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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독서 방법

여러 가지 책 동시에 읽기

by 브래드

보통 책 한 권을 다 보고 다른 책을 읽는 게 일반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책을 읽고 있고, 나름 재미있게 읽고 있다. 다만 조금만 게을리하면 매우 느리게 읽히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지만 몇 년째 이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성격이 좀 급한 편이고, 약간 책을 읽고 나서 뭔가 해냈다는 느낌이 좋아서 다양하고 유명한 책을 위주로 읽는 편이다.


나는 한꺼번에 여러 가지 책을 동시에 읽는다. 한 번에 2~3가지 책을 같이 읽는 것은 아니고, 분야가 다른 다양한 책들을 골라서 읽는다. 그리고, 한 분야의 책을 2~30페이지 읽다가 느낌이 좋으면 좀 더 읽고, 별로 집중이 안된다고 생각이 들면 다른 분야의 책을 2~30페이지씩 읽는다. 너무 압박받지 않는 수준으로 번갈아가면서 읽는데, 이렇게 읽게 된 계기가 있다. 예전에 논문을 쓸 때, 논문만 읽다가 소설책이나 자기 계발서 같은 책을 읽으면 너무 재미있고 집중이 잘 되었다. 마치 수학공부하다가 영어공부하고 국어 공부하듯이 과목을 바꿔가는 느낌이 들었었다. 그때부터 여러 분야 책을 동시에 읽었던 것 같다.


회사 책상에 책이 가장 많이 있고, 자주 읽는다. 점심시간이나 업무 중 너무 머리가 아프면 책을 조금씩 읽고 있다. 지금 현재 읽는 책으로는 과학 교양을 좋아하는 편이라'종의 기원'을 읽고 있고, 이 책은 보통 점심시간에 읽다가 너무 졸리면 10분 정도 낮잠을 순도 있게 자게 할 수 있는 역할도 한다. 한 50% 정도 읽었다. 그다음으로 '퍼스널 MBA'는 독서 수업을 듣다가 받은 책인데, 업무를 하다가 말도 안 되는 커뮤니케이션이 되거나 업무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잠깐 머리 식히면서 읽는 책이다. 사업과 업무 프로세스를 단편씩 정리를 해놔서 1~2Page만 읽어도 마음의 위안이 된다. 한 60% 정도 읽은 것 같다. 내가 잘못한 게 아니구나..라고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그리고 '데이터 과학'은 지금 회사에서 독서 교육을 신청했는데, 일주일에 한 번씩 쪽지시험을 보기 때문에 틈틈이 보고 있다. 본지 얼마 안 돼서 한 10%? 마지막으로 'Diary of a Wimpy Kid'를 읽고 있다. 이 책은 영어 공부 유튜브를 보면 항상 추천해 주는 책이라서 사서 읽어봤는데, 생각보다 잘 읽혀서 아침 일찍 오거나, 퇴근 직전에 조금씩 보고 있다. 한 80% 정도 읽었다.


집에서는 여기저기에 책을 두고 읽는다. 소파에는 '대망'을 읽고 있다. 20편짜리 장편소설인데, 도쿠가와 이에아스의 기다림의 철학에 감동받아 제대로 알고 싶어서 읽고 있지만, 너무 글도 많고 읽기가 어렵다. 그래서 20권 다 읽는 건 약 3년을 잡고 읽고 있는데, 2월부터 읽기 시작했지만, 이제 1권을 거의 다 읽어간다. 가족식탁 위에는 'Flipped'라는 소설을 원서로 읽고 있다. 딸이 저녁마다 영어학원 숙제를 식탁에서 하는데, 자연스럽게 옆에서 영어 원서를 읽으면서 경쟁심을 유발한다. 우리나라 고등학생이 추천하는 책이라고 해서 사서 봤는데, 이걸 고등학생들이 읽는다고 생각하니 한참 멀었다고 생각하며 읽는다. 읽히기는 잘 읽히는데, 구체적인 내용이 잘 이해는 안 가지만 한 30% 정도 읽었다. 안방 내 책상에는 '불변의 법칙'이 한국어 번역본과 원서 두 가지가 있다. 한국어로 된 책은 진작에 다 읽었지만, 원서로도 읽어보고 싶어서 읽고 있는데, 이해가 안 되면 한국어 번역을 같이 읽어보고 있어서 상당히 오래 걸린다. 원서는 한 20% 정도 읽었다.


이렇게 읽으면 이런 장점들이 있다. '종의 기원'같은 책을 단숨에 읽기가 너무 힘이 든다. 예전에는 중간에 포기를 많이 했었는데, 목표를 장기전으로 삼고 조금씩 읽으면 지루함이 좀 덜한 것 같다. 그냥 읽기만 하는 건 아니고 메모지에 조금씩 내용을 정리해서 보관해 놓으면 나중에 시간이 지나 읽더라도 무리 없이 이어서 읽을 수가 있다. 또한 여러 가지 읽다가 보면 가끔 단숨에 읽히는 책들이 있다. 최근에는 '린치핀'이었는데, 몇 장을 읽었는데 너무 재미있고, 단숨에 읽어버리는 책이 가끔 있다. 그러면 자연스레 그 책을 먼저 끝내고 나머지 책을 읽어도 아무 문제가 없다.


물론 단점들도 있다. 너무 오래 읽는 책들이 존재한다. '퍼스널 MBA' 책은 작년 10월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아직도 절반 좀 넘게 읽었다. 물론 책을 도장 깨기처럼 읽을 생각은 없지만, 다른 책들도 보고 싶은데, 약간 마음에 압박을 느끼는 것 같다. 책 욕심은 많지만 도서관에서 책을 많이 빌릴 수가 없다. 도서관 책은 얼른 읽고 반납해야 하는데, 여러 가지 책을 동시에 읽으니 대여기간 내에 읽기가 어렵다. 대부분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면 그 책 위주로 읽어야 하는 압박이 좀 있는 것 같다.


최근에는 책을 자주 읽지 못해서, 읽히는 속도가 더디고, 완료한 게 없다. 그래도 조급해하지 말고 느긋하게 생각하며 책을 읽고 있다. 책에서 좋은 글과 가르침을 하나라도 더 얻기 위한 노력은 언제 해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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