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불만 살인범, 외모 도취 살인범

사형제도 번외편

by 홍구일

외모 불만 사형수, 사시를 가진 연쇄살인범 강창구


자신의 살인 범죄의 원인을 외모에 대한 불만으로 돌렸던 사형수가 있다. 1983년부터 1987년까지 충청남도 공주시에서 연쇄살인사건을 일으킨 강창구이다.


그의 첫 범행은 1983년에 발생하였다. 50세 여성 홍씨에 대한 강간살인 사건이었다. 다만 해당 사건은 당시 단순 변사로 처리되었는데, 그 이유는 홍씨가 계곡에서 옷이 벗겨진 상태로 물속에 잠겨 숨진 채 발견되었는데, 눈에 띄는 외상이 없고 주변에서 멱을 감은 흔적이 발견되어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이어서 1984년, 공주에서 51세 여성 이씨가 절에 간다며 외출했다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녀는 몇 달 후 야산에서 주검으로 발견되었는데, 이 때에도 외상이 없고 타살로 볼 만한 단서가 발견되지 않아 단순 변사 사건으로 처리되었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범행이 이루어졌다. 84년 여름 21세 여성 박씨가 낯선 남자에 의해 낫으로 위협당해 강간당할 뻔한 사건이 벌어졌고 85년에 공주시의 한 계곡에서는 여성의 변사체가 발견되었다. 이 여성은 부패가 심하게 진행되어 신원을 밝히기 어려웠으나 나중에 타지에서 마티고개 근처 절로 불공을 드리러 방문했던 21세 여성으로 밝혀졌다. 이어서 87년에는 불공을 드리러 외출한 47세 여성 김씨와 교회에 간다고 외출한 57세 여성 서씨가 실종되었고, 포장마차를 운영하던 47세 여성 이씨가 실종되었다. 그리고 이들은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다.


이렇게 계속해서 부녀자가 사망한 채 발견되자, 경찰은 기존 범행까지를 모두 연결하여 연쇄 강간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기 시작하였다. 그러던 중 수사팀은 한 스님으로부터 ‘키 165cm 정도의 30대 남자가 시내버스를 타고 가다가 마티고개 정상 근처에서 내리는 모습을 자주 보았으며, 그 남자의 눈이 사시였다’는 진술을 얻게 된다. 그 남자는 절에 가는 것 같지도 않은데 그 근처에서 계속 배회하여 수상했다는 것이다.


그 남자를 찾던 중, 경찰은 다른 첩보를 또 듣게 되는데, 85년에 한 남자가 같은 마을에 사는 부녀자에게 몸쓸 짓을 벌였는데 합의하고 무마했다는 것이었다. 경찰 수사팀은 이러한 첩보를 84년 21세 여성에게 발생했던 강간미수 사건과 연결했고, 결국 당시 피해자와 합의한 남자를 찾아내었다. 그가 바로 충남 공주시 옥룡동에 살며 미장공으로 일하고 있던 30세 강창구였다.


강창구는 순순히 경찰의 체포에 응했다. 그는 첫 번째 범행 대상이었던 홍씨를 우연히 보고 욕정을 느껴 멱을 감고 있던 그녀의 머리를 물에 집어 넣어 실신시킨 뒤 강간했다고 자백하였다. 이렇게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이 들키지 않고 넘어가자 그는 외진 길을 혼자 다니는 여자들을 대상으로 성적 욕구를 풀기로 마음먹고 연쇄 강간살인을 벌인 것이다.


그가 연쇄 강간살인범이 된 경로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다. 그 중에서도 그가 가장 불만을 가졌던 것은 자신이 ‘사팔뜨기’이고 어린 시절 앓은 소아마비로 인해 한쪽 다리를 전다는 점이었다. 게다가 10대 때부터는 간질까지 발병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러한 장애로 인해 그는 어릴 때부터 놀림을 받았고, 특히 여자들은 강창구가 자신들을 쳐다보기만 해도 기겁을 하며 도망갔다고 한다. 이러한 외적인 콤플렉스와 주변 사람들의 놀림이 지속되며 그는 분노를 느꼈고 결혼도 하지 못하는 신세를 한탄하면서 여성들에게 증오심의 화살을 품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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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명의 여성을 강간살해한 강창구에게는 사형이 선고되었으며, 1990년 4월 17일 사형이 집행되었다. 그는 뒤늦게 자신의 범죄를 참회하였으며 이에 대한 표시로 눈과 신장을 기증했다고 알려진다. 물론 그런다고 해서 그의 범행으로 인한 피해가 회복될 수는 없지만 말이다.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무기수, 아르헨티나의 ‘검은 천사’ 카를로스 로블레도 푸치


강창구처럼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와 불만이 많기 때문에 흉악한 범죄자가 된 사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좋은 집안에서 자라고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도 수많은 사람을 무참히 살해한 범죄자도 있다. ‘검은 천사’라고 불리는 아르헨티나의 무기수 카를로스 로블레도 푸치이다.


