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돌풍은 대사량이 엄청나게 많은 만큼 명대사가 많다. 각 인물별 명대사 속에서 정치현실뿐 아니라 직장생활도 엿볼 수 있었다. 총리 박동호의 명대사로 돌풍 명대사 직장인 해설 시리즈를 시작한다.
불의에 맞서는 주인공 총리 박동호. 명대사가 제일 많다. 심각한 표정과 일상적으로 쓰지 않는 대사로 어색함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의 명대사는 곱씹을수록 그 의미가 마음속 깊이 다가온다. 현실에 순응하지 않고 기존 정치세력과 싸우는 총리 박동호를 통해 직장 내 부조리와 관행에 순응했던 일꾼으로서의 시간을 뒤돌아보게 된다.
전직 대통령을 성역화하는 건 살아남은 자들의 유산 싸움 아닙니까? 그 유산! 여러분들이 사이좋게 나눠 가지세요.
저는 장일준의 부채를 감당하겠습니다.
예전처럼 선망의 대상은 아니지만, 여전히 임원은 일꾼에게 꿈의 자리이다. 임원이 된다는 것은 선택받은 축복이지만 밝은 빛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임원이 되면 전 임원의 성과는 자신 것으로 만들고, 좋지 않은 것은 모른 척한다. 자신의 성과를 만들려고만 노력한다. 임원이 바뀔 때마다 매번 겪는 일이기에 살아남기 위한 당연하고 현명한 처신이라 여겼다.
총리 박동호가 두 눈을 부릅뜨고 '저는 부채를 감당하겠습니다' 라는 대사를 듣는 순간 새로운 세계를 보았다. 새로 부임한 임원은 기존에 부진한 사업이나 어려움이 있는 일은 도려내어 없었던 일로 묻어버린다. 그동안 쏟아부은 노력과 이를 통해 축적된 경험은 모두 사라져 버리게 된다. 실패를 통한 경험이 축적이 되어 미래의 성공으로 이어져야 하지만 회사의 자산이 되지 못하는 손실이 반복되고 있다. 회사가 변화하기 위해서, 발전하기 위해서 성과뿐 아니라 실패라는 부채도 부둥켜안아야 함을 깨달았다.
임원을 꿈꾸는 자 부채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성과 좋은 임원의 줄을 잡아 임원이 되는 것이 기존의 성공방정식이다. 선배 임원의 성과 유산을 물려받고자 노력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성과의 열매는 누구나 이어받을 수 있지만 부채를 감당할 수 있는 인재는 흔치 않다. 성공한 임원의 유산을 나눠 받고자 치열하게 경쟁하느라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피하는 부채를 떠안는 길이 더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거칠고 꼬부라진 길 일지도 모르나 일꾼이 성공하는 더 빠른 지름길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하게 된다.
꽃 길만 걸으려 했던 나를 돌아본다. 성공한 선배의 유산만을 물려받으려 애쓰던 나를 돌아본다. 남이 던저주는 유산이 아닌 부채를 떠안을 용기를 내어 본다. 내 삶의 새로운 돌풍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