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의 자서전 "A Promised Land"를 읽으면서 무언가를 느껴 잡상을 남긴다.
성공하는 삶을 살려면 인생에서 내게 맞는 자리를 잘 찾아야 한다.
오바마의 책을 보면 꽤나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는 주 의원 > 연방 의원 > 대통령이라는 커리어를 거쳤는데 그 단계마다 도움을 받는 지인들이 바뀐다는 점이다. 선거 전략이든 캠페인 아이디어든, 나아가 유세 스케줄링까지 주변에 둔 참모들이 단계별로 제각각이다.
오바마가 사람 복이 있어 매 순간 적절한 도움을 받았다며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구절이지만 내겐 그 참모들의 다양성이 문득 크게 다가왔다.
1. 그들이 다루는 안건의 크기나 고려하는 유권자의 숫자는 분명히 차이가 난다. 그러나 거기에 비례해서 그들의 역량이 달라지지 않는다. 주 의원의 참모는 지역에 한정적인 것을 다루되 대신 세밀함을 갖추고 있다. 대통령의 참모라면 큰 그림을 보고, 각 의사결정이 가져올 파급효과를 내다볼 수 있어야 하지만 세밀한 것을 챙기지는 못 할 것이다.
이 둘은 성향의 차이일 뿐 각자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는 동등한 입장이다. 그러기에 모든 참모들이 꼭 대통령의 참모가 되길 바라지도 않는다. 특히 자신의 성향을 스스로 잘 아는 사람일수록 그러하다.
2. 오바마가 연방 의원이 되고 얼마 안 되어 대통령 경선에 참여하게 된 계기도 마찬가지의 깨달음을 준다. 오랜 기간 의원직을 역임한 선배를 찾아가 상담할 때 그가 오바마를 설득하는 구절을 살펴보자.
"의원을 오래 한다고 해서 더 좋은 대통령이 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저 대통령에 더 적합한 사람이 있을 뿐입니다. 게다가 본인에게 잘 맞는 좋은 조건이 구성되기란 쉽지 않은 일이죠. 놓치기 아까운 기회 아니겠습니까?"
그렇다. 직업에 귀천이 없듯 직장인의 성향에도 높고 낮음이 없다. 그러므로 내 성향이 현장에서 직접 뛰는 실천가인지, 리더와 현장을 조율하는 참모인지, 전체를 조망하는 리더인지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 리더가 무조건 최고인 건 아니다. 참모로서의 연한을 채웠다고 리더를 시켰더니 의외의 처참한 결과를 내는 경우도 많다.
이런 관점에서 수평적 열린 조직 구조의 중요하다. 그저 직급이 높아진다고 당연히 부서장이 되는 게 아니라 부서장을 잘하는 사람이 리더를 맡게 해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계급이 아니라 직함으로서 부서장이 존재해야 하고 연봉을 부서장보다 높이 받는 부서원도 있어야 한다.
참고로 이런 "모든 성향의 평등"은 모두가 행복한 이상향을 만들자는 얘기와는다르다. 되레 성공하기 위해선 각자의 성향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이 필요하고경쟁할 시장마저 본인이 찾아야 해서 어렵다.
물론 "네 주제를 알아라."는 말도 아니다. 오히려 겸손함을 갖춰야 된다는 얘기다.저 일이 내 일보다 가치가 덜하지 않다는 생각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쓰고 보니 말이 길었다. 꼭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이쯤 될 것 같다. "외모가 출중하다고 다 연예인을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내게 맞는 자리부터 찾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