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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띤떵훈 Feb 02. 2019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독서 모임을 위해 정리하기

 방금 베르테르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책을 잡았을 때 많은 분량이 남았었다. 앉은 자리에서 끝내야겠다는 일념으로 읽었다. 이 책은 내일 있을 독서모임의 발제 도서이기 때문이다. 발제자는 나다. 완독과 대략적인 정리가 선행되어야 모임을 이끌 수 있다. 깔끔한 토론을 위해 단상을 정리할까 한다. 키워드를 통해 책의 여러 면모를 탐구한다. 이 글은 여러분의 이해를 돕는데 쓰일 것이다.

펭귄 클래식- 역자 김재혁 판을 읽었다.



1. 감성

낭만주의적 성향이 강하다. 며칠 전 읽은 파우스트와 동일하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다소 과잉 감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때론 마치 70년대 한국 신파극을 보는 기분이 든다. 당시 시대상과 어투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당장 우리 부모 세대만 해도 굉장한 무게를 지닌 단어를 사용한다. 절제와 풍유를 미덕으로 하는 문학계의 트렌드에 대조하면 간극이 크게 느껴진다.


2. 형식

형식이 새롭다. 편지문을 모으고 후반부에 편저자인 화자가 등장해서 상황 설명해주는 방식이다. 파우스트에서 희곡 소설을 처음 접했다. 두 번째로 읽은 그의 작품 또한 일반적이지 않다. 생소한 형식은 집중하기까지 노력을 요한다. 역시나 적응하면 독서에 큰 무리는 없다.


3. 시대상

젊베슬은 20대 중반의 괴테가 쓴 작품이다. 그 시대는 프랑스 혁명 직전에 쓰였다. 부르주아가 득세하고, 자유에 관한 열망의 목소리가 사회 곳곳에서 터져 나오며 산업화의 물결이 퍼지기 시작한 시점이다. 우리가 느끼는 어떤 변화보다 진폭이 컸으리라. 경천동지의 세상에서 천재들이 터져 나왔다. 칸트, 헤겔, 쇼펜하우어, 괴테 등. 그들이 느끼는 고뇌 또한 컸으리라. 변화하는 세계가 천재를 만든다.


4. 윤리

그 당시와 지금의 윤리관의 공통 명제는 '남의 아내를 탐하지 말라'다. 그러나 친구로서 교제는 조금 더 자유로웠던 것 같다. 남편이 없는 집에 찾아가 유부녀와 데이트를 하는 모습이 일반적이다. 남편은 강제로 상대를 제재할 수 없다. 친구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용인되는 일이 조금 더 많은 듯하다.



5. 자살

당시 베르테르 열풍이 불었다고 한다. 젊은이들 사이에선 베르테르의 모티브가 된 예수잘렘의 복장을 따라 입는 문화가 형성됐다. 베르테르가 자살한 베츨라 지역에 성지순례를 가서 괴테와 작품의 주인공의 숨결을 느끼고자 했다. 또한 자살을 낭만의 결론, 숭고함으로 받아들인 이가 많았다.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비관하며, 모두를 위한 이타적 행위로 자살을 결정하는 젊은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에 책임감을 느낀 괴테는 후에 편집본에 자살을 하지 말라는 경고 문구를 책에 넣었다 한다.


자살을 생각해봤다. 자살은 나쁘다. 이것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중세 기독교 사회에선 더더욱, 알고 따르는 기준이다. 압도적으로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차지하는 한국에서 나고 자랐던 내가 하기에 다소 걸리는 부분이 있다. 자살이 정말 나쁜 걸까? 생명의 주권자는 본인이다. 이런 관점에서 자살을 범죄로 죄악으로 보는 시선은 옳지 못하다. 남겨진 사람들에게 아픔을 주고, 무책임하다는 평가를 받을지언정, 본인이 신중하게 결정한 사항이라면 막을 수 없다. 다만 권유는 할 수 있다. 이런 이런 이유가 있으니 자살을 재고할 수 있겠니? 물론 철저히 이상적이다.


내일 있을 모임에서 자살은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이다. 왜냐면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이기 때문이다. 자살에 동의하는지를 먼저 묻고, 그 이유를 서로 나눌까 한다. 여기에 덧붙여 자살을 죄악으로 만든 사회에 대해 탐구해볼 예정이다. 인간을 생산성과 종족 번식의 도구를 여긴다는 의미일 수 있고, 종교인 확대 등의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기독교에서 질 외 사정과 낙태에 반대 표를 던지고, 종족보존을 높은 가치로 여기는 원인을 알아볼까 한다.


