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드러커 정신
예전에 대학원 다닐 때 피터드러커 교수님의 근대 경영 철학에 대해서 처음 접하고 나서 지속적으로 피터드러커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다. 많은 저서를 남기고 가셔서 다양한 책들을 읽어보았지만 내용도 어렵고 해석이 이상하게 된 책도 있었다. 그러다 회사에서 독서 수업을 신청하면서 이 책을 읽었다. 어려운 피터드러커 교수님의 이야기를 핵심적인 몇 가지를 간단명료하게 정리를 해주어서, 관련 내용이 잘 들어왔다. PM업무를 하면서 느끼는 힘든 부분들과 회사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이슈들, 예전에 이해가 되지 않았던 의사결정들.. 등 내 상황에 맞추어서 보다 보니 이해가 되는 부분들이 많이 있었다. 곳곳에 피터드러커의 주옥같은 말씀도 많이 있어서 감동을 받았다. 많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요새 고민하고 있는 것에 관련 있는 몇 가지가 마음에 와닿았다.
숫자에 대한 이야기이다. 대학원 회계수업을 들을 때 교수님이 항상 이야기하셨던 부분이랑 일맥상통하다. 숫자는 숫자일 뿐 현재 상황에 대해서 명확하게 보여줄 수가 없다.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 예측을 하고 이야기의 근거를 숫자와 연결시킬 뿐이지 숫자가 모든 것은 아니다. "안타깝게도 숫자가 목적이 되면 사람은 기업의 사명이나 이상을 잊고, 윤리관, 판단력, 리더십까지 포기한 채 '숫자 만들기'에 올인해 버린다." 책 내용 중 숫자에 대해서 잘 표현한 부분이다. 재무제표를 보면 대략 이 회사가 과거에 얼마를 벌었고, 영업이익이 얼마고 하는 부분들은 명확히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CEO의 능력과 리더십, 직원들과 비전을 함께하는지 등 숫자보다 더 중요한 부분을 볼 수 없다. 지금 숫자가 좋더라도 언제든 숫자는 안 좋아질 수 있다. 골프붐으로 코로나 팬데믹 시절에 엄청남 매출을 달성했었지만, 그 이후에는 팬데믹의 매출이 기준이 되어 지속적인 위기경영과 직원들을 압박하니 점점 회사 분위기가 안 좋아지고 있다. 물론 회사 분위기 안 좋아지고 유능한 직원은 퇴사하고 월급루팡들은 더욱 버티는 등 안 좋은 분위기가 흘러가다 보면 숫자도 안 좋아질 것이다. 숫자는 숫자일 뿐..
"커뮤니케이션이란 지각, 기대, 요구이지 정보가 아니다."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강조를 몇 번을 해도 과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보를 주면서 누군가를 움직이려 해도 상대가 정보의 의미를 '지각'하지 못하면 커뮤니케이션은 성립하지 않는다." 가장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 좋은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메신저나 메일로 정보를 담당자에게 던지고 끝내는 경우가 많이 있다. 말 그대로 정보를 던지기만 한 것이지 커뮤니케이션이 된 것이 아니다. 상대방이 인지하게 해야 한다. 이 일이 왜 필요한지 설명을 하고, 왜 당신이 이걸 해줘야 하는지,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이 일을 함으로 인해서 어떤 결과가 예상되는지 등등 상대가 이일을 해줄 수 있도록 소통해야 한다. 요새 미주법인과 소통을 많이 하는데, 미국 사회가 원래 그런 것인지, 담당자가 이상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커뮤니케이션이 정말 안된다. 자료를 다 넘겨줘도 보지도 않고 있다가 몇 개월 뒤에 본인이 필요한 부분만 다시 물어온다던지, 전후 사정에 대해서 설명이 전혀 없이 무례하게 업무 요청을 한다던지, 요구사항에 대한 명확한 문서나 설명 등이 없이 메신저로 넘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정말 간단한 이슈도 몇 번이고 대화를 다시 하고 핑퐁을 치다 보면 업무가 늘어지고 명확해지지 않은 상태로 끝이 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공통의 목적을 공유하고,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동료들과 지속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고, 같은 목적으로 같이 일을 진행하는 게 올바른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한다.
경영에 대한 이야기이고, 내가 경영자가 아니지만 매우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는 내용들이 많이 있었다. 특히 피터드러커의 책 내용 중에 핵심적인 구절을 소개하고 설명해 주는 부분이 좋았다. 그리고 7가지 챕터를 나누어서 각 챕터에 맞게 사례를 만들어서 설명해 주어 이해하기 좋았다. 미래에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나는 숫자만 보고 실체를 보지 못하고, 조직이 커뮤니케이션이 잘되지 않고 있는 이슈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경영자가 되고 싶다.
"기계적으로 인간의 노동을 관리해서는 안된다. 이성, 의지, 판단력 등 생명체로써 인간이 지닌 능력을 살려 경영해야 한다."
"강점보다도 약점에 주목하는 사람은 조직의 정신을 해친다."
"기업이 팔고자 하는 물건을 고객이 사는 경우는 드물다."
"혁신은 개념적인 활동이자 인식적인 활동이다. 따라서 혁신을 하고자 한다면 밖으로 나가서 보고, 질문하고, 경청해야 한다."
"계획지출 예산이 잘못 결정되더라도 경기가 좋을 때는 예산을 증액하고 구름이 약간이라도 끼면 감액하는 임기응변식 지출보다는 낫다."
"누구나 고용되는 이유는 약점이 아니라 강점 때문이다."
"잘못된 업무를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만큼 위험한 일은 없다."
"커뮤니케이션과 정보는 다르다. 정보를 주고받았다고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경영에서 가장 중대한 잘못은 틀린 답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질문에 답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