서 순수한 재정자산 모델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고, 고유한 시장 메커니즘을 따르는 자산으로 이해해야 한다.
1) 동산질권(質權)으로서의 예술품
민법 제329조 이하의 동산질권은 채무자가 제공한 동산을 담보로 채권자가 우선 변제권을 갖는 제도(제345조)이다.
1996년 하나은행은 국내 최초로 미술품에 질권을 설정하여 예술품의 미적·경제적 가치를 담보로 대출을 시도했으나, 진위·시가 감정, 화재·도난 보험, 보증인·감정 수수료 부담, 온도·습도 유지 공간 확보 등 과도한 절차와 비용 때문에 곧 중단되었다. 최근에는 하나은행이 서울옥션과 손잡고 ‘아트뱅킹’ 서비스를 시작하여 소장가 대상 자문·구매 특화은행 수장고를 활용한 보관·전시 미술품 담보대출, 교육·커뮤니티 협업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 협약은 디지털 기술과 경매시장 확대(서울옥션·K옥션 코스닥 상장)를 배경으로, 예술품의 질권 활용이 재조명될 조짐을 보입니다.
2) 동산담보법의 객체로서의 예술품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 도입으로 인도 없이 담보권 설정 가능 즉, 소유자가 계속 점유할 수 있도록 하여 담보권자의 보관 비용 부담 경감 등 새로운 담보 방식이 마련되었다. 그러나 활용 사례 부재: 소장자의 익명성, 제도 홍보 부족 평가 신뢰 미흡, 이용 주체 제한(법인·상인에 한정) 등으로 실제 대출로 연결되지는 못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 사례로 2023년 불거진 갤러리K ‘아트테크’ 사기가 있다. 갤러리K는 “매월 1% 고정 수익 보장”을 앞세워 투자자를 모은 뒤, 후발 투자자의 자금을 선발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전형적 폰지사기 수법을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https://www.chosun.com/economy/money/2025/02/19/77BUUANITSXFXWQIQIQWUY66ZY/?utm_source=chatgpt.com
이 사건은
담보권 객체로서 미술품 활용이 투자 사기로 전락할 위험을 알리는 사건으로 제도만으로는 정보 비대칭·신뢰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점 및 감정·평가 절차의 복잡성이 오히려 사기의 온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3) 과제
감정·평가 기준의 투명성 강화는 물론, 담보 설정자의 범위 확대 및 개인 소장가 참여 지원 투자자 보호 장치(표준약관·분쟁조정) 마련을 통해 예술품이 진정한 담보권 객체로서 안전하게 활용될 수 있는 제도적 토대를 구축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미술품 시장에서는 전통적으로 ‘구매에 의한 소유’가 중심이지만, 최근에는 임대차를 통한 재산적 활용 모델도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예컨대 오픈갤러리와 같은 플랫폼에서는 개인·기업이 미술품을 월 단위로 대여하여 공간을 꾸미고, 그 대가로 소유자에게 수익을 지급합니다.
1) 임대차의 경제적·법적 의미
**소장가(소유자)**는 사용권을 제3자에게 대여함으로써 전시·장식료 형태의 임대료를 수취할 수 있다. 작가입장에서는 작품이 더 많은 관람자에게 노출되어 홍보 효과를 얻고, 장기적 가치 상승에도 기여한다. 임대차는 민법 제674조(사용대차) 내지 제618조(임대차) 규정이 적용되며, 계약서에 대여 기간·대여료·보험·원상회복 의무 등을 명시해야 합니다.
2) 작가 보수제도(Artists’ Fees)의 도입
작가 보수제도는 전시·임대·복제 등 모든 형태의 미술활동에 대해 인건비·여비·재료비·운반비·저작권 사용료 등을 지급하는 제도이다.
※ 작가보수제도는 2017년 시범 도입을 시작으로 2019년 「예술인 복지법」 제5조에 따라 공공 지원 사업에 표준계약서 사용이 의무화되었고, 2020년부터 본격 시행되고 있다. 이에 관한 직접적인 쟁점은 8장에서 다시 다루기로 한다.
이러한 제도는 오늘날 대부분의 공공 전시는 표준계약서에 보수 조항을 반영하며, 민간 전시도 자율적으로 이를 따르고 있다. 하지만, 사설 전시·소규모 프로젝트에서는 여전히 보수 지급이 누락되는 경우가 있어, 이행률을 높여야 할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러한 과제가 남아있는 만큼, “누가, 어떻게” 미술품의 가치를 정확히 산정하는지 살펴보도록 한다.
