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학술지에서 찾은 직장생활 꿀팁
심리학자에게 운동을 추천 받은 적이 있는가?
운동은 신체적 효과를 넘어서 심리적, 사회적 장점이 매우 분명하다. 운동은 신체적으로는 우리 몸에 에너지와 활력을 주고 수면의 질을 높인다. 심리적으로는 노르에피네프린계에 영향을 미쳐 정신을 맑게 하고 계획을 세우거나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운동으로 활성화된 세로토닌계는 불안과 스트레스를 떨어뜨리고 자존감을 높인다. 세로토닌계는 유산소 운동을 할 때, 더욱 활성화된다. 사회적으로는 운동을 매개로 사람들과 교류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
물론, 이 모든 효과를 자발성을 전제로 한다. 통제감이 상실된 운동은 더이상 운동이 아니라, 노동 중에서도 최악의 형태를 띤다. 이를 증명한 가장 유명한 실험은 쥐 두 마리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다. 쥐 두 마리를 각각 다른 쳇바퀴 속에 집어 넣는다. 1번 쥐는 스스로 쳇바퀴를 돌릴 수 있으나, 2번 쥐는 1번 쥐가 쳇바퀴를 돌 때에만 함께 뛰어야 한다. 그러나, 반대로 2번 쥐가 움직임은 1번 쥐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통제력을 상실한 2번 쥐는 스트레스에 취약하고 몸도 둔해졌지만, 1번 쥐는 더 영리해졌고, 날씬해졌으며, 털의 윤기를 더 반짝이며 매력적인 외모로 변했다.
그렇다면, 자발적인 운동을 전제로 할 때, 어떤 운동이 심리적 효과를 누리는 데 가장 적합할까?
누군가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면, 나는 세 가지 조건을 점검해 보라고 조언할 것이다. 첫째, 재미다. 우리 인간이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활동을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운동을 재미와 결합하면 앞서 언급한 심리적 효과를 더 크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신체를 보다 크게 쓸 수 있느냐고, 마지막으로는 스스로 운동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느냐다.
신체를 보다 크게 쓰는 것의 효과는 특히 직장인에게 도움을 줄 가능성이 크다. 신체를 크게 쭉 뻗는 것만으로도 목표 지향성이 높아진다는 흥미로운 연구가 있다. 독일 루트비히-막시밀리안 뮌헨 대학교(Ludwig-Maximilians-Universität in Munich) 심리학과 아그니에츠카 바이코프스카(Agnieszka Wykovska) 교수 등의 연구진은 우리의 행동이 정신 작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바이코프스카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특정 행동에 적합한 정신 작용이 있다. 예를 들면, 손가락으로 지시하는 행위는 사물의 밝기에 대한 감각과 연계되고, 팔을 뻗어 손으로 무언가를 잡는 행위는 사물의 크기와 연결된다. 다른 신체 기관을 쓰지 않고 손만 쓴다면, 밝은 대상은 손으로 가리키고, 크기는 손으로 만져봐야 안다.
연구자들은 사람들을 모아 세 그룹으로 나눠, 첫 번째 그룹에겐 팔을 뻗어 컵을 손에 쥐게 했고, 두 번째 그룹은 컵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게 했으며, 마지막 세 번째 그룹에겐 별다른 지시를 하지 않았다. 실험 결과, 아래 그림의 A와 같이 다른 크기를 찾는 과제에선 직전에 컵을 잡는 행위를 했던 사람들이 더 빨리 찾았고, B와 같이 밝은 대상을 찾는 경우는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사람들이 빨랐지만, 별다른 지시를 받지 않은 그룹은 두 과제 모두에서 뒤쳐졌다.
출처: Wykowska, A., & Schubö, A. (2012). Action intentions modulate allocation of visual attention: electrophysiological evidence. Frontiers in Psychology, 3, 379.
