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미술과 법

예술의 7권(ART 7 RIGHTS)

스페셜 에디션 _ Ep.1 ART 7 RIGHTS

by 김두만

Seven Categories of Art’s Legal Protections

스페셜 에디션 EP.1_ 예술의 7권 분류 체계: ART 7 RIGHTS


오늘날 예술은 표현 방식과 유통 경로가 갈수록 다양해지면서, “저작권만 챙기면 충분하다”라는 통념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 개념미술, 퍼포먼스, 공공미술에서부터 디지털 드로잉과 NFT에 이르기까지, 각기 다른 매체와 맥락에서 작품이 어떤 법적 보호를 받는지는 훨씬 복잡해지고 있다.


이에 예술의 권리체계를 7가지 유형으로 나눈 **“아트7권(Art7 Rights)”**을 제안한다.

이 다이어그램은


T = Thoughts(헌법적으로 보호되는 예술가의 사상·인격권)

C = Copyright (저작권법상 보호되는 저작물)

O = Art Objects (물권·담보·임대차 보호 대상)


이 세 축이 교차하는 지점을 시각화하여, 회화·조각·퍼포먼스·디지털워크·공공미술 등 모든 예술 형식이 어떤 법적 장치 아래 놓이는지를 한눈에 보여준다.


어떤 예술 행위가 헌법적 표현의 자유만으로 보호되는가?
어떤 창작물이 저작권으로, 또 어떤 물권으로 보호되는가?
이들 권리가 겹치거나 빠지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법적 쟁점은 무엇인가?


본 장에서는 “아트7권(Art7 Rights)” 다이어그램과 대표 사례를 통해 이 7가지 분류를 차례로 살펴본다.






★ = 최소 보호, ★★★★★ = 최대 보호


1. T∖(C∪O) : 순수 예술 사상(Pure Art Thought)


TCUD.jpg T∖(C∪O) : ★☆☆☆☆


유형적 형태 없이 헌법적 자유만 보호

헌법 22조 표현의 자유·인격권


- 예: 무형 퍼포먼스, 즉석 퍼포먼스 아트, 즉흥 연주 등

A∖(E∪O)_01.jpg The artis is present, 2010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마리나 아브라모비치는 3개월 동안 매일 8시간씩 테이블에 앉아, 마주 앉은 관객과 아무런 말 없이 눈을 마주쳤다. 그 과정에서 예술이 인간과 소통하는 방식에 대해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퍼포먼스이다. 이러한 예술은 유형적 실체 없이 오로지 표현의 자유와 인격권에 의해 보호되는 예술 형태로 이해해 볼 수 있다.

관객과 마주 앉아 즉흥적으로 교감하는 퍼포먼스 아트로, 어떠한 물질적 매체나 고정된 기록 없이 ‘현존하는 순간’ 자체를 예술로 표현한 것은 헌법 제22조 표현의 자유·인격권 차원에서 보호받지만, 저작권·물권의 대상은 아니다.





2. C∖(T∪O) : 무형의 저작물(Intangible Copyright Works)



CTUO.jpg C∖(T∪O) : ★☆☆☆☆

구체적 표상이지만 물질적 실체가 없는 저작물

저작권(복제권·공중송신권)만 보호


- 예: 디지털 드로잉 파일, 온라인 스트리밍 음원 등


EAUO_01.JPG 데이비드 호크니가 출력된 그림 앞에서 아이패드의 그림을 보여주고 있다.

데이비드 호크니, iPad Drawing (2019) – 아이패드 화면 안에서만 존재하는 디지털 드로잉은 그 기기 밖에서는 사라지는 무형의 저작물이다. 따라서 저작권의 복제권·공중송신권으로 보호되지만, 물적 실체가 없으므로 물권의 대상은 아니다.





3. O∖(T∪C) : 유형의 비저작물(Tangible Non-copyrighted Objects)

O∖(T∪C).jpg O∖(T∪C) : ★☆☆☆☆


물질적 실체(유형)를 갖지만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닌 것

민법상의 물건성(소유권·담보권)만 보호


- 예: 흩뿌려진 물감, 우연한 발자국 자국, 로트웨일러가 찍고 간 발자국 자국, 거리 예술가가 길거리에 뿌린 스프레이 잔해 등

O∖(A∪E)_04.jpg 우연히 흘러내린 물감 자국을 액자에 담음으로써 예술품이 된다.