푸치는 1952년 아르헨티나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그는 내성적이고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어려서부터 미모를 나타내던 여성스러운 외모로 따돌림도 당했다고 한다. 조금 성장한 그는 십대 시절부터 도벽을 나타냈다. 학교 매점에서 먹을 것을 훔치기도 하였고 친구들의 물건을 훔치기도 하였다. 그러나 부모님은 이에 대한 제재를 명확하게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환경에서 푸치는 죄책감 없이 계속해서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고 심지어 학교 행정실 금고에서 돈을 훔쳐 퇴학을 당하기에 이른다.


이후 그는 다른 학교에 재입학하며 이미 절도 경험이 많은 문제아 호르헤 안토니오 이바녜스와 만나게 되었다. 푸치는 이바녜스와 친해졌고 둘은 점점 더 심한 범죄행각을 벌이게 된다. 이바녜스는 푸치가 자신의 범죄에 동참하도록 부추겼고 그들은 보석상에 침입해 금품을 품치거나 오토바이 정비소에서 오토바이를 훔치기도 했다.


이때 이 오토바이 절도가 발각되어 푸치는 소년원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이때 소년원 안에서 괴롭힘을 당하게 된다. 가난한 집안 출신이 아니었기 때문에 말투가 다른 불량아들과는 달랐고 여성스럽다는 이유로 ‘계집애’라고 불리며 폭행을 당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괴롭힘 때문에 그는 소년원을 나오며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자기 버릇을 남 못 주는 것이 맞는지, 그는 결국 다시 범죄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이바녜스와 다시 어울리며 침입절도 행각을 이어간 것이다. 그러던 중 푸치는 침입한 클럽 안에서 자고 있던 남자들의 머리를 총으로 쏘아 죽이게 되었다. 이 살인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칩입 절도와 살인을 연쇄적으로 저질렀으며, 이러한 범죄 행각은 심지어 여성 피해자에게 성폭행까지 저지르는 방식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그는 주로 자고 있어 저항하지도 않는 피해자들을 살해하였다. 심지어 이후 푸치는 매춘을 하던 소녀를 차로 납치하여 성폭행을 시도하다가 살해하였고, 22세 대학생을 납치하여 성폭행을 시도하고 살해하였다. 이처럼 이제는 경제적인 목적이 아니라 성폭행과 살인 자체를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단계로 나아갔던 것이다.


이후 이바녜스는 의문의 차량 사고로 사망하였고, 같은 차에 타고 있던 푸치는 멀쩡하게 살아나와 헥토르라는 인물과 함께 슈퍼와 자동차 대리점 등에 침입해 절도 행각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경비원들을 처형 방식으로 살해하였다. 그러던 중 철물점에 침입했다 경비원과 마주친 푸치는 실수로 공범 헥토르를 쏘게 되었는데, 그는 자신까지 들킬 것을 우려해 헥토르를 확인 사살하고 신원을 알아내지 못하도록 얼굴을 토치로 불태웠다. 그러나 어리석게도 그는 헥토르의 주머니에 있던 자신의 신분증을 꺼내는 것을 잊었고 이를 발견한 경찰은 푸치를 범인으로 지목하여 체포하게 된다. 이로서 그의 끔찍한 연쇄 범죄 행각이 멈추게 된다.


침입 절도 현장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살해하고 두 명의 공범까지 죽인 푸치는 금발 곱슬머리와 수려한 외모로 더욱 유명세를 탔다. 그에게는 여러 별칭들이 붙을 뻔하였으나, ‘천사의 얼굴과 악마의 심성’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하였다고 생각된 ‘검은 천사’라는 별명이 최종적으로 낙점되었다.


수감된 이후 푸치는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시나리오를 쓰기도 했다고 한다. 특히 그는 자신의 외모에 대해 심각할 정도 자부심을 보이는 등, 극도의 나르시시즘 성향을 보였는데, 그는 스필버그나 타란티노와 같은 유명한 영화감독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고 자신이 주연을 맡는다면 영화가 대박이 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고 한다. 자신이 수감되어 있어 주연을 맡지 못하는 경우 플랜B로 맷 데이먼이나 디카프리오를 추천했는데, 맷 데이먼은 ‘외모는 아쉽지만 영화 속에서 도주하는 모습이 예전의 내 인생을 닮아서’, 디카프리오의 경우에는 ‘소싯적 나의 얼굴과 가장 많이 닮아서’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실제로 2018년에는 푸치를 실제 모델로 한 영화 ‘엘 앙헬(천사)’이 칸 영화제에서 첫 공개되었다. 그런데 푸치는 주인공이 너무 못생겼다며 영화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고 전해진다. 그의 정확한 말은 “그런 말발굽에 밟힌 개구리 같이 생긴 녀석이 나를 연기하다니, 참담할 따름이다.”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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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푸치는 현재 72세이며 아직도 복역 중이다. 1972년 스무살의 나이로 체포되었기 때문에 50년도 넘는 기간 동안 수감되었으며 실제로 남아메리카에서 가장 오래 복역한 수감자로 알려져 있다.


1666807680377.jpg 이제는 늙었고 머리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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