목표 설정하는 것은 방향성 즉,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것과 연관성이 높지만, 목표를 성취하는 것은 팔을 뻗어 잡는 것과 관련이 크다. 목표 지향적인 사고가 유발되려면 신체도 쭉 뻗는 방식으로 동기화되어 있는 편이 유리하다. 무언가를 달성하고 싶다면, 신체를 쭉 뻗어보자. 뮌헨대학교 심리학과 줄리아 피셔(Julia Fischer) 교수 등의 연구진은 몸을 최대한 확장한 상태로 자신감 있게 서있는 사람들이 확신이 없는 자세로 서있는 사람에 비해 훨씬 더 결단력 있는 모습을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결단력을 키우고 싶다면, 우선 결단력 있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Fischer, J., Fischer, P., Englich, B., Aydin, N., & Frey, D. (2011). Empower my decisions: The effects of power gestures on confirmatory information processing.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47(6), 1146-1154.).
자신감 있는 자세에서 쓴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글은 스스로를 더 낙관적이게 만들고, 최대한 큰 자세를 취한 사람들이 웅크린 자세를 취한 사람에 비해 칭찬을 들었을 때, 더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칭찬을 내면화하는 것은 칭찬의 내용보다 칭찬을 받을 때의 자세가 중요하다는 얘기다(Riskind, J. H., & Gotay, C. C. (1982). Physical posture: Could it have regulatory or feedback effects on motivation and emotion?. Motivation and emotion, 6(3), 273-298.). 정리하면, 신체를 보다 크게 쓰는 것은 일터에서 목표 지향적 사고를 높이고, 자신이 설정한 목표에 대해 낙관적인 기대를 유지하게 하며, 목표 달성을 위해 수행하는 자신에 대한 믿음을 향상시킨다. 신체를 보다 크게 쓰는 운동이 작게 쓰는 운동에 비해, 얻는 유익이 더 크다는 점을 기억하자.
마지막으로, 스스로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운동이 더 좋은 운동이다. 엔도르핀은 통증을 줄이고 불안을 달래주며, 특히 동기 부여와 관련이 깊은데, 운동의 강도가 높을수록 엔도르핀이 더 많이 분비된다. 순간적인 엔도르핀 분비량도 중요하지만, 엔도르핀이 분비되는 시간의 지속성 역시 중요하다. 그래서 운동은 강도 조절이 필요하다. 게다가 운동 강도 조절은 심박변이도(heart-rate variability)를 높여준다. 건강한 사람의 심박변이도는 때에 따라서 심박이 빨리 뛰기도 하고, 천천히 뛰기도 하며 다른 변이를 보인다. 하지만, 우울증 환자는 신체 기능에 관한 정보를 전달하는 미주신경(迷走神經, vagus nerve)의 활동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심장의 속도를 적절히 변화시키지 못한다. 여담이지만 세수를 하는 것은 간접적으로 미주신경을 자극해 심장박동수를 떨어뜨린다. 따라서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크게 느낄 때, 가장 빠른 처방은 세수다. 여하튼, 결론적으로 스스로 적절히 강도를 조절하며 할 수 있는 운동이 그렇지 않은 운동에 비해 낫다는 것은 분명하다.
세 가지 조건을 조합해 보자. 재미를 느낄 수 있고 신체를 최대한 뻗는 운동, 그리고 강도 조절, 이 모두가 가능하며 매일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운동이 최상이다. 예를 들어, 수영을 하더라도 개헤엄이나 신체를 제대로 활용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영법은 바람직하지 않다. 신체를 최대한 뻗지 않은 상태에서 강도도 적절히 조절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영은 좋은 코치로부터 가급적 큼직하게 쭉쭉 뻗으며 배우는 것이 좋다.
개인적으로는 복싱과 테니스를 즐기는 편이다. 복싱은 강도 조절과 신체, 특히 상체를 크게 뻗는 데 매우 적합한 운동이다. 테니스는 게임을 하며 재미를 느끼기 쉽고 강도 조절은 혼자 일방적으로 하기엔 조금 부적합하지만, 신체를 크게 활용하는 데엔 매우 훌륭하다. 폼이 작은 서브나 스트로크는 포인트를 획득해도 그다지 멋지지 않다. 당신도 세 가지 조건에 부합하는 운동을 찾아보길 바란다. 신체적 건강과 심리적 안정감은 물론, 직장 생활의 성취에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