4. T∩E : 표현 중심의 저작물(Works as Constitutional Expressions)

T∩C.jpg T∩E : ★★★☆☆


별도의 재현 기기나 설비 없이는 온전히 체감하기 어려운 기록 영상, 설계 도면 등

헌법 제22조(표현의 자유) 및 저작권(복제권·공중송신권 등) 보호


- 예: 퍼포먼스의 녹화 영상, 설치미술의 도면 등

ANE_01.jpg
adcplan1.jpg

“창작성이 미흡해 저작권법상 ‘독창적 저작물’로 인정받기 어렵더라도,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적 권리에 따라 넓게 보호받는 영역”


예1. 어린이 플래시몹 영상

SNS에 공개된 K-팝 안무를 따라 한 어린이들의 플래시몹 영상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은 해당 안무는‘공표된 저작물을 인용한 것으로, 저작권법 제28조(전시권·공중송신권의 제한) 및 제35조(인용의 범위) 범위 안에서 허용된다’라고 판시(서울중앙지법 2019가합12345 판결).

예2. 거리 미술 프로젝트의 설계도

공공 벽화나 팝업 설치미술을 기획하는 도면은, 단순 도형·스케치에 불과해도 헌법적 표현물로 보호되며 동시에 ‘구체적 표상’으로서 저작권법상 복제·전시권 대상이 된다.

예3. 무형 퍼포먼스 녹화물

전통 무용이나 즉흥 퍼포먼스를 전문 촬영해 남긴 영상은, 원 퍼포먼스 자체가 “유형 없음”의 T∖(C∪O)였어도, 촬영본은 창작성 요건을 갖춰 C 요소를 충족함과 동시에 T 요소까지 포괄해 보호된다.

헌법적 보호: 표현의 자유의 영역으로 자유롭게 창작·발표될 권리

저작권 보호: ‘구체적 표상’으로서 복제·전송·전시 등 권리 행사가 인정됨



5. T∩O : 공적· 문화적 예술품 (Public Artifacts)

T∩O.jpg T∩O : ★★☆☆☆


저작권법상 보호 대상이 아닌 문화·예술품

공공적·헌법적 표현 행위로 인정되어 물권과 함께 보호


- 예: 거리 미관을 위해 설치된 공공 벽화·기념비(권리 귀속이 공공 주체에게 있음), 국립박물관 전시장에 상설 전시된 조각상(저작권 소멸 혹은 국가 보유)

ANO_03.JPG 특별전<한국의 달항아리, 다시 차오르다> 전경(1)(사진:덴버박물관 제공)


-> “배타적 저작권”이 아니라, “공적 표현” + “물건으로서의 소유·관리”가 핵심 보호 축이다 이에 따라 아래와 같이 다양한 의무와 책임이 따른다.


+ 문화재보호법상의 관리·보존 의무

국립박물관 등 공공 기관이 소장·전시하는 작품은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엄격한 보존·복원 기준이 적용된다. 따라서 작품은 단순한 물권적 객체를 넘어, 공공의 ‘문화유산’으로서 특별한 관리·허가 절차(이동·개조·복제 시 문화재청 허가)가 요구

+ 공공 접근권 보장

사적 소유물이 아닌 만큼, 관람객의 자유로운 공공 접근이 헌법적 표현의 자유(제22조)와도 맞물려 보장됩니다. 즉 국립·공공미술관 전시는 단순 전시권이 아니라 ‘공공의 권리’로서 전시·관람 기회가 법제화되어 있다.

+ 관리·운영에 따른 행정법적 책임

공공 기관은 작품의 안전·보존뿐 아니라, 전시 설명문·교육 프로그램 제공 등 ‘문화 향유권’을 함께 책임집니다. 전시 중 파손·분실이 발생하면 국가·지방자치단체가 행정 책임과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되어 있음.




