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시 한 편, 출근 시
줄 잘서면
꿀이 줄줄
보직임명 발령이 떴다. 순간 사무실이 웅성웅성 거린다.
'꼰대 일꾼이 기획팀장이 됐어.'
'당연히 숙련 일꾼 아니었어?'
'꼰대 일꾼 부사장님 라인 이잖아'
'역시 줄을 잘 서야 돼'
'인O대, 재경출신. 역시 인재라인!'
'인재(人材)인지? 인재(人災)인지?''
'다시 편입이라도 해야하나? ㅋㅋ'
유치원에서부터 줄 서기를 배운다. 한 줄로 차례차례! 군대에서는 칼같이 도열하여 줄을 맞추지 않으면 혼쭐이 난다. 사회 생활을 시작하며 줄서기의 중요성을 뼛속까지 체감한다. 사람은 태어나 줄서기로 시작해서 줄서기로 마무리하는 것일까?
출근 길. 지하철을 기다리며 줄을 선다. 지하철이 도착한다. 문이 열린다. 내가 선 줄에 빈자리가 여러 개 있다. '앗싸! 오늘 줄서기 성공!' 든든한 동아줄은 없지만 스스로 줄을 만들어 간다. 작은 성취감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출근 길, 출근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