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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철근육 Jan 20. 2018

직장인에게 도움이 되는 Skill (5)

글쓰기 2)

0. 첫 시리즈물을 완결하며.


이번 편은 내가 생각한 시리즈물 중 첫 완결판이다. 애초에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은 없을지 모르지만 이렇게라도 정리를 해 두면 나중에 다시 살을 덧붙이기며 스스로를 다잡기에 한결 나을 것 같았다. 이번 편은 업무와는 크게 상관없지만 알아 두면 간혹 쓸 일이 있는 팁이다. 요리에 맛을 더하는 조미료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지난 편들은 글 후반부에 링크를 걸겠다.




1. 직장에서 캐주얼한 글쓰기가 필요한가?


나는 직장은 일을 하는 장소라는 점을 일관되게 강조했다. 이런 맥락에서 보자면 이번 편은 굳이 쓸 필요가 없다. 하지만 더불어 주장하는 것은, 그 일을 사람이 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말하기, 피드백 주고받기 등에서도 이를 유념하자고 언급했다. 


캐주얼한 글쓰기는 사람들의 집합체인 직장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일종의 덤이다. 없어도 상관은 없지만 글 쓰는 것을 스트레스 해소 수단으로 삼는 나로서는 간혹 이런 글을 쓰며 직장에서도 재미를 찾곤 한다. 


내성적인 사람이 굳이 외향적인 사람을 닮을 필요가 없듯이 이 글도 읽고 나서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면 사용하지 않는 게 낫다. 하지만 직장에서 글을 쓰면서 뭔가 아쉬운 느낌이 들 때 한 번쯤 떠올리면 그 느낌을 지우는 방안을 찾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직장에서의 캐주얼은 청바지 데이나 과도하게 편한 상태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2. 나의 경우


1) 출장지에서 메일 작성 시

출장지에서 업무보고를 한다. 이때 주요 보고 내용은 첨부문서로 넣고 메일 본문에는 항상 현지에서 느낀 점을 적는다. 여기서 느낀 점이라 함은 ①업무를 진행하며 느낀 점, ②그 나라의 독특한 문화/환경/제도 등에 대해 느낀 점 어떤 것이라도 무방하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다음과 같다.

① 제가 여기서 이런 업무를 하며 저런 것을 배웠습니다. → 역량 강화에 대한 시그널, 의지 전달
② 이 나라는 이런 독특한 문화가 있습니다. → 살아 숨 쉬는 '먼 나라 이웃나라'


2) 일반 업무 요청 시

업무가 필요한 사유를 반드시 명기한다. 이 자료가 어디에 쓰이는 것이며 어째서 그날까지 필요한지 설명한다. 나아가 공유가 가능한 경우라면 그 자료가 보고 내용 어디에 어떻게 쓰일지 알려준다. 


3) 사내 게시판 등

그야말로 캐주얼한 경우다. 사내 기사에 댓글을 적는다든지, 사내 캠페인에 글을 올린다든지, 승진 소식에 축하 메시지를 남긴다든지 하는 경우다. 혹은 각종 경조사에 메일로 축하나 위로를 전하는 경우도 해당한다.


회사를 벗어난 관계 속에서 전달하는 메시지와 맥락을 같이 하되, 그래도 사내 성향에 맞게끔 글 수위나 문구를 조정한다. 일종의 자체 첨삭인 셈인데 이것도 묘하게 재미있다.




3. 공통된 사항 : 읽는 사람 생각하기


앞선 (4) 편에서 읽는 사람을 고려하라고 강조한 것은 여기서도 동일하게 중요하다. 출장지에서 메일을 보내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업무에서 무언가를 배웠다는 것은 일견 내자랑 같기도 하지만,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방향성은 제대로 설정한 것인지 본사의 담당자(읽는 사람)가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현지 독특한 점을 공유할 때도 마찬가지다. 읽는 사람 중 누군가가 다른 자리에서 '아니 우리 직원 중 한 사람이 xx 나라에 갔는데 글쎄 거기는 이렇대요.'라고 말하며 분위기를 이끌 수 있다면 도움이 된다. 읽는 사람 중 다양한 지식을 알기 원하거나 대외적 관계망이 넓은 사람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라 하겠다.