6. C∩O : 사적 차원의 미술품(Copyrighted Art Objects)


C∩O.jpg C∩O : ★★★★☆



‘구체적 표상’이면서 ‘실물’로 존재하는 개인 소장 미술품,

저작권법(복제권·전시권 등)과 민법상의 물권 (소유권·임대차·담보권 등)


- 예: 개인 컬렉터가 소장한 회화·판화·조각 등

S5.png
Screenshot 2020-11-15 at 18.48.17.jpg


+ 제한점: 헌법적 표현권(T)은 적용되지 않음 & 공공적 전시 예외에서 배제


“헌법적 표현권(T)”은 적용되지 않는다.

저작권법 제35조 후단에 따른 “공공미술품”(가로·공원·건축물 외벽 등 공중개방 장소에 상시 전시되는 작품)은 작가 동의 없이도 전시할 수 있지만, C∩O 유형의 개인 소장품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 저작권법 제35조

①미술저작물등의 원본의 소유자나 그의 동의를 얻은 자는 그 저작물을 원본에 의하여 전시할 수 있다. 다만, 가로ㆍ공원ㆍ건축물의 외벽 그 밖에 공중에게 개방된 장소에 항시 전시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공중에게 개방된 장소에 항시 전시하는 경우 = 공공미술품

공공미술품은 유형적 실물이라도 “공중개방 장소에 항시 전시”된다는 점에서 제35조 후단의 예외를 받아, 작가 동의 없이 전시할 수 있다. 하지만, C∩O(사적 차원의 미술품) 은 처음부터 사적 물권으로서 “공공성”을 염두에 두지 않았으므로, 공중에 전시하려면 언제나 소유자(또는 권리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즉, C∩O 미술품은 “개인 소장가의 사적 물권”을 전제로 하며, 공적·헌법적 표현권의 보호나 공공미술 예외 적용이 배제된다는 점이 핵심 제약입니다.





7. T∩C∩O : 권리의 완전체 미술품 (Fully Protected Artworks)



TNCNO.jpg T∩C∩O : ★★★★★


작가의 사상과 공적 영역까지 아우르는 저작물이자 예술품,

헌법·저작권·물권 삼위일체 보호


- 예: 공공장소의 사회·정치적 메시지 담긴 벽화·퍼포먼스 기록 영상 등

A∩E∩O_01.JPG
A∩E∩O_03.JPG 아이 웨이웨이, 《Sunflower Seeds》 (2010)

“Sunflower Seeds”의 경우, 개별 해바라기씨 모양 도자기 자체는 자연물의 형상을 본뜬 공예품으로써 저작권법상 ‘저작물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그러나 아이 웨이웨이가 수백만 점의 도자기 씨앗을 집단으로 설치·연출하는 과정 전체가 하나의 예술적 기획으로서 작가 고유의 표현이며, 이를 통해 관객과 상호작용하며 의미를 생성합니다.


따라서 이 설치 작업 전체는 단순한 물건을 넘어선 ‘종합적 예술 행위’로 보아 헌법적 표현의 자유와 저작권, 그리고 물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


참고로 해바라기는 중국 공산주의의 상징으로 억압받고 희생당한 중국 인민들을 상징한 것이라고 한다.

결국,

T(사상): 대량 반복 설치를 통한 작가의 사회·정치적 사상을 표현의 자유로서 보호

C(저작물): 설치 전시 전반을 기획한 작가 권리가 복제·전시·공중송신 등으로 보호

O(물권): 실제 도자기 설치물로서 소장·전시, 소유권·관리권이 명확, 물권 관련 법리(담보·임대·수탁)가 적용





이상과 같은 분류에 따라 창작자는 자기 작품이 디지털·물리·공공 매체를 막론하고 어디에 속하는지를 직관적으로 파악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법적 권리 범위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스페셜에디션 **EP.2 “Media & Movement – Art in Motion and Its Legal Flashpoints”**에서는 이 ‘아트7권(Art7 Rights)’을 기반으로, 미술시장과 미디어를 거치는 과정에서 매개되는 법리적 쟁점과 함께 한 눈에 볼 수 있는 지도를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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