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좋아하는 리더십 이론은 LMX(Leader-Member eXchange)다. LMX가 다른 리더십 이론에 비해 이론적 설명이 풍부하고, 무엇보다 직관적 설득력이라 할 수 있는 안면 타당도(face validity)가 탁월하기 때문이다. 리더십을 이론 차원에서 보면 크게 평균적 리더십 이론(average leadership style: ALS)과 리더-구성원 교환관계 이론(LMX)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평균적 리더십 이론은 리더의 일방적 영향력에 초점을 맞춰 집단의 구성원들이 동일한 영향을 받는다고 가정한다. 평균적 리더십 이론에 따라 리더십의 효과성을 알고 싶다면 리더의 행동이나 반응에 대한 전체 구성원에게 물어 평균을 구하면 된다. 하지만, 현실의 리더와 구성원의 관계는 그렇지 않다. 리더가 구성원들 각자와 차별적인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열손가락 깨물어 안아픈 손가락이 없다'는 조직에서 통하는 말이 아니다. 리더 입장에서 더 아픈 손가락이 있고, 구성원들 입장에서도 더 아픈 리더가 있는 법이다.
LMX는 사회심리학의 역할형성이론(role making theory)과 사회적 교환이론(social exchange theory)에 토대를 둔다. 두 이론의 조합으로 보면 리더십의 본질은 사회적 교환관계의 질에 따라 상호 간 역할이 형성된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 이때, 사회적 교환관계의 질이 높고 낮음에 따라 내집단(in-group)과 외집단(out-group)으로 구분될 수 있다. 교환관계의 질이 높은 내집단 구성원들은 신뢰를 받고 직무기술서에 명시된 계약관계의 내용 이상의 직무를 수행하려 하지만, 교환관계의 질이 낮은 외집단 구성원들은 공식적 지시에 따라 한정된 직무를 수행하며 리더와 사무적인 관계만을 맺게 된다. 대개 내집단 구성원들은 외집단 구성원에 비해 리더로부터 많은 관심과 인정을 받고 자신의 상사에 대해 높은 만족감을 나타내고 리더 또한 내집단 구성원과 보다 많은 상호작용을 한다. 리더는 대체로 내집단 구성원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신뢰와 자율성, 경력개발의 기회, 실질적인 혜택 등을 제공하고, 반대급부로 충성심과 헌신, 조직몰입을 요구한다.
그런데, 그간 LMX의 진단은 사회적 교환에 있어 사회성에만 집중했다. 다시 말해, LMX가 사회적 교환이론에 기초함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교환이 두가지 중요한 축인 사회적 교환과 경제적 교환으로 구성된 점을 간과했다는 뜻이다. 사회, 경제적 측면의 교환은 양극단에 있는 개념이 아니라, 각각 별도로 존재한다. 사회적 LMX를 SLMX(Social LMX), 경제적 LMX를 ELMX(Economic LMX)라고 한다면 SLMX는 기존 LMX 연구 성과와 일치율이 높다. 하지만 ELMX는 다르다. LMX 질이 낮은 집단이라고해서 반드시 ELMX가 높지는 않기 때문이다.
현대의 조직에서 ELMX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받는만큼만 일하는 조용한 사직이 유행처럼 번지고, 실제 젊은 세대가 즉각적인 보상에 대한 경향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기존에 거래적 리더십으로도 이러한 현상을 다룰 수 있지만, 척도의 타당도 면에서 ELMX가 현상을 진단하는 데 더 탁월하다 볼 수 있다. 거래적 리더십의 경우 명백한 경제적 교환 관계만을 내세우지 않고, 경제적, 심리적 거래 관계를 모두 포함하기 때문이다. 나는 SLMX와 ELMX가 모두 높은 리더가 특히 MZ세대 직장인들의 퇴직율을 낮추고 성과를 비롯한 조직시민행동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 특히 ELMX를 간과하는 리더는 높은 이직율에 결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국내에 LMX를 SLMX와 ELMX를 나눠 수행한 연구가 활발하지 않기 때문에(riss.kr에서 검색한 결과 국내 대학 논문은 단 1건이었고, 그나마 영문이었음) 관련 척도를 소개하는 것은 의미있겠다 생각해 이번 글에서 진단 척도를 번역해 소개한다(출처: Kuvaas, B., Buch, R., Dysvik, A., & Haerem, T. (2012). Economic and social leader–member exchange relationships and follower performance. The Leadership Quarterly, 23(5), 756-765).
<다음 진술에 동의하는 정도를 5점 만점으로 표시하시오>
1. 전혀 그렇지 않다 2. 약간 그렇지 않다 3. 보통이다 4. 약간 그렇다 5. 매우 그렇다
ELMX 진단
1. 나와 리더와의 관계는 한마디로 지시받은 대로 수행한다는 것이다.
2. 나는 리더와 개인적인 친분이 없다.
3. 나는 리더가 내게 어떻게 보상할지를 알고 있을 때만 추가적인 노력을 기울인다.
4. 내가 리더의 요구에 따르는 이유는 직장 내 체계상 공식적 지위가 있기 때문이다.
5. 나는 리더가 나를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민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고 현재 나를 위해 하는 행동에만 주목한다.
6. 나는 내가 기여한만큼 리더가 보상을 하는지 민감하게 신경을 쓴다.
7. 나의 리더는 주로 공식적인 권한에 따라 업무지시를 하며 나는 지시받은대로만 행동한다.
8. 나는 리더에게 공식적인 역할 외에 다른 역할을 기대하지 않는다.
SLMX 진단
1. 나는 장기적으로 리더가 나를 어떻게 대할지 알기 때문에 지금 더 열심히 일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
2. 나는 직장에서 내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까 걱정이다(r).
3. 나와 리더와의 관계는 상호 희생적이다. 때로는 받는 것보다 많이 주고, 때로는 주는 것보다 많이 받는다.
4. 내가 리더로부터 항상 인정받지는 못하더라도 앞으로 나를 잘 대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5. 나와 리더와의 관계는 상호신뢰가 바탕이다.
6. 나의 리더는 내게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다고 생각한다.
7. 나는 리더가 최대한 잘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8. 내가 오늘 하는 일은 장기적으로 리더와의 관계에서 도움이 될 것이다.
* (r)은 역문항으로 6점에서 응답한 점수를 뺀 점수를 기준으로 한다.
ELMX의 경우 평균 3.8 이상이면 높은 편이고, 2.3~3.7 사이면 보통, 2.2 이하면 낮은 수준이다. SLMX의 경우 평균 4.4 이상이면 높은 편이고, 3.2~4.3 사이면 보통, 3.1 이하면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