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서로 된 책 처음 읽기
'노트북' 소설 완독기
올해 초, 목표를 몇 가지 세운 것이 있다.
올해 목표 중에 하나가 원서로 된 책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독을 하는 것이었다. 내 또래의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중학생 때 처음 영어를 배우기 시작해서 한평생 영어 공부를 했는데.. 아직도 친해지지가 않는다. 주변에는 나 빼고 다 영어를 잘하는 것 같고, 실제로 출장을 가거나 외국인 미팅을 들어갔을 때, 영어를 못할 것 같은 직원들이 유창하게 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 나는 한평생 영어를 잘하고 싶다고만 생각했지, 공부를 한다고 하지만, 아주 열심히 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올해 원서를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든 것은 작년에 대학원의 한 수업을 들었을 때였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경영과목을 강의해 주신 교수님이 계셨다. 그분 강의가 좋아서 매 학기 한 과목씩은 수강했었다. 그 교수님은 경영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피터드러커' 교수님을 매우 좋아하셨다. 그래서 관련 책들로 과제를 많이 내주셨는데, 강의 중에 그런 말씀을 하셨다. 피터드러커 교수님의 책을 100% 이해하려면 원서로 읽어야 한다고 하셨다. 번역본은 번역을 한 사람의 생각과 사상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같은 내용일 수 없다고 말이다. 그 당시에 번역본으로 피터드러커 교수님의 책을 3~4권 읽으며 과제를 했었다. 나는 영어도 잘 못하지만, 원서로 읽으면 다를 것 같다는 공감이 생겼다. 영어를 잘 못하고 독해를 못하는데 어떻게 읽을지 무척 고민이 되었다.
뜻이 이해되지 않더라도 그냥 끝까지 일단 읽어라.
원서로 책을 아무거나 하나 읽어봐야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성격상 바로 진행하지는 못했다. 블로그도 읽어보고 영어 원서 읽는 유튜브도 보고, 나름 여러 가지 조사를 했었다. 책을 한 권 그냥 외우라는 내용도 있었고, 소리 내어 읽어보라는 것도 있었고, 영어로 읽고 그 내용을 한글로 읽어서 매칭하라는 내용도 있었고, 방법이 무수히 많았다.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대로 따라 하는 것보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방법 2가지를 섞어서 해보기로 했다. 대학생 때 '노트북'영화를 너무 좋아해서 푹 빠져있었던 적이 있었다. 영화만 10번 정도 보았고, 책도 여러 번 읽었던 기억이 있었다. 그 시기에 원서로 된 책을 사서, 본가에 처박혀 있던 책이 기억이 나서, 바로 가지고 왔다. 다시 영화도 한번 보고 나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내가 선택한 방법은 내용을 잘 아는 책을 원서로 소리 내어 읽는 방법이었다. 연초에 마음을 먹고 책을 항상 가지고 다니면서 읽기로 마음먹었었다.
생각보다 오래 걸리고, 이해도 안 되고 힘들었다.
연초에 시작했으니 거진 7개월이 걸렸다. 물론 매일 읽지도 못했을뿐더러, 출장이나 여행 갈 때 들고는 갔지만 읽지는 못했고, 약속 있으면 빼먹었다. 그리고 소리 내어서 읽으면 30분 동안 5~6Page정도 읽었던 거 같다. 한 200페이지 정도 되니, 그래도 통계를 내보면 일주일에 10Page정도는 읽은 통계가 나온다. 물론 잘 읽힐 때면 몇 시간씩 읽고, 읽기 싫으면 1Page 읽었던 적도 있었다. 표현들이 이해가 안 되고, 소설이라서 시적 표현이 많아서 어려웠다. 그리고 감동적인 내용이라 그런지 닭살 돋는 표현이 무척이나 많았다.
내가 추구했던 방법은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일단 전체적인 맥락만 이해하고 넘어가자였다. 결과적으로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대화내용이 많았고, 전체 스토리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모르는 단어가 나오더라도 맥락을 잡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다. 물론 전체 내용 중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30%? 정도였지만 자신감은 100% 상승하였다.
또 다른 원서를 도전해 봐야겠다! 하다 보면 언젠간 100% 이해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도전했다는 것이 기분 좋고, 작지만 목표한 것을 이루었다는 자체가 기분 좋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