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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철근육 Feb 21. 2020

Top-down의 명확한 정의

처음으로 자극적인 제목을 써 봤다.

처음으로 자극적인 제목을 써 봤다. 아침 출근길에 문득 떠오른 잡상을 놓칠 수 없어, 건널목 기다리는 와중에 급히 일부분을 쓴 탓이다. 사실 그만큼 강하게 주장을 내세우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물론 내가 혼자서 만들어 낸 개념은 아니다. 여기저기서 듣고, 읽고 보았던 내용이 뒤죽박죽 얽혀 있다가 2020년 2월 20일 (다행히 2시 20분은 아니다) 머릿속에서 팝업 창처럼 터져 나온 것을 정리해 둘 따름이다.


그래서 길지 않을 것이다. 예전에 유사한 주제를 길게 다뤘던 글은 뒤에 링크를 걸겠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Top-down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위에서 모든 것을 결정하는 체계라고 Top-down을 받아들이는 순간 반감이 드는 게 사실이다. 내 자유 영역이 없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물론 이와 반대되는 Bottom-up 방식도 있다. 일견 민주적으로 보이지만 회사 운영에 꼭 들어맞는 대안이라고 보기엔 어렵다. 격변하는 글로벌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목소리보다는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신속함도 분명 필요하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떤 방식을 운영해야 할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Top-down을 반드시 적용해야 한다. 그러나 이 개념을 정확하게 받아들이고 현실에 올바로 적용하는 지혜가 중요하다.




1. Top-down은 Micro Management가 아니다.


CEO가 혼자서 모든 의사결정을 내리는 게 아니다. 임원 혼자서 해당 부서의 사안을 다 짚어보는 것이 아니다. 그건 마이크로 매니지일 뿐이다. 그리고 이는 신속한 기업 운영에 적절하지 않다. Bottom-up이 신속함과 거리가 먼 것과 유사하다. 한 명이 모든 안건을 살펴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설사 가능하다고 해도 검토를 마쳤을 땐 이미 늦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 운영은 자율에 맡겨야 한다.


신속한 경영을 하기 위해서 권한 배분/위양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 전문성도 갖출 수 있다. 영업 출신 CEO가 세무담당 부장보다 과세 체계를 더 잘 알 리가 없고, 재무 출신 CEO가 세일즈 담당 매니저보다 영업 품목을 잘 알 리도 없다. 전문성은 현장에 맡겨야 한다.


3. Top-down은 권한 배분시 어떻게 회사 자원을 나눌지 결정하는 데 핵심이 있다.


금융권에 보면 개별 관리자들에게 수용 가능한 손실 한도를 주고 운영을 자율에 맡기는 사례가 있다. 만약 관리자가 100명이고, 각자 10억 원까지의 손실을 용인해 주기로 한 경우를 생각해 보자. 우연한 계기로 모두 손실을 입어 회사 전체적으로 1,000억 원의 적자를 보게 되었는데 회사가 이를 감당하지 못하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각 개인에게 얼마만큼의 손실을 용인할지, 그 자율권을 주는 범위를 어떻게 정할지를 회사 전체 관점에서 먼저 결정해야 한다. 즉 미래 예상 수익과 그간의 투자 성공률을 따져보니 회사 전체적으로 300억 정도의 손실은 충분히 감내 가능하다고 추산했다면, 이후 그 300억을 누구에게 어떻게 배분할지 결정해야 한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10명씩의 관리자를 관할하는 선임 관리자에게 각 30억 원씩 나눠주고, 이를 다시 10명의 예하 관리자들에게 자율적으로 배분하라고 하는 방식도 생각할 수 있다.


위 사례에서 보듯, 회사는 전략 방향 설정 ; 그에 따른 자원 배분 방식/비율 ; 또 이에 뒤 따르는 리스크 한도 설정/배분 등을 먼저 추산해야 하며 이는 온전히 기업 전체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 과정이다. Top-down에서 'Top'은 이런 과정과 이를 이행하는 주체를 지칭한다. Down은 그 뒤에 이행되는 권한 이양과 현장의 신속한 대응을 뜻한다.




쓰고 보니 아주 단순한 개념이다. 그러나 이를 체화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또한 이 개념은 고위 임원뿐 아니라 모든 직원들이 함께 이해해야 좋다. 내가 미처 보지 못하는 요소까지 고려해서 의사결정이 내려졌다는 점을 이해해야 지침에 대한 반감이 줄며, 내가 가진 자율성 및 관할 범위 역시 Top-down의 개념에 포함된다는 점을 알아야 필요할 때 시의적절한 의견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고위 임원들이 회사 전체를 조망하는 시선을 가지고 깊이 고민한 뒤 최대한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은 당연히 뒷받침되어야 하는 전제조건이다.






앞서 언급한 연관 글 링크를 건다.

https://brunch.co.kr/@crispwatch/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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