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리를 찾기보다 쉬울지도 모른다.
로또가 당첨되면 얼마나 좋을까? 혹자는 얘기했다. 로또에 당첨되는 것보다 당첨되기 전 로또 번호 하나 들고 '당첨되면 뭐할까 뭐 살까' 하는 상상이 더 즐거운 것이라고. 뻥이다. 제아무리 상상이 달콤하다고 한들 실제 당첨된 것보다 좋을 리 없다고, 나는 믿는다. (택배의 행복은 박스를 열기 직전 까지라는 반론도 있다.)
어쨌거나 이런 고민을 종종 하다 보니, 어쩔 때 생각이 산으로 튀는 경우가 있다. 특정한 조건을 갖춘 사람을 보면 '엇, 이 가족 로또 당첨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생긴 것이다. 조건은 다음과 같다.
1.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 명품일 것.
(예. 온 가족의 명품 신발 뒤꿈치가 하나도 닳지 않았다.)
2. 그 명품이 딱 백화점 1층에 있는 것들일 것.
(예. 각 항목마다(구두, 가방, 시계, 안경 등등) 극한의 명품은 따로 있는데 굳이 브랜드 명이 잘 알려진 것으로만 산다. (예. 샤x, 루이비x, 구x) 남성 구두의 극한 브랜드를 신지 않고(모르고) 굳이 남성 구두도 그냥 명품 브랜드에서 사서 신었다.)
이쯤 되면 반박하는 사람들이 생긴다. 사업이 잘 된 경우라면 어쩔 것인가? 자수성가를 비뚤어진 시선으로 보려 하는가?
내 대답은 이렇다.
아니다. 자기 손으로 사업을 일군 사람은 그렇게 일순간에 온 가족의 옷에 금액을 투자하지 않는다. 그들은 언젠가 다가올 수 있는 위기의 순간에 항상 대처한다. 손익이 잘 나온 특정한 달에 취할 수 있는 것은 대개 명품 백 하나 정도로 국한되었다. 혹은 아이들의 질 좋은 교육에 투자된 것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다른 반박도 있다. 원래 부자인 경우면 어쩔 것인가?
여기에 대한 내 대답은 이렇다.
아니다. 대개 부가 이어온 집안의 경우, '가풍'이란 것이 있다. 그들은 부를 대놓고 드러내지 않지만 그들이 보이는 모든 언행에 고급스러움이 묻어난다. 굳이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여유'정도가 된다. 그 여유는 '무슨 일을 해도 잘 될 거야.' 하는 생각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그 생각의 절대다수는 재력에 밑바탕을 두고 있다. (내가 처음 서울 와서 본 강남 친구들의 강점은 그들의 '부'가 아니라 그 '여유'였다)그리고 이렇게 원래 부자였던 경우, 각 항목의 극한 명품을 잘 알고 있었다. 심지어 연필까지도.
자, 이 정도 되면 로또 당첨자를 찾는 내 시선이 갖는 정합성을 어느 정도 보였다고 생각한다. 당신의 생각은 어떠 한가?
여기서 질문을 하나 더 던지려 한다.
로또 당첨자를 구분해 내는 시선을,
겉으로만 일 잘하는 사람을 구분하는
잣대로 삼는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