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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철근육 Nov 20. 2017

함수로 풀어 본 직장 업무(1)

고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회사 업무 : 지원업무

0. 잡상의 발단


최근 읽고 있는 책은 세 권이다. 원래 동시에 여러 권의 책을 읽는 편이다. 멀티태스킹에 유능한 것은 아니고, 되레 지겨움을 쉽사리 느낀다는 평가가 맞다. 그래서 학창 시절에도 늘 동시에 여러 과목을 공부했다. 한 과목씩 묵묵히 목표량을 해내는 사람을 존경한다. 어쨌든 지금 읽고 있는 책 세 권은 다음과 같다.


① Ray Dailo, "Principles", Simon & Schuster.

② 실바누스 P. 톰슨, "알기쉬운 미적분", 전파과학사.

③ 조 스터드웰, "아시아의 힘", 프롬북스.


한 권을 읽다가 지치면 다른 책을 집는 방식으로 번갈아가며 독서를 한다. 저 세 권이 머리에 혼합되어 있는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가 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레이 달리오는 회사, 그리고 시장을 하나의 Machine으로 봤다. 그리고 실바누스 톰슨은 미적분을 쉽게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조 스터드웰은 아시아 주요국의 성장 요인을 세 가지로 분류했다. 나도 회사를 Machine처럼 어떤 형태로, 쉽게, 몇 가지 요인으로 분류해서 분석할 수 있을까? 이에 아래의 함수를 제시한다. 


Y=F(x1, x2, x3, x4,..., xn)
- Y : 매출  
- xn : 구성원


우선 위의 함수를 활용해 회사 내 각 부서가 할 일을 분석하고, 이후 Y를 증대시키기 위해 F를 어떻게 변화시켜 나가는지 생각해 보자. 


위(胃)처럼 생겼지만 함수를 훌륭히 설명한 그림이다.




1. 분석의 전제


회사를 함수로 보는 것은 세 가지 장점을 가진다. 

① 분석을 용이하게 해 준다. 단순화된 모델이 갖는 장점이 바로 그것이다. 또한 단순한 것이 더 큰 전파력을 가지기도 한다. 진리는 단순한 데 있다고 믿는다. 이 믿음을 강제로 전파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복잡한 진리는 와 닿기 어렵고 그만큼 전파하기 쉽지 않다는 점은 사실이다.

② 감정을 배제한다. 직장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이런 분석을 통해 객관적으로 내가 (내 부서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기회를 준다. 이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향을 찾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③ x는 독립변수이므로, 기존에 조직 구성원을 기계 속 '톱니바퀴' 정도로 치환하던 인식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 현실 삶이 힘든 것은 맞지만, 지나친 자괴감은 개선을 방해한다.


Y=F(x1, x2, x3, x4,..., xn)


회사가 어떤 방향으로 개선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기에 앞서, 저 함수를 이용해 내(내 부서)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부터 살펴보자. 우선 오늘은 지원부서를 분석해 보겠다.




2. 지원부서의 역할 (1) : 기획, 전략, 신사업 구축 등


기획, 전략 등은 회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부서다. 때에 따라 새로운 인재를 영입해야 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현재 회사가 가진 인적, 물적 자원을 전제로 더 나은 매출을 달성할 수 있는 방향을 도모한다. 이를 수식으로 표현하자면 F' 즉 함수의 미분 값, 더 쉽게 표현하자면 함수의 기울기를 변화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요즘 문과생들은 미분을 배우지 않는다던가... y=f(x)라고 할 때, f'(x)=lim dy/dx 다. 즉 x가 아주 작게 변할 때 y는 얼마만큼 변하는지를 보는 것이다. 기울기의 극한이다.)


Y=F(x1, x2, x3, x4,..., xn)를 다시 영업부서별로 작은 함수로 풀어쓰면 다음과 같이 볼 수 있다.

Y=F(x1, x2, x3, x4,.., xn) = f(x1) + g(x2) +... + z(xn) 


F' 값을 향상시키는 것은 회사 전체의 방향을 정하는 비전, 전략을 제시하는 경우가 될 것이다. 반면 f'=dY/dx1을 제고하는 방안은 하나의 사업에 대한 개선 아이디어 제시 정도라 할 수 있다. 어떤 것이든 기획이나 전략이라는 단어가 붙은 부서가 하는 일이다. 