6. 청년의 충동성

사랑의 감정에 강렬하게 충동하는 것은 청춘의 전유물일지 모른다. 여기서 단정의 말을 넣지 않은 이유는 나이 먹고도 열렬히 죽을 정도로 사랑하는 이가 있기 때문. 젊을 때의 연애와 사랑이 주는 자극은 그 윗세대들이 받는 것보다 크다. 경험이 축적되지 않아서다. 우리는 반복된 행위에 무던해진다. 무엇이든 '첫'이라는 수식이 주는 의미가 큰 이유다. 처음 해외로 나갔을 때 경험한 문화 컬처, 충격 쇼크. 후엔 어딜 가도 그 정도의 격정을 맛볼 순 없다.


잘 모르는 것에 특별함을 부여한다. 무지가 주는 아우라다. 청년 베르테르는 샤를로테에게 홀린다. 자신의 주권을 상대에게 넘겨줄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또한 상대를 소유하려 한다. 유명한 명대사가 방증이다.

'그녀는 내 것이다. 당신은 내 것입니다.'


충동과 격정에 타부는 화룡점정이다. 금지된 사랑이 주는 특별함, 짜릿함, 아찔함 등등. 여러 수식을 더해도 충분치 못한 그 감정이 '젊은' 베르테르를 미치게 만든다. 에피쿠로스 학파가 주장한 평정과 평화가 주는 쾌락에 심취하지만, 샤를로테는 그의 예민한 쾌락 지침을 부순다. 더 이상 자연에서, 평화와 고요에서 쾌락을 얻지 못하는 베르테르. 첫 만남의 충격은 어쩌면 그의 파멸을 예고했던 것이 아닐까


7. 동일화

중간에 머슴 한 명이 등장한다. 사랑의 격정을 참지 못하고, 자신이 모시는 주인 아가씨를 범한다. 쫓겨난 후에 다시 돌아와 새로 들어온 머슴을 죽인다. 그 사랑할 수 있는 자격은 온전한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한다. 남의 생각을 멋대로 재단하고, 자유를 파괴하고 생명을 끊는 이기적 인물이다. 그러나 베르테르는 그의 사랑을 자신의 것에 투영하고 그에게 연민을 느끼며 온 힘을 쏟아 변호하고자 한다. 기독교적 세계관, 일부일처의 문화를 존중하는듯하지만 어딘가에서 반기를 드는 자신을 본 것이다.


이 사례를 보면 자연스레 반감이 생긴다. 그의 사랑은 남을 파멸로 이끄는 사랑이다. 그 예정된 사랑을 멈추기 위해서 자살을 택한다. 하지만 자살 역시 남에게 끼치는 민폐다. 자신의 자유를 논하며 죽지만, 남의 고통을 전제한 선택이므로 옳지 못하다. 다양한 판단 근거와 주장을 불러오기에 고전이 된 것은 아닐까?




8. 리서치

이제 남의 입장도 들어봐야 하지 않겠나? 폭넓은 이해를 불러온다. 인터넷에 있는 자료들을 읽고 흥미롭거나 유익한 정보를 정리하겠다.


슈투름 운트 드랑 운동 - 질풍노도 운동으로도 불린다. 18세기에 문화 예술계 전반에 불어온 흐름이다. 격정적이며, 계몽적인 다양한 시도를 일컫는다.

1부는 본인 이야기, 2부는 예수잘렘 이야기다. 알베르트의 모델은 요한 케스트너.

본인 주변 이야기를 담은 것뿐만 아닌 사회적 의의도 있다. 통념을 거부해서라도 인간 본연의 감정을 살리려는 시도. 카뮈의 이방인의 모티브가 아닐까?

베르테르는 감성의 화신 vs 알베르토는 이성의 화신

둘의 자살과 우울을 두고 하는 배틀은 이를 증명한다.

발하임의 귀족 사회로 도피하지만 환멸을 느끼고 복귀한다.

베르테르를 따라 하는 모습은 '베르테르 효과'라 불린다.

신격호가 창업한 기업 롯데의 유래, 나폴레옹의 덕질, 베르터로 불림.

독어 원어의 의미를 볼 때 슬픔보다는 고통이 맞다.

나폴레옹이 귀족 사이에 망신 당한 베르테르가 등장하는 신을 불필요하다고 말했으나 괴테는 무시

교황청 금서

자유 결정 - 자유연애 -모던 보이 모던 걸의 배경

베르테르의 생일 8/28일은 괴테의 생일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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