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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철근육 Nov 01. 2017

회사의 목표가 나에게 와 닿지 않는 이유

회사의 목표(Goal)는 부서입장에서는 과제(Task)다.

1. 회사의 목표란.


회사가 목표를 세울 때 참고할 만한 경영서는 많다. 흔히 BHAG (Big Hairy Audacious Goal)이라고 부르는 것을 목표로 삼되 이를 구체적이고 단순하게 표현하면 좋다는게 대부분의 논지다.  


"어떤 영역이든 우리가 진출하면 세계 1등 아니면 2등을 차지한다." 이는 GE의 목표인데 (그 성취 여부는 차치하고서) BHAG의 좋은 예로 자주 언급된다.


2. 목표가 두단계 내려가면 과제가 된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행동방침이 곧 '전략'이다. 때로 전략은 행동 (~~한 거래선을 공략하라)이 되기도 하고 숫자 (매출 xxx억 등)로 나타나기도 한다. BHAG이 구체적이고 단순할 수록 전략도 명료하게 도출됨은 자명하다. 


문제는 이런 단계를 잘 거치더라도 실제 실행을 담당할 조직 단위로 내려오면 그것은 과제(Task)가 된다는 데 있다. 회사에서 업무를 하는 담당자들이 수많은 경영서들을 보면서 느끼는 간극은 이에서 비롯된다. 보기에는 멋진 말들인데 현실에서 내가 당장 느끼는 것은 스트레스만 안겨주는 '과제'일 뿐이기 때문이다.


예전에 적었던 글에서 Cult-like 문화를 언급한 적 있다. 하나의 목표를 향해 똘똘 뭉친 조직이라면 목표와 과제간의 간극이 크지 않거나, 혹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제라는 설명을 굳이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다단계 사업을 빼고 이런 정도의 단합을 보기는 힘들다. 또한 대부분의 다단계가 '숫자'에만 치우쳐 있다는 점을 본다면 그들도 목표-과제간의 연계라기 보다는 한단계 낮은 전략-과제간의 연계가 잘되어 있는 수준이라고 보는게 옳다.


3. 개선 아이디어 (1)


이를 위한 개선은 작은 단계부터 건드리는 게 쉽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좀 현실성이 없긴 하지만 몇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해 본다.


첫번째, 목표와 전략은 상의하달식으로 내려오되 과제는 상향식으로 각 부서가 생각하는 방법이다. 회사에서 자신의 부서가 어떤 역할을 행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영역에서 자기 부서, 부서원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는 스스로가 제일 잘 안다.


부서원들끼리 회의를 거치면서 각자의 과제를 정할 수 있다면, 그 회의를 하는동안 목표와 전략을 곱씹음으로써 간극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다.


4. 개선 아이디어 (2)


과제를 이행하기 위한 부서단위의 목표-전략을 꾸리는 방법이다. 과제까지 하향식으로 전달되었다면 그에 대해 반발을 하기 보다는 그 과제를 달성하기 위한 부서 자체적 목표-전략을 꾸리는 것이다.


수동적이라기엔 적극성을 띠고 적극적이라기엔 아직 수동적인 상태지만 그래도 운신의 폭을 가질 수 있다. 즉, 신발에 발을 맞추는 격이긴 하다만 '그 신발 내가 한 번 신어보겠소.'라는 정도의 자발성을 부여하자는 것이다.


5. 기승전"사람"


곰곰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회사가 저 둘 중 하나의 형태를 이미 띠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과제를 논의하는 회의가 개방적이지 않다거나 (대부분은 작년 과제를 기준으로 약간의 튜닝만 할 것이다.) 과제를 위한 목표 설정이 올바르지 않은 경우가 많을 따름이다.


변화의 핵심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떨치기 쉽지 않은 부분이다. 좋은 사람이 좋은 의지를 가지고 좋은 분위기를 전파해 나간다면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변화를 일궈낼 수 있다고 본다. 회사에서 좋은 사람이라고 명명하는 기준은 복잡할 필요가 없다. 1명 몫을 해내는 역량과, 타인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관심과, 사회인에 걸맞은 말투(비꼼, 비방이 없는)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 영화속 유방의 아이디어.

조직의 목표 자체가 구성원들 개개인의 감성을 건드릴 수 있다면 이루말할 수 없이 이상적이다. 하지만 암만 생각해도 종교단체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여명이 나왔던 영화 '초한지'에서 유방은 자신의 군사들에게 용기를 북돋는 말을 구체적으로 썼다.
"전쟁에서 승리하면 어떻게 되지?"
"고향에 간다!"
"고향에 가면 무엇을 하지?"
"고향의 술을 먹는다! 고향의 술을 먹는다!"


감독은 목표(전쟁의 승리)-전략(이번 출정)-과제(술을 먹자는 구체적 장면을 상기시키며 군대를 움직임)간의 연계를 잘 알았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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