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작품을 읽어보니..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매체에서 들어봤었다. 나는 노벨물리학상에는 조금 관심이 있어서 사람 이름은 몰라도 어떤 연구로 상을 받았는지만 확인했었다. 예상대로 이번에는 AI분야를 연구한 사람들이 상을 받았고, 놀라운 연구들 많이 했었다는 것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 노벨상이라는 게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거나 인류를 위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에게 주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이 노벨상이라니.. 정말 놀라웠다. 사실 나는 문학에 대해서는 문외한이고 소설을 즐겨서 읽지 않는다. 하지만 그토록 대단한 노벨상을 받은 작품을 어떨지 궁금했다.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뭔가 이해하기 힘든 그런 책이라고 하는 정보만 듣고 책을 읽었다.
나는 이해력이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었다.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겠는 걸 거의 처음 겪어보았다. 꿈을 꿨는데, 왜 채식을 하는지.. 그래서 왜 미친 건지.. 마지막까지 알려주지 않았다. 좀 어려운 책을 읽어도 시간이 걸려도 잘 이해하고 작가의 의도를 제법 잘 파악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은 그 반대였다. 읽는 속도는 정말 빠르게 읽어나갔는데, 그래서 결론을 이해하지 못하고 끝이 났다. 예술적이고 세상의 부조리에 대한 고통을 이겨내는 작품이라고 평을 보았었는데, 그 평을 읽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랬다.
신비롭기보다는 기괴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첫 번째 챕터에서는 육식을 거부하고 채식주의자가 된 아내가 정신이상자가 되어가는 현상을 표현했다. 두 번째 챕터에서 몸에 그림을 그리고, 예술적 작품을 만들기 위해 했던 모든 행동들이 약간 사이비 종교를 표현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고, 이상한 행동들이 표현되었다. 이상한 것은 작가의 표현대로 제대로 상상이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며칠 동안 그 장면들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그런 부분이 문학적으로 좋은 표현력인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챕터에서는 언니가 불쌍하다는 생각만 들게 했다. 나무가 되고 싶다니.. 뭔가 의미가 있겠지?
평론가의 평이 좋은 예술적인 작품은 아직 읽을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다. 맨날 자기 계발서나 경영, 역사 등 비소설을 주로 읽었던 나로서는 사실 이 책을 이해하는데 무리가 있었다. 읽고 나서 지식을 쌓았다는 느낌이나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이나, 소설 속 교훈을 얻어낸 느낌 같은 걸 받았다고 생각이 되지 않았다. 다만 미술관에 가서 이해되지 않는 그림을 보면서 의도 파악보다는 저런 그림이구나! 하는 느낌만 비슷한 것 같다. 단숨에 집중이 되고 읽히는 것이 매우 좋은 글인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나의 내공이 부족해서인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았으며, 다 읽고 나서 여운이 계속 남겨지기는 하나 그리 기분이 좋은 여운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래도 유명한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품을 한 편 읽어봤다는 것에 큰 의의를 두고 뿌듯한 마음을 가지기에는 좋은 책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