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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미움받고 확실히 사랑받을래

2:6:2법칙? 2:8법칙?

by 심 취하다

텔레비전을 켰다. 청룡영화제가 나온다.

'이건 연말에 하는 시상식 아닌가? 벌써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하는 시기이구나'

이제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한다. 영화 예술인에게 청룡영화제가 있다면 직장인에게는 인사평가가 있다. 과거에는 성과평가 위주였으나, 점점 다면평가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성과평가는 업무 실적이라는 객관적인 수치가 있고 평가자는 직속 상사로 정해져 있으니 평가 결과에 대해 이유를 나름 분석할 수 있다. 남들보다 성과가 저조하다거나, 팀장 또는 실장과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이유 등 어느 정도 추정 가능하다.


다면평가는 어떠한가? 불특정 다수이다. 여러 동료들이 블라인드로 평가를 하니 누가 점수를 나쁘게 주었는지, 어떤 항목에 대해 불만족인지 알 수가 없다. 다면평가 어떻게 해야 하나?


다면평가?
미소짓고 양보하고 화 안 내고
모든 동료 친해져야 하는 거야


2:6:2의 법칙이 있다. 열 명 중 둘은 우호적이고, 여섯은 관심이 없으며 나머지 둘은 나를 싫어하는 것이다. 그러면 나를 싫어하는 둘을 찾아내어 나의 편을 만들면 될까?

아니다. 자연의 법칙상 다시 나를 싫어하는 새로운 둘이 생긴다. 그럼 이대로 다면평가 점수를 내버려 두어야 할까?


2:8 팔레트 법칙으로 이 상황을 돌파하는 것을 제안한다. 나에게 우호적인 둘의 관계를 열렬히 사랑하고 믿는 단계로 더 발전시키는 것이다. 나를 싫어하는 둘을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며 실패할 확률도 높다. 이 에너지를 우호적인 둘에게 투자하여 그들에게 열렬히 사랑받자. 둘과의 돈독한 관계는 나에 대한 좋은 평판으로 퍼지게 된다. 나에게 관심이 없거나 미워하는 여덟의 마음도 흔들려 이미지가 개선이 될 것이다.


때로 나를 미워하는 두 명에게 상처받고 신경 쓰느라 나를 좋아하는 둘과의 관계도 소홀해져 거리가 멀어지는 실수를 하기도 한다. 이제 2:8 팔레트 법칙으로 열렬히 팬에게 집중해 보자.


대충 미움받고 열렬히 사랑받자
2:8 팔레트 법칙으로!




다면평가 결과가 실망스러운 적이 있었다. 2:6:2 법칙을 떠올리며 나를 싫어하는 사람은 있는 게 자연의 법칙이라 스스로 위로했다. 변명이 되지 않는다. 다른 사람보다 점수가 낮기 때문이다. 나를 극렬히 싫어하는 20% 가 나에게 극악무도한 점수를 주었거나, 60% 인원도 나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다고 해석된다.


'적을 만들지 말라'는 충고를 자주 들었다. 성과 지향적인 업무 스타일은 좋은 결과로 이어져 직속상사에게 인정을 받았다. 때론 독선적인 태도로 적을 만들거나 견제를 받았다. '미움받을 용기'를 이야기하며 웃어넘겼다. 한 해 두 해 이런 이미지가 살포시 쌓이고 쌓여 실망스러운 다면평가 결과를 초래했다.


내게 필요한 건
미움받을 용기가 아닌
대충 미움받을 지혜이다.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

첫째, 2:6:2법칙에서 나를 싫어하는 둘에게 극렬한 미움을 받는 것이 아닌 대충 미움받기 위해 성과 지향이 아닌 동료도 함께 바라보자.

둘째, 2:8 법칙으로 내가 좋아하는 20% 와 더 좋은 관계를 맺어 내년도 다면평가를 기약해 본다. 누가 나에게 점수를 낮게 주었는지는 찾기 어렵지만, 나와 우호적인 20%는 알 수 있다.


혹시, 다면평가로 기분이 상해 있다면 나를 좋아하는 20% 떠올려 보자. 그리고 그들에게 에너지를 쏟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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