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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앎 Oct 15. 2020

드립의 제왕

앞으로, 낫프로




 언어를 탐구하고 캐야 하는 직업을 갖다 보니 꿈이 생겼어요. 바로바로바로 ‘드립의 제왕이요! 소박하지만 이루기 어려운 꿈이에요. 적재적소에 적절한 말을 날려 사람들을 ! 하게 만드는 사람,  롤모델이에요. 어떻게 이런 댓글을 달았지? 무릎을  치게 하는 프로 댓글러도 제가 되고 싶은 사람이랍니다. 짧은 댓글 하나로 지루한 영상을 세상 제일 재밌는 콘텐츠로 만드는 드립의 제왕들. 그분의 머리에 들어가 드립력을 쏙쏙 빼서  머리에 이식하고 싶어요.

 혹시라도 만나면 물어보고 싶어요.  댓글을 쓰기까지 얼마나 걸렸어요? 영상을 보면 댓글이  떠오르나요? 상황을 피식! 하게 만드는 피식의 지배자들을 만나면 한 번씩 물어봐요. , 언제부터 이렇게 웃기셨어요? (언제부터 이런 언어생활을 하셨어요?) 대부분 ? 제가요? 하하하 하고 웃으며 넘어가지만 저는 반짝반짝 눈으로  사람을 쳐다보며  어떤 이야기를 할까 궁금해서 빤히 쳐다봐요.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고요.

 드립의 제왕은 센스가 있어요. 주변의 공기를 재빠르게 읽는 센스,  공기를 모아 제대로  타이밍에 드립의 에너지파를 야아 아아 압 하고 날리는 센스, 치고 빠지는 센스, 일정한 선은 넘지 않는 예의 바른 센스, 재빠르게 다시  상황으로  들어가는 센스. 센스의 달인들이에요.

 프로 댓글러는 은둔하는 고수처럼 정체를 숨기고 있어서 어떤지   없지만 그들은 익숙한 상황을 낯선 상황에 갖다 붙여 비유하고,  정리하고 축약하는 사람들인  같아요. 맥락을  캐치해서 자신만의 언어로 키보드를 지배하는 사람이라고 보고 있어요.  정도 드립력이라면 주제를 막론하고 어떤 커뮤니티에 깊게 들어가 있는 사람이고 온라인 상에서  많은 양의 데이터를 보고 듣고 읽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드립력을 기르기 위해 새로운 사람을 많이 만나고 영상을 보더라도 댓글을 최대한 챙겨 봐요. 댓글창은 수줍어서 활동하지 않지만 오프라인에서 적당한 상황이라고 생각했을  피식할만한 말을 날려요. 나만 피식해서 가끔 민망할 때도 있지만  때다 싶으면 바로 이야기해봐요. 드립은 머리에 오래 머물러 있으면 드롭될 확률이 높아지더라고요. 드립은 순간의 언어, 흐름의 언어인  같아요. 파닥파닥 하는 생명력으로 임팩트를 주고 있는 듯 없는 듯하고 쓰윽하고 빠지는 거죠.

 드립력은 일할   필요한 능력은 아니지만 센스의 부분에서 본다면 가지고 있으면 좋은 스킬인  같아요. 드립력을 가진 사람을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한정할게 아니라 미묘한 상황을 읽어내고 행동하는 사람으로 치환할  있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대단하고 그래서 드립의 제왕이 되고 싶어요. 드립을 가지고 놀며 제대로  피식을 날릴  있는 사람! 제가  되고 싶은 사람이랍니다. 소소한 꿈이지만 이루기는 힘들어서 드립의 제왕을 알고 계시다면 저한테  알려주세요. 최대한 많이 흡수해서  신나는 드립을 던져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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