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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띤떵훈 Jan 30. 2019

돈에 관한 단상



1. 주식 수입

 불노소득이 생겼다. 3주 만에 일반 회사원 6개월치 월급을 벌었다. 급하게 올라간 것이라 곧 반락하겠지만, 일단은 기쁨의 세레모니를 한다. 1월 7일에 작성한 포트폴리오 갱신 글에서 말했듯, 그날 5 종목을 골라 투자했다. 이 종목들이 돈을 불러왔다.



1. 유니테스트 (구매가 11,550 원) 3/7 투자

2. HDC (구매가 16,050 원) 1/7 투자

3. 진에어 (구매가 18,500 원) 1/7 투자

4. 코엘패션 (구매가 4,440 원) 1/7 투자

5. CJ제일제당 (구매가 340,500 원) 1/7 투자



영혼의 몰빵을 한 유니테스트는 19프로, hdc 18프로, 진에어 9프로, 코웰패션 3프로 성장했고,

cj제일제당은 3프로 하락했다. 


기존에 갖고 있던 종목에서도 좋은 소식이 들렸다. 특히 하이닉스와 네이버의 주가가 오랜 침체에서 반등하며 회사명에 빨간 칠을 했다. 작년에 본 손해를 만회하고도 남는다. 



'나는 주식을 잘 모른다' 책 몇 권 읽었고 낸 결론이다. 초보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몇 없다. 단타 칠만한 배포도 지식도 소식통도 없다. 시장 읽는 것은 포기했다. 저평가된 종목을 구매하고 오랫동안 보유하는 단순한 방식을 고수한다. 저평가 주식을 쥐고 있으면 잃을 땐 적게, 딸 땐 많이 번다. 




2. 정의


나의 정의는 이론적이다. 실천이 배제된 정의는 무가치나 다름없다. 윤리와 정의, 철학에 대해 듣고 읽고 쓴다. 나는 정의롭지 못하다. 인터넷 손 놀리기엔 적극적이나, 실천엔 소극적이다. 성차별, 난민 이슈, 자유, 평등 등의 가치의 중요성을 역설하지만, 내 안녕이 더 중요하다.



한국에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세율을 올리고 복지에 힘을 쏟아야 한다. 특히 부자에겐 더 많은 세금을 걷어야 한다. 정부는 그 돈으로 소외받은 이들에게 인간다운 삶을 보장한다. 성장이 최고의 가치라 믿는 시대를 떠나 인간적 삶을 우선에 둬야 한다. 이게 내가 믿는 올바르고, 정의로운 정치상이다. 그렇담 그 정도는? 단점이 있지만, 북유럽 수준의 부의 재분배가 필요하다고 믿는다. 직접세, 간접세 모두 올려야 한다. 그러나 내 돈을 가져가선 안 된다. 



연예인이 부동산 투자로 몇 년 만에 수 십억의 시세 차익을 얻었단 기사를 읽으며 공평하지 못 한 사회를 탓한다. 빈곤층이 평생을 일해도 벌지 못하는 돈을 며칠 만에 버는 이들의 존재가 밉다. 불노소득에 많은 소득세를 물어 굶주린 이들의 배를 채워주고 싶다. 내 돈은 예외다. 내가 올린 불노소득은 온전히 내 것이다. 



합리화에 힘을 쏟는다. 나는 부자가 아니다. 집이 있는 것도 아니고, 상속받을 재산도 얼마 없다. 재산 기준으로 서민 카테고리에 포함된다. 배려받아야 한다. 내가 추구하는 북유럽의(스웨덴) 세금 제도는 연수입 500만 원 이상의 모든 시민에게 30프로 이상의 소득세를 청구한다. 한국이 북유럽 국가가 되길 원한다면 납세에 열정을 가져야 한다. 줄 것 주고, 정당한 시민의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내 돈은 안 된다. 



전부 개소리다. 나는 위선자다. 나의 노동자 아비투스가, 천민자본주의로 향한다. 내가 정의를 논하고 복지를 논할 때 우습다. 




