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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수명 ; 빛나는 별, 수명 긴 별

당신의 선택은?

by 심 취하다
빛나는 별이고 싶은가요?
수명이 긴 별이고 싶은가요?


인정받고 싶다. 높은 성과 등급를 받고 진급을 하고 더 높은 급여를 희망한다.

"일꾼에게 낙이 뭐가 있겠어? 진급, 인센티브 아니겠어,"라고 말하고는 한다.


임원들과 대면이 잦고 인정받던 나를 동료들은 부러워했다. 인사평가는 늘 잘 받았으며, 단 한 번의 진급 누락 없이 차곡차곡 올라가다 특진과 함께 공채 첫 팀장의 명예를 안기도 하였다. 인사평가, 진급에 대한 어려움을 겪어보지 않았기에 동료들의 상처에 동병상련의 아픔을 나누지 못하였다. 대신 별 이야기로 동료를 위로하고는 하였다.


"나는 조금 먼저 빛나고 있을 뿐이야. 별을 빛나게 하는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데. 남들보다 먼저 빛나고 더 밝게 빛나면 먼저 빛을 잃게 되는 것이지. 너는 아직 빛을 위한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축적하고 있으니 시간이 지나 더 밝게 더 오래 빛날꺼야."

이렇게 말하면서도 사실 속 마음은 '나는 계속 밝게 빛날 거야! 난 특별하니깐!'이라고 주문을 걸었다.

과학적으로 별의 수명은 별의 크기에 영향을 미치는 질량에 의해 좌우된다.


질량이 큰 별이 작은 별 보다 수명이 짧다


질량이 큰 별이 에너지 원료가 되는 수소가 더 많으니 더 오래 빛을 방출할 것 같지만, 단위 시간당 소모하는 에너지가 더 많기 때문에 질량이 작은 별 보다 수명이 짧다. 질량이 작은 별은 에너지를 적게 갖고 있지만 단위 시간당 빛으로 내보내는 에너지가 훨씬 적어 오랫동안 스스로를 밝힐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일꾼의 수명이 별의 수명과 같구나


장수 일꾼을 떠올려본다. 주어진 일을 묵묵히 수행하지만 눈에 띄지 않는다. 과욕을 부리지 않는다. 동료들과 경쟁하지 않는다. 질량이 작은 별처럼 은은한 빛을 내며 존재감을 유지한채 살아남는다.

스타 일꾼은 어떠한가? 열정적으로 에너지를 쏟아부으며 눈부시게 활약하고자 애쓴다. 큰 별처럼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며 태양과 같은 항성인 양 빛을 내뿜는다. 대부분의 스타 일꾼은 너무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여 빛을 발산하여서 인지 2~3년 버티기 어렵다.


동료들이 희미한 불빛으로 근근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때, 밝게 빛났던 지난날을 생각한다. 밝은 불빛 덕분인지 먼저 다가오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그것이 나의 사교성과 능력이라 착각했다. 아니다. 나는 단지 남들보다 능력과 에너지를 과다하게 사용하여 임의적인 빛을 발산하고 있었던 것이다. 에너지가 소진되었는지 어느 순간 나의 불빛이 희미해져 사그라졌다. 주위를 감싸던 인파는 이내 고요해졌다.


희미한 빛으로 근근이 자리를 지키며 뒤처져 있던 동료들이 빛의 밝기를 높이며 빛나고 있다.

별의 수명을 떠올린다. 더 이상 희미한 빛에 실망하지 않는다. 지금의 사그라드는 불빛은 에너지를 너무 많이 소모했기 때문이며, 다시 빛나기 위해 에너지를 축적하고 있는 시간임을 알기에. 동료의 빛남을 이제 시기하지 않는다. 그 불빛이 영원하지 않음을 알기에. 그 불빛이 희미해져 갈 때면 내가 에너지를 발산하며 밝은 빛을 뿜어낼 것을 알기에.


혹시 사그라지는 불빛에 실망하고 있나요?

눈앞에 빛나는 별들을 부러워하고 있나요?

이 시기가 지나면, 다음 차례는 당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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