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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우 Apr 12. 2022

다이어트와 리더십의 공통점

<세계적 학술지에서 찾은 직장생활 꿀팁>

좋은 리더십을 꾸준히 실천하려면 기존의 행동을 새로운 행동으로 대체하려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미 형성된 오래된 습관적 행동을 멈추기는 어렵다.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람들 중 95퍼센트가 요요현상을 겪는다. 그리고 그 중 상당수는 원래 체중보다 살이 더 찐다.

심장마비를 겪은 환자 7명 중 1명만이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한다.

새해 계획을 세운 사람 중 25퍼센트는 일주일 만에 포기한다. 60퍼센트는 1개월 안에 포기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똑 같은 새해 계획을 열 번 정도 세우고 매번 실패한다.

기업의 변화 프로그램 중 70퍼센트는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사라진다.  

이러한 자료에서 보듯이 우리는 의지와 노력만으로 변화하기 어렵다. 플로리다주립대학교 심리학자 로이 바우마이스터(Roy Baumeister)는 의지만으로 나쁜 행동을 멈추는 것이 불가능함을 증명했다. 부적합한 행동을 없애려는 의지력을 발휘하지 말아야 한다. 부적합한 행동을 없앨 것이 아니라 그 행동을 다른 행동으로 대체해야 한다. 생산적인 회의를 원한다면 스마트폰을 없앨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을 놓고 수첩을 들어야 한다. 퇴근 후 소파에 누워 맥주 캔을 붙잡고 있다면 맥주 캔을 잡지 않겠다고 다짐할 것이 아니라 악력기를 두는 편이 낫다. 


현재 리더십이 부적합하다면 멈추려고 애쓰지 말자. 적합한 행동을 찾아서 대체해야 한다. 

뉴욕주립대학교 올버니캠퍼스의 심리학자 마크 무레이븐(Mark Muraven)은 행동의 변화에 의지력이 미치는 영향을 꾸준히 연구해 왔다. 무레이븐은 의지력을 학습 가능하다는 단순한 설명에 의문을 품었다. 배울 수 있다면 운전을 하거나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것처럼 일정한 능력이 꾸준히 발휘돼야 하는데 의지력은 항상 똑같지 않았다. 퇴근 후 운동을 하러 가는 날도 있지만 소파와 물아일체가 되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도 있다.


무레이븐은 의지력은 학습의 영역이 아님을 밝히기 위해 아주 창의적인 실험을 계획했다. 끼니를 거른 학생들에게 ‘미각을 테스트하는 실험’이라고 속이고 달콤한 쿠키와 아무런 맛도 없는 무를 각기 다른 그릇에 담아 학생들 앞에 두었다. 절반의 학생에게는 쿠키만 먹고 무를 무시하라고 하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무만 먹고 쿠키를 무시하라고 지시했다. 무를 무시하는 것은 의지력을 요구하지 않지만 끼니를 거른 상태에서 갓 구운 쿠키를 무시하는 것은 의지력이 필요한 일이다. 5분 후, 연구자는 15분 동안 답이 없는 퍼즐을 풀게 했다. 쿠키를 먹은 학생은 평균 19분을 매달린 반면 무를 먹은 학생은 평균 8분을 버텼다. 맛있는 쿠키를 먹은 집단은 답이 없는 퍼즐을 푸는 데 쓸 의지력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달콤한 쿠키의 유혹을 참는 데 의지력을 이미 써 버린 학생들은 퍼즐을 풀 의지력이 남아 있지 않았다.


무레이븐은 의지력이 기술이 아니라 팔이나 다리의 근육 같다고 말한다. 


많이 쓰면 피로해지기 때문에 다른 일에 의지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권 주자로 거론되던 유력한 정치인이 미투와 같은 사건으로 한번에 나락에 빠지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무레이븐의 이론으로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무레이븐은 성공한 사람들이 성추행이나 혼외정사에 빠지는 확률이 높은 것의 원인을 의지력에서 찾는다. 수없이 많은 역경을 의지력으로 극복한 사람은 결정적 순간에 더 이상 유혹에 견딜 의지력이 남아 있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유능한 의사가 터무니없는 실수를 힘든 수술 이후에 저지르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가족의 중요한 진료나 수술이 있다면 가급적 담당 의사의 의지력이 충분한 시간으로 당길수록 유리하다. 나는 아무리 가벼운 수술이라도 가족의 수술이 필요할 때는 항상 맨 처음 수술로 예약하라고 얘기한다.


효과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행동을 알았다 하더라도 꾸준히 실천하기는 무척 어려운 일이다. 의지력만 가지고 될 일은 더욱 아니다. 기존 행동을 대체하고 기초 체력을 강화하거나 리더십 행동을 위한 의지력을 남겨 두지 않는다면 지속적 행동은 어렵다. 운동은 기초 의지력 강화에 매우 도움이 된다.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은 의지력이 쉽게 약해지지 않는다. 운동은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리더십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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