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브래드 Sep 24. 2024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읽고

생소한 장르의 몽롱한 소감

 '이기적 유전자'를 뿌듯하게 읽었는데, 웹서핑에서 연관 책으로 검색이 되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물고기를에 관심이 없었고, 생물학에 관한 과학 교양서려니 하고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우연한 기회로 회사에서 진행하는 '북러닝'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책을 선정하였는데, 신간 중에 유일하게 아는 이름이 있어서 신청하고 읽게되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단숨에 읽었고, 과학 교양서라고 생각했던 것을 착각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생소한 장르로 마무리되었다. 위인 평전이라고 생각할 즈음 에세이로 변화하고, 에세이라고 생각할 즘, 소설 같은 장르가 되고, 시집이었다가 명언집이었다가 아주 장르를 넘나드는 작가의 표현력이 몽롱하기까지 하였다. 줄거리를 나열하지는 않지만 반전이 많은 책이라 소감만 표현하고 싶어도 반전내용이 표현되니, 책을 읽으시려고 하시는 분들은 감안하고 읽어주시기 바란다.


 분류학 분야에서 역사의 획을 그을 정도로 위대한 학자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라는 학자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처음에는 리처드 도킨스나 찰스 다윈같이 과학의 한 분야에 대해서 위대한 업적을 기리는 것으로 이해했다. 분류학이라는 내용도 생소했고,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라는 학자도 처음 들어보았기 때문이다. 물론 대단한 사람이고 어류의 이름을 짓고, 분류한 그 분야의 일인자이면서 미국의 명문대인 스탠퍼드 대학의 초대 학장으로 지냈던 대단한 사람이다. 지진이 나서 수집한 물고기 샘플 병이 깨질 때도 물고기 비늘에 바늘로 이름표를 꿰매어 보존할 정도로 열정적인 사람으로 표현하였다. 하지만 반전은 한 분야에서 대단할지 몰라도 다른 분야에서는 역사적으로 큰 죄를 지은 그런 사람이었다.


 물고기를 분류하듯 사람을 분류하려 하는 우생학자이기도 했다. 당시 사회에서 우생학이라는 이론이 진화론에 반대되는 의미로 우성적으로 진화하는 것도 있지만 반대로 열성적으로 퇴화하는 것도 있다고 믿었던 시대이다. 그래서 우생학을 들면 독일의 나치가 유대인들을 학살한 배경이 되었던 학문이다. 그런데 미국인이었던 이 사람이 우생학을 지지하고, 행동으로 나서서 국가 정책까지 만들어내고, 관련 시설도 투자받아서 진행했다는 사실에 충격이었다. 독일 나치에서만 있었다고 생각했던 학대가 미국에서 합법적인 정책으로 열성적 유전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가두어서 강제 불임화를 하였다는 사실이 충격이었다. 또한 평화주의자이기도 하지만 그 평화가 민주주의나 자유와 같은 평화가 아닌 뛰어난 유전자 즉 우성적인 사람들이 전쟁으로 죽으면, 열성적인 유전자들이 다음 세대를 이룬다고 생각해서 인류가 퇴화가 된다고 생각해서 평화주의자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 똑똑한 사람이 진화론을 다르게 해석하고 무서운 행동을 했다고 생각하니 너무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민들레 법칙' 아무리 하찮은 존재라도 존재하는 이유가 있다.

이 책에서 가장 감명 깊게 읽었던 내용인데, '어떤 사람에게 민들레는 잡초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 똑같은 식물이 훨씬 다양한 것일 수 있다.....' 우생학을 반박하는 내용을 아주 아름답고 이해하기 쉽게 표현한 민들레 법칙이다. 작가는 처음에 존경하는 위인으로 생각했던 인물을 조사하다가 배신을 당하는 느낌을 받았고, 그 누구도 하찮고 보잘것없다고 하더라도 그들만의 이유가 있고, 그 자체만으로 아름다운 것이라는 것을 여러 가지를 빗대어 설명해주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분류학으로 다시 넘어간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잘못된 잣대로 분류를 하면 안 되는 것을 빗대어서 설명해주고 있었다. 물속에서 사는 생물이 모두가 어류가 아닌 것처럼, 어류라는 큰 범위로 분류를 하여 판단하면 안 된다는 것을 얘기해주고 있었다. 예를 들면 산에서 살고 있는 모든 생물을 산생류라고 분류하면, 산에 사는 새나 사슴, 토끼, 지렁이 등 모든 생명체가 산생류라고 가정하는 잘못된 잣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치 우성적인 인간과 열성적인 인간을 분류하는 것처럼 말이다. 


 사실 글을 읽는 내내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되지 않고, 빗대어서 설명하거나 시적인 표현이 많아서 앞페이지를 다시 읽은 적이 몇 번이나 있었다. 다 읽고 나니 인간의 소중함, 인문학적인 메시지를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매번 과학 교양서나 자기 계발, 경영 등 딱딱한 책들만 접하다가 아주 부드럽고 몽롱한 스타일의 책을 접하니 생소하기도 하고, 뭔가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느낌을 받아서 기분이 좋았다. 다시금 인간의 소중함, 현재 나로 살고 있는 감사함이 느껴지게 하는 그런 책이었다. 

작가의 이전글 이웃집 백만장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