“경매·감정·세무·상속 평가 기준”
미술품은 **비대체성(non-fungibility)**과 낮은 유동성을 지닌 실물 자산이기에, 그 가치를 신뢰성 있게 산정하려면 다양한 주체와 방법이 서로 보완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아래에 각 평가 주체별로, “단순 가격 측정”을 넘어 작가의 세계관, 갤러리 브랜딩, 컬렉터의 연대기 등 시장의 관계·해석·맥락을 반영하는 실제 사례를 곁들여 정리해 보았다.
1) 경매회사
+ 시세 비교법(comparative market approach):
·과거 경매 이력(동일 작가·유사 작품·시기별 낙찰가)을 비교하여 예상 낙찰가를 산정.
- 예시: 올해 프리즈 아트페어에서 낙찰된 A 작가의 신작이 2년 전 첫 경매 낙찰가보다 30% 오른 것은, 그 사이 갤러리 X의 집중 전시와 평론가 Y의 긍정적 해석 덕분이다.
+ 내정가(Reserve Price) 설정:
·판매자(소장가)가 최소 수용가를 제시하면, 경매사는 그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조정한다.
- 맥락: 내정가는 단순한 ‘하한선’이 아니라, 컬렉터 Z의 연대기 —“이 작품이 내 첫 컬렉션이었다”라는 스토리를 중시하는 수집가들에게도 중요한 기준점이 된다.
2) 공인 감정인(Art Appraiser)
+ 원가 가산법(cost-plus method):
제작 비용·재료비·작가 보수 등을 합산하여 평가액 산정.
- 해석: 여기에 작가의 세계관—특정 시기에만 사용하는 고유 안료나 기법—이 반영되면, 물리적 원가 이상으로 가치가 부여된다.
+ 수익환원법(income approach):
작품 대여료·전시료 등 발생 가능한 수익을 현재가치로 환산.
- 사례: B 작가의 대형 설치 작품은 기업 로비 전시로 월 200만 원의 대여료를 받을 수 있어, 5년 수익 환원 시 상당한 가치가 인정되었다.
+ 감정 보고서 작성:
감정인은 평가 방법론, 비교 사례, 시장 분석, 작가·갤러리·컬렉터 간 관계망 등을 문서화해 법적 증빙자료로 제출.
3) 세무 당국
+ 상속·증여세법 기준:
상속·증여 시 ‘시가(時價)’로 평가하되, 과세표준 신고서에 감정평가서를 첨부하고, 국세청 산하 미술품평가감정위원회 심의를 거침.
- 맥락: ‘명성과 희소성의 경제’ 관점에서, D 작가의 초기 작품은 희소성이 극단적이라 감정위가 별도 추가 심의를 요구하기도 한다.
+ 법인세·부가가치세:
기업이 거래·임대차 시 적용되는 부가가치세율(10%)·법인세 처리 방침이 별도 규정
- 팁: 기업 컬렉터는 플랫폼 투명성을 활용해 공시된 내역을 세무 신고에 활용할 수 있다.
4) 법원·분쟁조정기관
+ 법원 감정:
민·형사 사건(담보권 분쟁, 손해배상)에서 법원이 제3자 감정인을 지정하여 재감정 요청
- 예: 갤러리K 사건에서 피해자 측은 “이 작품은 B 작가의 전환기 대표작”이라는 갤러리 브랜딩 자료를 근거로 높은 가치를 주장했다.
+ 조정위원회 합의:
경매·감정 결과를 바탕으로 당사자 간 분쟁 조정을 유도하며, 관계망 회복을 시도.
5) 국제평가기준 동향
+ 국제 가이드라인
프랑스·스위스 ICA (International Confederation of Art) 지침 등 글로벌 맥락을 반영한 평가 표준을 비교·참조.
+ 투명성 강화 시도
블록체인 기반 거래 기록, 비교 사례 데이터베이스 공유 등으로 정보 비대칭 완화를 추진하며, 플랫폼 민주화 대립 논의를 보완하기도 한다.
이처럼 미술품 평가는 단순 가격 측정이 아니라, 작품이 자리한 관계망, 해석, 맥락을 종합해 “명성과 희소성의 경제”를 구현하는 과정이다.
이상과 같이, 미술품이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비대체성·낮은 유동성·높은 거래 비용을 지닌 실물 자산이라는 점과, 그 가치를 신뢰성 있게 산정하기 위해 경매·감정·세무·분쟁조정·국제 기준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작동하는지 알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