업무 요청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 가능하다. 자기한테 갑자기 어떤 업무가 전달되었는데 그 일이 왜 해야 하는 것이며, 전체 맥락이 어떤지 모른다면 당황스러울 것이기 때문이다. 


사내 게시판이나 축하/위로 메일도 마찬가지다. 지극히 캐주얼한 내용이지만 읽는 사람은 어쨌거나 같은 회사에 있는 사람이다. 그들이 익숙한 단어, 문구, 구성을 쓰면 한결 다가가기 수월하다.




4. 이런 글을 쓰는 이유 (1) : 직장에서 재미 찾기


직장은 일을 하는 곳이다. 이는 Fact다. 하지만 중립적으로 그 사실을 받아들여 감정의 동요 없이 일과를 보내기란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직장은 힘든 곳이 된다. 직장=일이라는 생각에 싫다는 느낌도 더해진다. 


위에서 언급한 사례들은 일종의 틈새 같은 것이다. 일을 재미있게 하라고 해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일을 하라는 뜻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세기의 경영 구루들처럼 일이 하고 싶어 아침에 절로 눈이 떠지는 사람도 흔치 않다. (그 연봉을 받으면 나도 그럴 수 있을까 가끔 상상은 해 본다.) 그래서 일을 하는 와중에 재미를 느낄 순간을 찾는다. 


다행히 나의 경우 글을 쓰는 행위 자체가 스트레스 해소법 중 하나라 저 틈새가 마침맞았다. 물론 다른 취미로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은 이에 꼭 맞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저런 류의 기회 중에 어쩌다 자신의 취미를 공개적으로 자랑하고 공유하는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 틈새는 시장에서 뿐만 아니라, 사내 업무에서도 기회다.




5. 이런 글을 쓰는 쓰는 이유 (2) : 더 나은 조직을 바라며.


캐주얼한 글을 쓸 때는 엄격한 글쓰기에 비해 마음이 열린다. 마음이 열리면 지금 바라보고 있는 것에 - 일이든, 다른 나라의 문화든, 누군가의 취미든 - 대해서 사고를 넓게 할 수 있다. 사고를 넓히면 내가 부족한 점,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잘 하는 것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출장지에서 주고받은 메일 덕분에 일을 혼자서 완수한 경험, 외국에서 느낀 점들을 모아 여행기를 쓰는 사람, 취미에 대한 생각을 넓혀 사내에서 인지도를 높인 (혹은 직업으로 바꾸는) 사람 등 어떠한 것이라도 삶의 변화를 꾀하고 발전을 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저 주어진 업무라 생각해서 억지로 해 내는 것보다 그 안에서 재미있는 요소를 찾으려 노력하는 것도 분명 도움이 되는 시도다. 


직장 동료와 맺는 관계가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물론, 내가 지금 사업을 시작하려고 사람을 모으고 있다면 호흡이 잘 맞는 사람 위주로 뽑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경우도 규모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처음에 생각하지 못했던 형식의 관계가 생겨날 수 있다. 그렇다고 회사가 성장하는데 조직규모를 그 한도 이하로 한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물며 이미 규모가 갖춰진 회사에 들어간 사람은 오죽하랴. 


그런 상황에서도 좀 더 나은 관계로 이뤄진 조직을 꿈꾼다. 서로 하하호호 웃는 조직이 아니라, 서로 상처받지 않는 수동적 형태의 한도를 지키는 관계면 족하다. 김성근 감독의 인터뷰에서 유사한 말을 본 적 있다. 이기는 팀이 아니라 지지 않는 팀을 만들겠다는 그의 말은 내가 생각하는 조직의 하한선과 궤를 같이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전제가 있다. 구성원 각자가 발전할 수 있는 조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이 발전할 수 있으면 조직도 발전한다. (그 역은 반드시 성립하는 명제는 아니다.) 모든 직장인들의 건승과 파이팅을 빈다.





지난 시리즈 링크


(1) 편

https://brunch.co.kr/@crispwatch/24

(2) 편

https://brunch.co.kr/@crispwatch/43

(3) 편

https://brunch.co.kr/@crispwatch/51

(4) 편

https://brunch.co.kr/@crispwatch/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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