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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지 않으면 성격도 빨리 늙는다

by 박진우

만성질환과 성격 변화 연구에서 얻는 통찰


“운동을 하면 몸이 좋아진다”는 말은 익숙하다. 그런데 최근 연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운동이 우리의 성격을 지켜주는 방패막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1. 아픈 몸이 마음을 바꾼다


만성 호흡기 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단순히 숨이 차는 신체적 어려움만 겪지 않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과 어울리려는 힘(외향성)과규칙적으로 자신을 관리하는 힘(성실성)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성격의 이런 변화를 연구자들은 “악화된 궤적”이라 부른다. 결국 몸의 병이 마음의 구조까지 갉아먹는 셈이다.


2. 운동은 변화의 속도를 늦춘다


프랑스와 미국 연구진이 2,000명이 넘는 환자를 10년 넘게 추적한 결과, 운동을 꾸준히 한 환자들은 외향성과 성실성이 덜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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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uss, S., Heraud, N., Caille, P., Stephan, Y., & Canada, B. (2025). Physical activity and personality change in people with chronic respiratory diseases: Evidence from two longitudinal samples. Personality and Individual Differences, 247, 113389.


- 운동은 사회적 접촉의 기회를 늘려 외향성 감소를 완충했다.

- 운동 습관을 지키는 과정은 성실성 유지에도 도움이 되었다.


즉, 운동은 병이 빼앗아가려는 성격의 일부를 지켜주는 방패였다.


3. 성격을 지키는 것이 삶을 지키는 것


성격은 단순한 기질이 아니라 삶의 선택을 꾸준히 누적시키는 힘이다. 외향성이 줄면 사람을 피하고, 성실성이 떨어지면 자기 관리가 무너진다. 이 변화는 곧 건강 악화와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운동은 이 악순환을 늦추고, 내가 원래 가진 성격을 더 오래 유지하도록 돕는다.


4. 조직심리학적 메시지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리더가 성실성을 잃으면 약속과 규율이 흔들리고, 외향성을 잃으면 팀 분위기가 가라앉는다. 반대로 꾸준히 움직이고 자기관리를 실천하는 리더는 성격의 안정성을 유지하며, 이는 곧 팀의 심리적 안전감과 성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기업의 건강 프로그램은 단순한 복지가 아니라, 조직의 성격을 지키는 전략적 장치라 볼 수 있다.


“운동 좀 해라”라는 말은 이제 단순한 건강 조언이 아니다. “너의 건강한 성격을 지켜라”라는 의미다.
저녁 산책, 짧은 계단 오르기, 주말의 가벼운 운동 등 이런 작은 움직임이 몸뿐 아니라 마음의 궤적을 지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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