3. 아는 사람 얘기해줄게


요즘 자주 만나는 친구는 치과 의사다. 페이 닥터인데 일한 만큼 번다. 많이 청구하면 많이 가져간다. 진료 내용에 따라 시간당 버는 수입도 천차만별이다. 병원 유지비를 안 내고 각종 서류에 스트레스받지 않는 특권을 이유로 환자가 낸 돈의 30~40%가 그의 몫이다. 하지만 3,4 할도 상당한 금액이다. 그에 비하면 내 수입은 귀염둥이다. 한 시간 치료하고 1400불 청구해서 500불 먹으면, 돈맛이 끝내주겠군. 워라벨은 그를 위해 만든 말이다. 한, 두 시간 일하면 일주일 생활비를 번다.



처남은 의대 학생이다. 내년부터 병원으로 출근한다. 몇 년 뒤면 개업의 생활도 가능하다. 시니어 닥터 뒤치다꺼리하는 사회 초년생 시절부터 벌이가 괜찮다. 특정 분야의 스페셜리스트가 되면 수입에 '낭낭한'이란 수식이 붙게 된다. 처남은 벌써부터 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다. 별 일 없는 한 부자 소리 들을 것이다. 언젠가 시골 실습 썰을 풀었다. 그 지역엔 일반의가 한 명이란다. 처남은 그 양반 옆에서 몇 개월을 보냈다. 시골 의사는 집 사는 취미가 있는데 현재 18 채를 소유했다. 18에 더하기 하려 신문 부동산란을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한다. 



기본 수입이 많은 이들은 부자가 될 확률이 높다. 나는 아니다. 5년 전에 시작한 사업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수입은 비슷하다. 당시엔 20대 중반 치고 많이 버는 편이었으나 지금은 부끄러운 수준이다. 고객 수를 늘리고 직원 수를 늘리면 개선되겠지만, 스트레스 덜 받고 책 읽고 이렇게 글쓰기 위해 현상 유지 중이다. 지출은 는다. 와이프의 테이스트는 상류층이다. 그녀 입맛에 맞춰 소비하면 남는 게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저축으로 부자 되겠다고 하는 말은 티끌 모아서 태산 만들겠다는 것과 같다. 부자 되는 길은 투자밖에 없다. 복리의 마법을 발판으로 올라가야 한다. 먼 미래에 아는 사람인 그들과 같은 선에, 혹은 위에 있으려면 그 방법뿐이다. 




4. 돈은 공평치 않아


 당연한 얘기다. 돈은 공평하지 않다. 노동의 강도와 비례하지 않는다. 김앤장 파트너 변호사는 시간당 몇 백만 원을 벌고, 제3 세계의 아동 노동자는 몇 백 원을 번다. 비슷한 노동 강도에서 큰 수입을 올리려면 몇 가지 조건을 성립해야 한다. 


1. 선진국 출신

2. 부자 부모 

ㄴ 교육에 아낌없는 투자, 시야 확장, 자본주의의 섭리 체화

3. 학벌

4. 투자



안타까운 사실은 3,4에 1,2가 중요한 요소란 점이다. 출발점이 다르다. 순전히 본인 노력으로 지금의 위치에 올라왔다고 말하는 (경제적으로) 성공한 이들의 말은 성립할 수 없다. 경제적 여유가 온전히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 고득점 올리는 지름길을 제공한다. 경제력의 계급은 이어진다. 출신 국가도 중요하다. 같은 직업이라도 올리는 수입이 다르다. 총알이 많아야 돈 나오는 구멍을 많이 찔러볼 수 있다. 



이런 사실을 떠올리면 내가 한없이 나약한 존재로 느껴진다. 우리의 환경이 우리를 만든다. 물론 타고난 성향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환경이 지금의 부를 만드는데 더 큰 영향을 끼친다. 유한계급 밖에서 당장의 생계 유지가 우선인 이들은 세상을 볼 여유가 없다. 돈은 공평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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