3. 지원부서의 역할 (2) : 인사


인사는 어렵다. 인사가 만사라고 하는 것도 저 함수로 설명할 수 있다. 

Y=F(x1, x2, x3, x4,..., xn)라는 회사에서 x1이 퇴사를 했다. 그리고 새로 xn+1이라는 사원이 들어왔다. 인사는 신규 입사자로 인해 변화한 상태인 Y'=F(x2, x3, x4,... xn, xn+1)이 기존의 상태인 Y=F(x1, x2, x3, x4,..., xn)보다 최소한 나빠지지 않도록 인력을 배치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입사/퇴사자가 없더라도 부서와 개인의 조합이 조화롭지 않은 상황을 개선하여 Y 값을 최대로 만드는 역할도 수행한다. 위의 함수를 다시 보자. 이 함수는 당연히 입력된 변수들의 순서가 중요하다. 이때,

Y1=F(x1, x2, x3, x4,..., xn) < Y2=F(x2, x1, x3, x4,..., xn)이라면 인사는 x1과 x2의 직무를 변경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지난번 글(직장에서의 감정표현 관련 글)에서 언급했듯, 실제로 x1 ~ xn까지 모두를 보살피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회사는 제도라는 것을 도입한다. 지금 당신이 다니고 있는 회사의 제도(규정)를 보라. 대부분 인사와 연관이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즉, x1과 x 2가 자리를 맞바꾸는 게 낫다는 사실을 구성원들이 스스로 표현하는 의사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현시 선호 이론을 접목하는 셈이다. 




4. 지원부서의 역할 (3) : 재무, RM, 감사 등


저 위의 함수는 항등식이 아니다. x라는 독립변수와 y라는 종속변수가 묶인 함수다. 그 말은 = 기호가 때로는 성립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때 재무, RM, 감사가 = 를 보장하는 역할을 한다. 투입된 x 값만큼에 상응하는 Y가 도출되게 하는 일이다. 


그래서 재무, RM, 감사 등은 항상 한걸음 뒤에 있다. x값이 정해지고 나야 Y를 찾아 나설 수 있는 것이다. 어떤 측면에서는 무척 재미없는 일이다. 하지만 다른 면으로 보자면 그만큼 최후의 방어선이기도 한 셈이다. 




5. 종합 : 시점별로도 볼 수 있다.


기획, 전략은 F를 만드는 곳이다. x값이 정해지기 전에 함수의 형태를 논한다. 선제적이다.

인사는 x의 최적 분배를 도모한다. 현재적이다.

재무, RM, 감사는 x값이 정해진 뒤, 등호(=)를 보장한다. 사후적이다. 


직장에서 업무와의 불일치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 혹은 직장을 구하고 있는 구직자들은 이런 관점에서도 생각을 해 봤으면 좋겠다. 단순히 연봉, 회사의 명성, 좋아하는 선배가 간 곳 등이라는 요소가 선택의 인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학교마다 유명한 과가 따로 있듯이, 회사마다 저 세 영역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분야가 다르다. 


그리고 내 성격이 꼼꼼하고 다른 사람을 보살피기 좋아한다고 해서 꼭 재무, RM, 감사 같은 사후적인 일에 적합한 것도 아니다. 그래서 고민은 다양하게 깊어야 한다. 


참고로 하나만 더 짚고 마무리를 할까 한다. 선제적, 동행적, 사후적이라는 구분은 상대적인 개념이라는 것을 이해했으면 좋겠다. 회사의 일은 하나의 Time flow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이클은 무한하며 그것이 쉼 없이 반복된다. 재무, RM, 감사에서 최종적으로 Y 값을 도출하는 것을 보고 F 값을 바꿔야겠다고 도전하는 전략부서를 생각해보라. 이 부분만 본다면 전략이 재무보다 후행적이다. 지구의 중심이 어디냐 단언하기 힘들듯, 저 시점 구분도 다분히 자의적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자.


다음번에는 동일한 함수로 영업부서를 분석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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