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극한에서의 절망과 희망
홀로코스트 소재 이야기들이 생각보다 많고, 감명 깊은 책, 소설, 영화 등 많이 접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은 고전으로 어디선가 꼭 읽어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다. 어디인지는 기억이 나진 않지만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했던 부분은 기억이 나서, 도서관에 간 김에 빌려서 읽어보았다. 생각보다 얇은 책이라서 금방 읽을 줄 알았는데, 뭔가 표현하기가 어려운데, 글이 꽉 찬 느낌이라서 술술 읽히지가 않았다.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그런 것이라 그냥 가볍게 읽을 수가 없었던 것 같고, 뒤편에는 정신의학적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조금은 어려웠던 듯하다. 하지만 왜 이 책을 읽으라고 했는지는 알 것 같았다. 극한의 환경에서 인간의 정신이 어떻게 변하는지, 그런 곳에 같이 있는 사람으로서 정신을 오로지 버티며 객관적으로 글을 쓴 빅터 프랭클에게 경의를 표한다.
절망 속에서 희망을 놓아버리면 살아남지 못하더라. 책 속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 절망 속에서 희망을 가지고 어떻게든 버티다가 어느 날 갑자기 숨겨두었던 담배를 피우면 48시간을 넘기지 못하리라고 여겼다. 희망을 가지고 있으면 담배 한 대로 빵을 바꿔먹던, 음악을 듣던지 뭔가를 할 수 있는데, 그 담배 한 대만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피운다는 건 희망을 놓아버렸다는 것이라는 표현이 뭔가 그랬다.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많은 사람들이 죽는 것도 그랬다. 크리스마스가 오면 분명히 더 나아질 거라는 희망으로 버텼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지치고 면역력이 낮아져서 죽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아무리 어려운 환경에서도 도덕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수용소에 같이 잡혀온 사람들은 죄가 있어서 잡혀 온 사람들이 아니다. 하지만 똑같은 최악의 환경에서 동일한 취급을 받는다. 함께 있는 수용자들을 괴롭히고 비도덕적인 행동을 일삼는 이들이 많지만, 반면에 다른 사람들을 위로하거나 마지막 남은 빵을 나눠 주는 사람도 있었다. 이런 사실로 인해서 저자는 어떠한 절망 속에서도 자신의 태도를 자기가 직접 결정하고 선택할 수 있는 자유는 본인에게 있다고 표현했다. 자유는 그런 것인 것 같다.
살다 보면 뭔가 나만 일이 안 풀리고 나한테 안 좋은 일이 일어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 이 책을 추천한다. 현재 받는 고통이 얼마나 심한지는 몰라도 이 책의 저자만큼은 아닐 것이고,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다. 그리고 그는 절망 속에서 살아남았고, 그런 일들을 객관적으로 정리까지 했다. 책 내용이나 로고테라피의 정신의학적 내용들도 참으로 대단하지만 그냥 나는 수용소에서 죽지 않고 살아 나왔는데, 멀쩡한 정신을 아직도 유지하며, 객관적인 사고로 담담하게 이 책을 펴냈다고 생각하니 그게 가장 놀라웠다.
생각보다 나에게 어려운 책이었으며,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기게 하는 책이었다. 사랑하며 오늘 하루를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사랑과 희망의 힘이 너무나도 강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는 순간이다.
'빅터 플랭클린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책 내용 中
"절망이 오히려 자살을 보류하게 한다. 가스실이 있다는 사실이 사람들로 하여금 자살을 보류하게 했다."
"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육신을 초월해서 더 먼 곳까지 간다는 것이었다. 사랑은 영적인 존재, 내적인 자아 안에서 더욱 깊은 의미를 갖게 된다."
"'왜'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
"나를 죽이지 못한 것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다."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실존 철학자들이 가르친 대로 삶의 무의미함을 참고 견디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지닌 절대적인 의미를 합리적으로 터득하지 못하는 자신의 무능함을 인정하는 것이다."
"인생을 두 번째로 살고 있는 것처럼 살아라. 그리고 지금 당신이 막 하려고 하는 행동이 첫 번째 인생에서 이미 그릇되게 했던 바로 그 행동이라고 생각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